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봉 창립 15주년 감사예배…보수ㆍ진보 교계 한자리
'태안유류피해 극복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도

한교봉 총재 김삼환 목사(가운데)와 이사장 오정현 목사(오른쪽)가 김태흠 충남도지사(왼쪽)로부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패를 전달 받고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교봉 총재 김삼환 목사(가운데)와 이사장 오정현 목사(오른쪽)가 김태흠 충남도지사(왼쪽)로부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패를 전달 받고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07년 12월, 1만 교회 80만 성도들이 검은 기름으로 뒤덮인 태안 앞바다로 달려갔다. 검은 백사장과 바위들을 닦아내며 기적을 이뤄냈다. 한국교회는 교단과 교파를 떠나 연합으로 하나되는 또 다른 기적을 맛봤다. 당시 봉사와 섬김을 계기로 태동한 한국교회봉사단이 창립 15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꿈꿨다.

한국교회봉사단(이사장:오정현 목사, 이하 한교봉)이 1월 29일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창립 15주년 및 태안 유류 피해 극복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감사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에 대한예수교장로회(이하 예장) 합동을 비롯한 한국교회 주요 16개 교단 및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교계 연합기관 대표들이 함께 자리해 한교봉의 기치인 ‘섬기면서 하나 되고 하나 되어 섬기자’의 의미를 더했다.

감사예배는 한교봉 대표단장 김태영 목사의 인도로 이사장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가 ‘하나님께는 전심, 사람에게는 진심’이라는 제하의 말씀을 전했다. 오 목사는 “15년 전 80만 그리스도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헌신하는 모습을 통해 신학과 전통이 달라도 섬김과 봉사를 통해서는 교회가 하나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 예배가 분열된 한국교회에 새로운 전환점을 형성하길 기대했다. 오 목사는 “한국교회 안에 공로 의식이 아닌 은혜 의식이 충만할 때 비로소 끝까지 승리할 수 있다”면서 “끝까지 그리스도 피의 복음의 은혜를 갖고 귀한 사명을 감당함으로써 한국교회 덕분에 민족의 역사가 새롭게 집필되기를 소망한다”고 당부했다.

특별히 이날 한국교회를 중심으로 국민들이 함께 써 내려간 태안 유류 피해 극복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교봉 상임단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의 사회로 진행된 2부 기념식에서 충청남도 김태흠 지사가 한교봉 총재 김삼환 목사에게 등재패를 전달했다. 한교봉은 김 지사에게 등재를 위해 노력한 수고를 고마워하며 감사패를 건넸다. 김태흠 지사는 “태안 유류 피해 현장에서 1만여 교회와 80만 성도들은 섬김의 말씀을 몸소 실천해 하나님께서 만드신 바다를 회복하고 절망으로 신음하는 이웃들을 치유하는 일에 앞장섰다”며 “한국교회의 봉사와 헌신으로 태안의 기적이 만들어졌고, 이제 그 기적은 전 세계인의 역사가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각계의 축하와 격려도 이어졌다. 예장합동 총회장 권순웅 목사는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산업화, 민주화의 중추적 역할을 한 한국교회가 봉사의 중심에서 조국을 섬긴 것은 감사한 일”이라면서 과거의 섬김을 넘어 현재와 미래에 더 큰 섬김이 있기를 기대하며 축복했다.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사태 당시 기자로서 목도했던 현장을 떠올리며 “절망과 비관은 희망과 투혼으로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회고했다. 박 장관은 “바다를 회복하려는 열망의 드라마는 교회가 앞장서 이끌었다. 섬김의 위대한 승리였고 은혜의 영원한 전개였다”며 “태안 앞바다의 부활은 성탄의 위대한 뜻을 실천한 한국교회가 거둔 탁월한 성취다. 온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끝으로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2023년 한국교회 섬김과 나눔의 비전 선언문>을 선포했다. 한교봉이 지난 시간 함께한 아픔의 현장을 대표해 용산 참사 유가족 전재숙 집사, 태안 유류피해 극복 유주라 청년, 울진 산불 피해 극복 심상진 목사 등이 강단에 올라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생명살림의 봉사가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한국교회의 봉사가 지구의 모든 생명을 살리시는 하나님 사랑과 은혜의 사건임이 인류 앞에 길이 기록됐다”고 고백하고, 앞으로도 연대와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갈등의 중재자, 생명살림이로서 섬김과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청지기의 사명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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