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긴급구호 진행 … 영하 날씨 견딜 구호품 절실

조현삼 목사가 이끄는 한국교회긴급구호팀이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시리아 지역을 방문해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현삼 목사(가운데)가 오열하는 제밀레 쿄세 씨 모녀를 위로하며 기도하고 있다..

 

여기는 성경 지명으로 수리아 안디옥입니다. 현대 지명으로 튀르키예 안타키아입니다. 튀르키예는 우리가 익히알고 있는 이름으로는 터키입니다. 아주 오랫동안 터키라 부르던 그 나라가 2021년 6월, 나라 이름을 튀르키예로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2월 6일 새벽 4시 17분(현지 시각, 한국시간 월요일 오전 10시 17분)에 튀르키예 남부에 있는 가지안테프시에서 33km 떨어진 지역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이 소식이 속보로 우리나라에 전해질 때는 사망자가 몇백 명 규모였습니다. 오랜 긴급구호 경험으로 육지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면, 그것도 새벽에 발생한 지진이라면 그 피해 규모는 사망자가 1만명은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조현삼 목사)은 긴급구호팀을 꾸려 재난지역으로 출발하기로 결정하고 화요일 밤 터키항공 TK 91편으로 저를 포함해 6명이 튀르키예로 향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 이스탄불을 경유해 아다나로 가는 일정입니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아다나 공항에 도착하기까지 20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아다나에 도착한 한국교회긴급구호팀은 구호물자구입팀과 구호물자분배팀으로 나눴습니다. 저와 박태성 목사님과 윤사무엘 전도사님, 그리고 이스라엘에서 긴급하게 합류한 홍철진 목사님과 멜신교회 문 목사님은 분배팀, 성백철 목사님과 손연홍 집사님, 그리고 멜신교회 이 사모님과 데멧 사모님은 구입팀으로 나눴습니다.

분배팀은 도착하자마자 가장 구호가 시급한 지역을 찾아 7일 오후 3시 반 아다나를 출발해 지진 발원지인 가지안테프주를 거쳐 하타이주 안타키아시(성경 지명으로 안디옥, 이하 안디옥)에 도착하니 다음날 새벽 4시 30분이었습니다. 13시간을 차로 돌며 현장을 파악하고 구호캠프를 안타키아시 데프네구 체크매제동 280길에 설치했습니다.

구입팀이 아다나에서 구호품을 구입해 안디옥으로 10톤 트럭에 실어 보냈습니다. 9일 밤 첫 트럭이 안디옥에 도착하고 연이어 두 트럭이 자정을 넘어 구호캠프에 도착했습니다. 세 트럭에 실린 다양한 종류의 꼭 필요한 구호품은 10일 아침부터 각 지역으로 분배를 시작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우리 팀은 여진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라 캠프 앞 길가에 텐트를 치고 그 안에서 자며 구호하고 있습니다. 천막에서 자 보니, 영하 1도지만 상당히 춥습니다. 텐트도 없는 이재민들에게 이불이 필요합니다. 한 가정에 하나가 아니라 한 사람에 이불 하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이불 3900채를 구입했습니다. 아다나에 있는 구입팀은 오늘(10일)도 두 트럭에 실을 구호품을 추가로 구입하고 있습니다.

이번 긴급구호금은 2억6700만원입니다. 서울광염교회(조현삼 목사)가 성도들의 십일조로 준비한 5000만원에 그동안 한국교회가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으로 보내준 1000만원을 더해 6000만원을 들고 긴급구호팀은 출발했습니다. 긴급구호팀 출발 소식을 들은 한사람교회(서창희 목사)에서 500만원, 혜린교회(이바울 목사)에서 200만원을 보냈다는 연락을 인천공항에서 받았습니다.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해 남서울은혜교회(박완철 목사)에서 2억원을 긴급하게 보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이 재정만으로 긴급구호를 하기로 하고 봉사단 계좌를 내렸습니다. 추가적인 구호는 튀르키예한인사역자연합회나 구호 사역을 전임으로 하는 기독교 NGO 등이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긴급구호팀은 난민들이 당장 지낼 텐트와 이불이 필요하다.

오늘(10일, 현지 시각) 아침, 한 가족 15명이 추위에 떨며 힘들게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구호품을 싣고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들은 보디랭귀지로 많이 추웠다고 했습니다. 그 추위가 몸으로 느껴졌습니다. 밖에서 텐트를 치고 침낭 속에서 자고도 추위에 떤 이틀의 경험이 있어 그들이 추위에 얼마나 떨었을지가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우리 팀이 가지고 간 구호품을 부드러운 분위기 가운데 전달하고 있는데, 갑자기 구호품을 받은 엄마 제밀레 쿄세(33세)가 제 품에 안겨 오열했습니다. 저도 함께 울며 그녀와 그 가족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딸 밀라 쿄세(5살)가 엄마가 오열하자 어리둥절해 하며 엄마에게 울지 말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튀르키예 말이라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의미는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울고 있는 이들과 함께 우는 한국교회가 거기 있었습니다. 지진으로 집이 무너진 이들이 한국교회 품에 안겨 울었습니다. ‘한국교회가 이들의 품이 돼 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이 더 필요한지, 그 가족에게 물었습니다. 천막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일가족이 모두 15명인데, 그 안에 가정마다 생활할 천막 다섯 개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마침 주문한 천막이 곧 도착합니다. 천막 다섯 동을 이 가족을 위해 배정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들은 이 천막에서 몇 달이 될지, 몇 년이 될지 기약 없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가족과 재산을 잃은 슬픔을 위로하는 사역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안디옥의 신ㆍ구시가지 지진피해 현장을 돌아보니 이번 지진으로 안디옥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집에서 자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도시는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외지에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지진 피해지역에 사는 가족을 본인들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데려가고 있습니다. 어디도 갈 곳이 없는 이들은 무너진 집 앞 공터에 둘러앉아 있습니다. 현지 날씨는 낮에는 영상으로 올라가지만 밤이면 영하로 떨어집니다. 많은 이들이 추위에 떨고 있습니다. 우리 팀도 출발할 때 입은 복장으로 며칠째 계속 구호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머리를 감거나 세수하는 일상도 잠시 멈췄습니다.

이들을 바라보면 기도가 저절로 나옵니다. 한국교회 품에 안겨 울고 있는 그들의 눈물을 한국교회가 닦아주고 있습니다. 그들이 당장 굶지 않도록 먹게 하고 추위에 떨지 않도록 덮어주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구호캠프에 가득하게 쌓인 구호품을 지금 작은 트럭에 실어 도움이 절박한 이들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도심은 급한 대로 구호품이 공급되고 있지만, 시골 마을이나 외진 곳은 생존이 절박한 상황입니다. 그런 곳으로 한국교회 구호품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안디옥에 설치한 한국교회 튀르키예지진 긴급구호캠프 안에 튀르키예 교회와 성도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와 튀르키예교회가 하나가 돼 재난 당한 이웃을 먹이고, 살리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사랑입니다. 한국교회의 돈이 닿는 곳마다 살아나고 회복될 것입니다. 여기서도 동일한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