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인류는 온갖 재난 앞에 무력함을 드러내고 있다. 전염병과 기후위기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의 결과임을 일깨우며 그 해악이 고스란히 인간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는 사실을 깨우쳤다.

그렇다. 지진 등의 자연재해는 인간이 아무리 뛰어난 머리로 과학기술을 발전시킨다고 하더라도 자연 앞에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깨우친다. 결코 교만하지 말라는 외침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전염병이나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 지진 등은 이제 선진국이나 후진국을 가리지 않는다. 어느 나라든 어느 지역이든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이제 인간 모두가 겸손하게 엎드려야 한다는 것을 일깨운다.

아울러 이런 대규모 재난 앞에 이념과 정치체제를 떠나 인간으로서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결코 일어설 수 없다는 것도 배우게 한다.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해 튀르키예에 구호인력을 보낸 국가는 수십 곳에 달한다. 재난의 현장에서 국가를 초월해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구호의 손길은 적잖은 감동을 주고 있다.

또 온갖 구호물자도 빠른 속도로 재난현장으로 모이고 있다. 큰 재난 중에도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든 러시아든, 사람을 구하는 데 모든 나라가 하나가 된 것이다. 이슬람국가에서 일어난 재난을 지원하기 위해 종교를 달리하는 국가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냥 ‘사람’을 보는 것이다. 그렇다.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해서는 누구라도 같은 가치를 지향하기에 튀르키예로 향한 것이다.

이제 우리 교회도 이 아름다운 나눔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이슬람국가를 향해 십자가를 내세우기보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것이 우선이다. 모든 교회가 절망적인 상황에 내몰린 지진 피해국가를 위해 주님의 심정으로 사랑의 힘을 모아야 한다. 그것이 이런 재난을 통해 깨우치는 주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고 교회로서는 더욱 마땅한 일일 것이다. 이제 우리의 하나 된 힘으로 사람 살만한 세상임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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