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대면’ 부활절…교회 울타리 넘어 ‘공유’ 모색해야

달걀, 깃발, 문화, 축제, 연합예배 등…이웃에게 부활 의미 전하자

완연한 봄, 다시 마스크 없는 부활절을 맞고 있다. 대면으로 만나는 부활절의 ‘부활’. 이제 어디서든 부활의 의미를 전하고 기쁨을 나눌 수 있다. 울타리를 넘어 이웃을 만나는 절기로, 마음을 전하는 부활절을 준비해 보면 어떨까? 작아도 울림 있는, 소소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행복한 달걀 세례

부활절 상징과 같은 이벤트는 단연 ‘삶은 달걀’이다. 바람직한 부활절 달걀은 내수용을 넘어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데 있다. 3년 전처럼 이웃에게 달걀을 건네며 부활의 기쁨을 나누려는 움직임이 교회 곳곳에서 움틀 것이다.

한동안 ‘금란’이었던 달걀 가격이 22일부터 내림세(-11%)에 들어갔다. 달걀 나눔을 구상하고 있던 교회들에게는 이 또한 희소식이다. 달걀에 부활 사랑을 담아 이웃에게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일부 교회는 달걀이 아닌 초콜릿, 빵이나 떡으로 주민들에게 부활의 기쁨을 전하기도 한다. 기쁨을 전하는 것은 대동소이하나 떡의 경우 하나님의교회(구 안상홍증인회)에서 쓰는 부활절 방식이라 혹여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 달걀 대신 떡을 쓰기로 했다면, 짧지만 명확한 복음 메시지를 함께 전하면 될 것이다. ‘당신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란 홍보 문구로 잘 알려진 (사)복음의전함은 부활절 달걀에 넣을 수 있는 전용 전도지를 제작했다. 디자인이 뛰어나 달걀의 의미를 빛낼 뿐만 아니라 받는 이들의 만족감도 더한다.

부활절 달걀은 보통 교회 인근 주민들에게 전달된다. 아울러 차상위 계층, 독거노인 등 어려운 분들에게 울림 있는 선물이 된다. 일부 교회들의 경우, 대상을 보다 특화하기도 한다. 후암교회(박승남 목사)가 활동하고 있는 용산교구협의회는 매년 부활절 전후로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에 2400여 개의 부활절 달걀을 선물한다. 회원교회들이 십시일반 달걀을 삶아 지역 공무원들을 격려하며 섬긴다. 반응은 뜨겁다.

지난해 미국의 일부 교회들이 마련한 부활절 달걀이 해외 토픽에 실린 바 있다. 우크라이나식 부활절 달걀 ‘피잔키’를 만들어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구호금으로 썼다는 미담이었다. 생명, 평화를 염원하는 그들의 부활절이 참 아름답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어느덧 1년. 우리도 우크라이나를 위한 평화 달걀을 준비해 보면 어떨까.

“부활의 기쁨을 전합니다.” 교회가 생명, 회복의 부활절을 다시 이웃과 나눌 수 있게 됐다. 2023년 부활절은 위로와 축제의 장으로 준비되고 있다.
“부활의 기쁨을 전합니다.” 교회가 생명, 회복의 부활절을 다시 이웃과 나눌 수 있게 됐다. 2023년 부활절은 위로와 축제의 장으로 준비되고 있다.

종이카드, 부활의 깃발

디지털 대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 엽서, 카드가 생소해진 시대지만 손으로 눌러쓰는 종이 미디어를 선호하는 이들이 여전히 있다. 자기만의 필체에 마음을 담아 소중한 이들을 기억하는 낭만가들이다. 놀랍게도 성탄절처럼 부활절 카드 역시 존재한다는 사실. 아날로그 감성은 결코 사라지지 않음을 입증이라도 하듯, 인터넷 어디서든 부활절 카드에 대한 정보를 구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갓피플, 청현재이 등 유료 구매처 외에도 픽사베이(Pixabay), 프리픽(Freepik) 등과 같이 부활절을 맞아 무료 이미지와 벡터를 제공하는 사이트들이 있다. 후자의 경우 무료 이미지를 활용해 수제 카드도 만들 수 있다.

고난주간처럼 자기 삶의 고된 십자가를 지고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과 지인들이 있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회복과 자유를 선포하는 부활의 기쁨은 손으로 쓴 부활카드를 통해 수신자의 가슴에 스며들 것이다.

