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기 목사 부임 이후 사람 세우는 사역 진력…당회와 아름다운 동역

지난해 9월 원로장로 추대식에 자리를 함께한 당회원들. 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홍정기 목사. 성남제일교회는 제자훈련을 중심으로 사람 세우는 사역을 충성되게 감당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원로장로 추대식에 자리를 함께한 당회원들. 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홍정기 목사. 성남제일교회는 제자훈련을 중심으로 사람 세우는 사역을 충성되게 감당하고 있다.

건물보다 사람을 먼저 짓는 교회. 쉬울 것 같고, 마땅히 그러해야 할 것 같지만, 실상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다음세대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부단히 제자훈련을 이어가고, 어떻게든 영혼을 깨우려는 소망으로 새로운 형태의 예배를 시도하는 노력은 여간 주목받는 일이 아니다.

성남시 중앙동 성남제일교회(홍정기 목사) 이야기다. 홍정기 목사는 신학생 시절 ‘건물보다 사람을 지으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아멘”으로 순종했다. 신학 공부로 바쁜 가운데도 청소년교육선교회에 소속돼 중·고등부 교육자료를 만들고, 청소년 세미나와 수련회를 진행했다. 그러다 사랑의교회에 부임하게 되고, 고 옥한흠 목사로부터 제자훈련을 배웠다. 사랑의교회에서 꼬박 12년을 사역하는 동안, 제자훈련에 대한 옥 목사의 정신과 실제, 비전을 가슴과 몸으로 체득했고, 제자훈련 정신으로 똘똘 뭉쳐진 상태에서 2002년 7월 성남제일교회 제3대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주일 오후 광장예배에서 홍정기 목사(왼쪽)가 강단에 함께 선 한 집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주일 오후 광장예배에서 홍정기 목사(왼쪽)가 강단에 함께 선 한 집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새가족반 교육부터 시작해 제자훈련 1년, 사역훈련 6개월, 예수제자훈련학교(JDTS) 6개월, 이렇게 총 2년 과정의 훈련을 진행했어요. 지금까지 15기가 배출됐는데, 꾸준한 훈련을 통해 일꾼들을 배출하고, 교회가 소그룹을 중심으로 든든해 세워져 가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홍 목사는 주일학교와 청년들도 제자훈련의 대상으로 삼았다. 연령별로 제자훈련을 실시하고, 세계를 품고, 선교를 배울 수 있도록 단기선교와 비전트립도 꾸준히 실시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매년 3주간 미국 비전트립을 실시하기도 했다. 다음세대를 향한 열정은 꾸준히 열매를 맺어, 홍 목사가 부임할 당시 30명 정도 출석하던 청년부는 150∼200명가량 출석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추수감사주일 때부터 시작한 주일 오후 광장예배도 ‘사람을 세우는’ 사역과 연결된다. 홍 목사는 “갈수록 온 세대가 한데 모이기 힘들어지는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은 세대 간 단절을 가속화했다. 느헤미야 시절에 수문 앞 광장에 이스라엘 자손들이 모였던 것처럼, 주일 오후예배를 전 세대가 참석하는 광장예배로 모이자고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게 시작된 광장예배는 새로운 형태의 예배로, 타성에 젖었던 성도들을 일깨웠다. 광장예배는 찬양과 설교, 기도라는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면서도 설교 주제에 따라 뮤지컬과 영화, 연극 등을 활용해 예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홍 목사는 “아직 시작단계임에도 광장예배에 대한 관심이 크다. 주일학교 학생부터 시작해 시니어들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는 열매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광장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찬양하고 있다.
광장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찬양하고 있다.

홍 목사가 이렇듯 사람을 세우는 비전을 꾸준히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은 성도들의 관심과 동역 덕분이었는데, 그중에서도 특별히 당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빼놓을 수 없다. 홍 목사의 표현대로, 장로들은 홍 목사의 사역 제안에 한 번도 ‘아니오’라는 말이 없었다. 갓 부임한 홍 목사가 의욕적으로 제자훈련을 시작했을 때는, 60대 장로까지 훈련에 자원할 정도로 솔선수범했다.

홍 목사와 장로들의 아름다운 동역은 2013년 6월 홍 목사가 림프종 암 선고를 받은 후에 더욱 빛을 발했다. 적지 않은 교회에서 담임목사의 질환으로 갈등을 겪는 것이 현실이지만, 오히려 성남제일교회는 홍 목사의 발병 이후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갈수록 깊어졌다. 당회와 성도들은 홍 목사가 최대한 요양을 취하도록 신경을 썼고, 홍 목사는 성도들의 사랑을 알기에 쓰러져도 강단에서 쓰러지겠다는 마음이었다.

④⑤예수제자훈련학교(JDTS)에 참여하고 있는 성도들.
④⑤예수제자훈련학교(JDTS)에 참여하고 있는 성도들.

“횡성에서 요양하다가, 2014년 초에 다시 서울로 돌아왔어요. 그런데 항암치료 때문인지 사택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고 도저히 잠을 못 자겠는 거예요. 이이복 장로님이 그 소식을 듣고, 수소문해 규조토가 암환자에게 좋다는 것을 알게 됐나 봐요. 장로님들과 상의해서 교회당 앞 새로 지은 아파트에 새 사택을 마련해 주시고, 벽을 다 뜯어내 규조토를 발랐어요. 그것도 모자라 당회장실 벽도 규조토로 다 발라주셨어요. 규조토 비용만 수천만원이 드는데…. 눈물 나도록 감사한 일이죠.”

홍 목사의 말에 당회 선임장로인 이이복 장로는 “목사님이 토요일 밤은 물론이고, 주일에도 밤 11시 반까지 제자훈련을 하셨다. 부임 후에 꼬박 10년 동안 그렇게 제자훈련에 열심을 내셨다”며 “목사님이 건강을 회복하셔서 남은 목회를 감당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 드리자는 생각뿐”이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 장로는 “목사님이 발병하신 후에 오히려 온 성도들이 뜨겁게 기도하면서, 교회가 하나 되는 은혜를 체험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성도들의 눈물과 기도로 홍 목사는 고비를 넘겼고, 지금은 건강을 많이 회복한 상태다. 홍 목사는 “부임 당시 장년층이 많아 역삼각형 구조였던 교회가 이제는 다음세대와 청소년, 청년들이 허리 역할을 감당하는 원통형 구조로 바뀌었다”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남은 목회 기간 동안도 당회와 아름다운 동역을 이루며 ‘사람을 짓는’ 교회를 세워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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