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교회, 시리아인 가정 생계 및 자녀 교육 지원

김주희 목사(왼쪽) 소개로 취업면접을 보고 있는 압둘 씨. 신봉교회는 시리아인의 체류생활을 돌보며 그 필요를 채우고 있다.
김주희 목사(왼쪽) 소개로 취업면접을 보고 있는 압둘 씨. 신봉교회는 시리아인의 체류생활을 돌보며 그 필요를 채우고 있다.

“압둘, 이제 아르바이트 말고 정규직을 가져야 해.” 

“정규직? 근데 월급이 적어요. 고민하는 중이야.”

목요일 아침 김주희 목사(신봉교회)가 압둘 씨(43)와 함께 길을 나섰다. 압둘 씨의 취업을 위해 지인이 운영하는 경기도 용인의 한 장비회사로 가는 길이다. 김 목사가 회사 대표를 만나는 동안, 압둘 씨는 사업장을 돌며 업무 설명을 들었다. 직원들도 친절하고 처음 보는 장비들도 흥미롭다. 마음에 드는 눈치. 그러나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4대 보험 가입 등 일용직보다 안정적이긴 하나 급여가 적은 게 문제다. 쑥쑥 자라는 4남매의 양육비가 고민인 압둘 씨에게는 1000원 한 장도 아쉬운 입장이다. 집주인에게 물이 새는 걸 고쳐 달라고 부탁했다가 되려 집을 비우라는 말을 들었다. 당장 이사 비용도 마련해야 한다.

“한국, 집 구하기 어려워요. 많이 비싸요.”

국내 체류 12년 차인 압둘 씨는 ‘시리아인’이다. 내전이 있기 전부터 한국과 연을 맺어 전국 각지에서 외국인 근로자로 일했다. 그는 현재 체류자의 신분이다. 난민 지정이 안 되더라도 인도적 체류 허가 제도(난민법 제2조 제3호)로 국내 거주가 가능하다.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다마스쿠스(다메섹) 출신인 압둘 씨는 이번 대지진에 고향은 피해가 없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 목사가 압둘 씨를 만난 건 군자초등학교 복지과의 추천 때문이었다. 차상위 계층의 이웃들을 꾸준히 돌봐 온 신봉교회에 지난해 압둘 씨 가정의 지원을 타진해 왔다. 서울 장한평에 소재한 신봉교회는 전체 예산의 십분의 일을 지역 구제비로 집행한다. 압둘 씨 등 다섯 가정의 생계비를 포함, 각 가정의 필요를 채우는 사역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장한평에는 중고차 관련 일을 하는 중동인들이 많아요. 시리아인도 꽤 많습니다.”

압둘 씨는 두 손을 펴 보이며 장한평에 거주하는 시리안 인의 수가 자녀들을 포함해 100여 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인도적 체류 허가자 신분이고 무슬림들이다. 김 목사는 이들 모두 교회의 이웃이라며 함께 살아가야 할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악덕 집주인을 찾아가고 새집과 직장을 알아보며 해법을 마련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교회에서 미술반을 열고 있어요. 아이들의 반응이 좋아요. 무엇보다 스스럼없이 교회에 나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압둘 씨의 자녀들도 신봉교회에서 무료로 미술교육을 받고 있다. 교회의 장소 제공과 재능 기부자의 참여로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반응이 좋다. 이처럼 시리아인들에게 생계비만큼 시급한 것이 자녀들의 교육 문제다.

“압둘 씨 큰딸이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 해요. 재능 기부가 가능한 분이 있다면 꼭 연결해서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김 목사는 늘 이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싶다. 하나님께서 교회 곁으로 보내 주신 귀한 ‘이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저희 교회를 시작으로 보다 많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이분들께 소중한 이웃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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