부활의 기쁨을 이웃에게 알리는 매우 시각적인 방법이 있다. ‘청현재이 캘리그래피 문화선교회’는 올해도 ‘말씀깃발전’을 진행하고 있다. 깃발, 플래카드만큼 시각적인 게 또 있을까. 기독교 캘리그래피로 유명한 청현재이는 부활절 동안 부활말씀깃발과 부활메시지깃발로 예수의 부활과 의미를 온 국민에게 전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에 말씀 캘리그래피 47점을 무료로 교회와 개인에게 제공해 예배당은 물론, 교회 인근 공원과 거리 등에 다양하게 설치할 수 있다. 부활 캘리그래피는 청현재이 홈페이지(www.cjcm.co.kr)를 통해 부활절 당일(4월 9일)까지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문화, 축제, 연합예배도 ‘함께’

전도를 염두하고 있는 이웃이 있다면 부활절은 기독교를 소개할 좋은 기회다. 부활절 문화행사를 찾아 초대장을 보내자. 올해 첫선을 보이는 부활절 퍼레이드(주최:한국교회연합)는 기독교 문화의 좋은 체험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퍼레이드를 통해 선보일 신구약 성경의 스토리텔링과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광화문에서 만난다. 축제를 통해 맛보는 낯선 기독교는 교회 밖 이웃들에게 긍정의 이미지로 기억될 수 있다.

전통적인 부활절 행사인 연합예배에 대해서도 초대장을 건네 보자. 현재 의미 있는 부활절기념연합예배가 여러 곳에서 준비되고 있다. 인천의 한 연합예배는 ‘고난받는 이웃과 함께’라는 주제로 거행된다. 과도한 빚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이웃을 위한 부활절연합예배다. 헌금은 전액 이들을 위해 집행한다. 또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을 위한 부활절 연합예배도 추진되고 있다. 이들의 아픔에 함께하기를 원하는 이웃을 초대해 공감과 위로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다시 십자가로 ‘리셋’ 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자그맣게, 하지만 의미 있게 이웃과 함께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부활의 기쁨은 넉넉하지 않을까.

[기독NGO와 함께하는 부활절 사랑 나눔]

어려움 속에 있는 이웃들을 위한 ‘생명나눔’ 사역으로 기독NGO들이 부활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기독NGO의 사역에 동참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뜻깊은 부활절을 준비해 보자.

컴패션 “성경 말씀 필사로 어린이 후원”

한국컴패션(대표:서정인 목사)은 부활을 주제로 묵상하고 기록하는 2023 크리스천 필사 캠페인 ‘주님의 말씀으로’를 진행하고 있다. 5월 말까지 진행되는 캠페인은 교회와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성경 필사 노트를 성인용과 어린이용으로 구성했다. 후원금은 세계 식량 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양육 어린이들에게 식료품과 영양식을 제공하는 데 사용된다. 

기아대책 “이주민 생계비 지원”

언어와 문화 그리고 법적인 제약으로 어려움을 안고 있는 이주민들을 위해 기아대책(회장:유원식)은 긴급생계비를 지원하고 복음 메시지도 함께 전달하는 ‘Welcome to HOPE’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교회의 후원금과 기아대책의 매칭 기금으로 지원되는 캠페인은 복음 메시지를 담은 카드도 함께 이주민에게 제공한다. 모금 참여는 4월 30일까지 기아대책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대한민국 피로회복 “헌혈과 난치병 환우 후원”

대한민국피로회복운동본부는 부활절을 맞아 희귀 난치병 환우들을 후원한다. 지난 성탄절부터 부활절까지 헌혈을 통해 치료비를 모금하는 ‘대한민국 피로회복 시즌 3’이다. 연세의료원과 함께 ‘대한민국 피로회복 with 세브란스병원’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캠페인은 한마음혈액원(회장 백헌기)에서 헌혈을 진행할 때마다 5000~10000원의 후원금이 적립된다. 신촌·강남·용인 세브란스병원에서 희귀 난치병 환우들을 1명씩 추천받아 한국교회 성도들이 후원한 치료금을 전달한다. 

라이프호프 “자살 유가족 치유”

예수님의 부활은 생명의 소중함과 가치를 깨닫게 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대표:조성돈 목사)는 올해도 자살 유가족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는 ‘2023 부활절 생명의 꽃을 피우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지쳐있는 자살 유족들을 위로하고 공감하는 데 중점을 뒀다. 센터는 참여한 교회와 개인에게 △부활절 기도 카드(40장) △포스터 △동영상 △USB(자료) △긴급목회돌봄메뉴얼 등 부활절 ‘생명보듬 키트’도 제공해 보다 다채롭고 의미 있는 부활절 준비를 지원한다. 

손재하 수습기자 hahaha@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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