기감 농어촌교회 목회자 대상 실태조사 … 고령화와 재정 문제 큰 어려움
목회자 절반 이상 “농어촌교회 희망 있다”, 84% “농어촌교회도 발전 가능”

농어촌교회 목회자 10명 중 8명은 성도 고령화와 교인 감소, 열악한 재정으로 사역에 어려움을 느끼고 지쳐 있었다. 하지만 목회자가 하기에 따라서 농어촌교회도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목회에 전념하고 있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 농어촌선교위원회가 교단 소속 농어촌교회 담임목사 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농어촌선교위원회는 3년 마다 농어촌교회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실태조사는 목회사회학연구소 정재영 조성돈 교수와 지엔컴리서치에 의뢰해 작년 11~12월 진행했다.

예상한 것처럼 농어촌교회의 열악한 현실은 결과에 그대로 나타났다. 농어촌 지역의 문제가 농어촌교회 문제로 직결된 것이다.


먼저 교회 현황과 관련해서 온라인예배를 포함해 50명 이상이 예배드리는 교회의 비율은 17.1%에 불과했다. 11~30명 모이는 교회가 절반에 가까운 40.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10명 이하 교회도 20.6%였다.
예배 참석자의 연령별 구성비를 보면 60대 이상이 65.2%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40~50대가 22.3%, 30대 이하가 12.5%로 역삼각형 형태를 보였다. 당연히 교회학교 운영 비율은 43.5%에 불과했고, 교회학교가 있는 곳에서도 출석 학생 수는 평균 8.1명에 그쳤다.

목회자 사례비 평균은 153만원이었다. 이는 조사를 진행한 2022년의 최저 시급에 따른 월급여액 191만원에 크게 못미치는 액수다. 그렇다 보니 배우자 수입(평균 49만원), 타 교회와 선교단체 및 지인 등 외부 보조(평균 17만원), 이중직 수입(평균 14만원) 등을 더해 가정의 생활비로 충당하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어촌교회 담임목사들은 목회의 가장 어려운 점(2개 응답)으로 ‘성도 고령화’(65.7%)를 호소했다.<표1> ‘교인 감소’(34.7%) 역시 농어촌교회에 위협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고령화와 성도 감소의 복합적 결과는 ‘재정적 어려움’(36.9%)으로 이어졌다. ‘개인/가정생활과 자녀 교육 등의 불편’(26.8%)과 ‘적은 사례비’(9.1%) 등 현실적인 어려움도 물론 뒤따랐다.


이 같은 중복적인 어려움이 반복되면서 ‘농어촌 목회에 탈진한 목회자가 많다’는 질문에 대다수인 84.1%가 공감했다.<표2> 또 목회자 48.4%는 ‘농어촌교회에 희망이 없다’고 응답하며 미래를 어둡게 전망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결과는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목회자들이 ‘농어촌교회에 희망이 있다’(51.6%)고 대답한 것이다. 이는 ‘목회자가 하기에 따라서 농어촌교회도 발전할 수 있느냐’는 물음의 답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이 질문에 무려 83.9%가 동의를 표했다.<표2> 비록 농어촌교회의 현실은 녹록지 않지만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이 사역에 목회자 자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굳은 의지를 품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실태조사를 진행한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는 “한국교회 전체가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지만, 절대 인구가 부족한 농어촌교회의 현실은 붕괴 직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목회자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고 사명감으로 목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의지와 열정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게 되면 교회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는 만큼, 농어촌교회에 부임하거나 부임할 계획이 있는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교단 차원에서 적절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목회자들에게 농어촌 지역의 현실과 농어촌교회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목회관을 잘 정립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러한 바탕에서 지역의 필요에 반응하는 지역 밀착·맞춤형 목회를 할 수 있도록 교단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영 교수는 동시에 농어촌 목회자들의 경제 현실에 대해 공교회적 대안 마련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이중직 지원과 직업 훈련 등 현실적인 도움은 물론, 최저생활 보장 제도나 기본 소득 제도, 자녀 교육 지원 등 당장 실행하기 어려운 과제에 대해서도 논의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정 교수는 이로써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할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앙공동체로서의 역할도 능히 감당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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