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연구원 ‘2022 한국선교현황’ 발표…은퇴선교사 절반 “은퇴 못해”

한국선교연구원 홍현철 원장이 ‘2022 한국선교현황 통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선교연구원 홍현철 원장이 ‘2022 한국선교현황 통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선교사 고령화 문제가 심화되면서 후배 선교사 양성과 더불어 은퇴 선교사 처우 개선 등 은퇴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장기선교사 노령화 심각

한국 국적으로 타문화권에서 2년 이상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장기 선교사’ 중 30대 미만 선교사의 비율이 전체 선교사의 7.98%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사무총장:강대흥 목사, 이하 KWMA)와 한국선교연구원(원장:홍현철, 이하 KRIM)은 2월 21일 서울 노량진 KWMA 대회의실에서 ‘2022 한국선교현황 통계조사’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2022년 11월 9일부터 12월말까지 228개 선교단체와 교단 소속 2만2204명의 선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50대 이상 선교사가 전체 선교사의 60.5%를 차지했다.<표1> 50대선교사(38.98%)가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으며, 60대 선교사는 23.13%, 70대 이상 선교사는 3.39%로 확인됐다. 특히 60대 이상 선교사가 10년 이내에 모두 은퇴 대상자라고 볼 때 현재 선교사의 약 26.52%인 5889명이 은퇴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65세를 은퇴 연령으로 계산할 경우 현재 선교사의 약 46.01%인 1만216명이 10년 이내 은퇴 대상자가 되는 것으로 산출된다. 그러나 현재 29세 이하 선교사는 0.88%, 30대는 7.10%로 연령대 불균형이 심각해 후진 양성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은퇴 선교사에 대한 교단 및 초교파적 차원에서의 체계적 은퇴 계획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022년 한 해 동안 184개 단체에서 장기 선교사 202명이 은퇴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체 선교사 중 0.91%의 비율로, 선교사 고령화로 은퇴 대상자가 급격하게 늘어가고 있음에도 매년 실제 은퇴하는 선교사 수는 그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은퇴를 ‘못하는’ 선교사들

은퇴 후 사역을 지속하는 선교사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20년 조사에서 은퇴 예정 선교사의 44.1%가, 2021년에는 54.8%가 은퇴 후에도 사역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조사에서는 이보다 더 늘어난 58.8%의 응답자가 “은퇴 후 사역을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KRIM 홍현철 원장은 “다수 은퇴 목회자들이 은퇴 연령이 됐음에도 귀국하지 못하고 사역 연장을 하는 이유는 귀국 후 한국에서의 불확실한 노후 문제와 연관돼 있기도 하지만, 일정 부분 선교사에 대한 은퇴 연령 규정 유무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조사에 응한 185개 단체 중 규정이 있는 곳은 91개(49.2%)였으며, 없는 곳은 94개(50.8%) 단체였다. 따라서 “은퇴 후 사역을 지속하는 선교사가 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각 선교단체와 교단이 심각하게 인식하면서 선교사 은퇴 연령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고, 더불어 은퇴 후 생활에 대한 구체적 대책을 파송교회들과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2022년 한 해 동안 은퇴를 제외하고 사역을 중단하거나 단체에서 탈퇴한 선교사는 316명(1.42%)으로 파악됐다. 사역 중단 요인으로는 사역 및 직업 변경(83명)이 가장 많았으며, 기타 개인 사유(46명) 건강 및 질병(43명) 선교지 환경(38명) 소명 및 자질(8명) 가족 및 재정 문제(6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파송 훈련과 교육 강화해야

그러나 다시 선교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지표도 제시됐다. 먼저 2022년 중·장단기 선교사 파송을 위한 훈련과 선교사 연장교육, 선교 관심지 정기 선교교육 등 교육에 참가한 인원은 수치상 눈에 띄게 늘었다.
선교사 파송을 위한 훈련은 184개 단체 중 48곳에서 시행했으며, 총 698명이 참가했다. 이는 전년 대비 16.72% 증가한 수치다. 184개 중 29개 단체에서 실행한 선교사 연장교육 등 선교사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은 964명으로, 전년 대비 88.65%의 증가를 보였다. 선교 관심자를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선교교육 참가자 수는 4757명으로, 75.47%가 증가했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크게 줄어들었던 1년 미만 단기선교 활동 참가자도 2021년 641명에서 2022년 총 4109명으로 큰 폭 상승했다.<표2>

새롭게 파송되는 선교사 수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2022년 신규로 파송되거나 허입된 선교사는 667명(3.5%)으로, 연령대별로는 40대(39.3%) 50대(24.1%) 30대(21.7%) 60대(11.2%) 20세 이하(3.3%) 70세 이상(0.4) 순으로 나타났다.

홍현철 원장은 “조사 결과 신규 파송 선교사 수가 회복되고, 단기선교 활동에 참여하는 인원도 이전보다 늘고, 선교 교육 또한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며 “한국선교의 지속성을 위해 30대 이하 젊은 세대에게 선교를 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잘 알리고 선교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교육과 프로그램 등을 활발히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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