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을 넘어 실천하는 교회…“선교사 은퇴연금은 전략적 선택, 1000가정 품을 것”

‘약속대로, 끝까지, 먼 곳부터 본다’는 마음으로 섬긴다

 대담=노충헌 편집국장

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분당중앙교회는 지난해 만 45세 이하 해외선교사 500가정을 선정해 20년간 은퇴연금을 납입하는 사역을 시작했다. 현재 이 사역은 어떻게 진행 중인지 궁금하다.

=분당중앙교회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우리는 독립운동을 돕지 않는다. 독립군을 돕는다. 즉 사람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선교도 마찬가지다. 선교사가 자신 있게 사역할 수 있도록 우리는 선교사에게 직접 투자한다.

선교사 은퇴연금은 장기선교를 위한 기초다. 한국교회는 선교사 파송 2위 국가다. 그만큼 많은 선교사가 해외에서 사역하고 있다. 반면 노후 준비는 제로에 가깝다. 이들이 은퇴하면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 문제가 뻔히 일어날 것을 알면서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은 폭탄을 안고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선교를 끝내고 은퇴했을 때 상처만 있으면 안 된다. 목회도 마찬가지다. 영광스러운 교회뿐만 아니라 목회자도 은퇴 이후 아름다워야 한다. 그런 길을 이뤄가는 데 우리가 조그마한 역할을 감당하려고 선교사 은퇴연금 지원을 시작했다.

분당중앙교회는 한 번 맺은 약속을 반드시 실천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그래서 ‘약속대로 정한 대로, 끝까지, 먼 곳부터 본다’는 구호까지 만들었다. 선교사 은퇴연금은 긴 호흡이 필요한 사역이다. 당장 열매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이 일하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투자한다. 분당중앙교회는 화려한 사역이 아닐지라도 한번 약속한 것은 끝까지 실천한다. 물론 그 끝은 하나님의 시간이며, 우리는 씨를 뿌릴 뿐이다. 열매는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사람들이 추수할 것이라 믿는다.

2022년에 선교사 500가정 은퇴연금 지원을 시작했다. 목표는 1000가정이며, 총 240억원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총회세계선교회(GMS)를 비롯해 교단 선교부와 선교단체들과 지속해서 논의할 것이다. 진행되는 선교사 은퇴연금에 대해 매년 언론을 통해 정기보고서로 알려드리겠다.

▲분당중앙교회는 인재를 양성하고 사회적 구제를 위해 과감히 퍼주는 사역을 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나눔 사역에 성도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나?

=분당중앙교회는 훌륭한 당회를 가지고 있다. 당회원들은 역사와 사회 속에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정확히 보고 있다. 즉 역사의식이 있는 당회다.

분당중앙교회는 선언적 교회가 아니라 실천적 교회다. 실천을 위해서는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하며, 분당중앙교회는 30년 동안 비전을 공유하고 반복 훈련을 통해 실천해 가고 있다. 특히 동어 반복이 중요하다. 10년 노래하면 문화가 되고, 20년 노래하면 전설이 된다. 우리는 ‘한 사람이 1000명을 돕는다’는 말을 자주 한다. 기도할 때마다 1000명을 돕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 기도한다. 이렇게 훈련이 돼 있기 때문에 선교사 은퇴연금도 무리 없이 진행하고 있다. 선교사 은퇴연금 관련해 헌신 요청을 하니 당일 430구좌가 확보됐다. 그리고 주 중에 나머지 70구좌도 채워져, 일주일 만에 목표인 은퇴연금 500구좌가 완료됐다. 즉각 실천하는 성도들이 있기에 감사하다.

나눔사역의 핵심은 빵과 함께 복음이다.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말이 있지만, 정말 그럴까? 배고파 죽겠는데 방법을 알려주면 알아듣겠나? 일단 먹이고 봐야 한다. 예수님도 오병이어의 이적을 행하시고, 병든 자를 먼저 도우셨다. 그러기에 우리는 빵과 함께 복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성도들은 분당중앙교회에 대한 자긍심이 크다. 우리는 비록 부끄러운 사람이지만, 우리 교회는 자랑스러운 교회다. 능력은 최고가 아니지만, 노력은 최고로 한다.

▲분당중앙교회는 교회설립 21주년을 맞았던 2012년 비전선언문을 발표하고 7년 주기로 교회 발전계획을 실천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28주년까지인 제4기 대사회 기여와 봉사의 실천기를 지났다.

=우리의 목적은 설립 10여 년 때 인류애 실천기금 2000억을 만들어 구제, 선교, 장학 그리고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기초연금을 만드는 것이었다. 모든 일에 상승도 있고 하강도 있다. 2011년 교회에 어려움이 없었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계획이 완료를 향해 갔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고 그 모든 것이 무산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추후 몇 년 안에 400억원 정도를 밖으로 내보낼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에 선교사 500가정 은퇴연금을 실시했으며, 선교사가 확보되는 4년 후에 500가정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그리고 올해부터 10년 이상 예정으로 언론인 인재를 양성한다. 현직에 있는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10명 예상 각 5000만원, 총 1년 5억원, 10년 5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언론 인재는 오피니언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분당중앙교회 장학금을 받은 인재 중에 65명이 대학 교수가 됐으며, 총신에도 전임교수가 13명이나 있다. 이처럼 10년, 20년이 지나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라 믿는다.

처음 계획에 미치지 못하지만, 끝이 아니다. 1안이 안 되면, 2안, 3안으로 간다. 교회 머릿돌에 새겨 넣은 것처럼 끝까지 갈 것이다. 어느 때인가 채워질 것이다. 우리는 단기전보다 장기전을 선호한다. 장기전에 강하다.
우리 성도가 교회다. 하나님은 분당중앙교회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통해 주님의 일을 이루실 것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이 없다. 반드시 된다. 분당중앙교회 성도들을 믿는 이유는 말씀을 삶에서 살아내기 때문이다. 10년 전, 20년 전, 30년 전 어렸을 때의 기도를 하나님의 시간에 이루실 것이라고 믿는다.

▲나눔과 섬김의 사역은 물질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한국교회가 많은 선한 사역을 하지만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분당중앙교회의 나눔과 섬김 사역의 원칙과 노하우는 무엇인가?

=일단 주는 것이 기쁨이고 하나님의 뜻이다. 크고 넓게 봐야 한다. 한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라는 전체를 보면 된다. 한편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서, 한편으로는 도울 사람을 키워야 한다. 우리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선교사 은퇴연금도 전략적 선택이다. 선교사가 안정되면, 선교사역이 좋아진다. 결국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는 것이다.

진정성은 분량과 시간의 경과다. 분량이 차야 한다. 오랫동안 끝까지 해야 한다. 즉 끝까지 하는 것이 진정성이다. 5년, 10년, 30년 끝까지 해야 진정성이 확보된다. 사람은 얼굴을 보고 믿는 것이 아니라 등을 보고 믿는다. 모든 일은 시작을 보고 믿는 것이 아니라 끝을 보고 믿는 것이다.

우리가 결실을 볼 필요가 없다. 내가 심어서 내가 결실하면, 작은 분량밖에 못 얻는다. 내가 뿌린 씨앗 내가 거두려고 하지 말자. 역사 속에서 쓰임만 받아도 영광이지 않을까?

▲분당중앙교회는 역사를 중요시하는 교회이기도 하다. 교회 2층에 교회설립 30주년을 맞아 역사관을 마련했다. 교회 역사를 소중히 여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역사는 전달, 계승, 보존, 발전된다. 분당중앙교회는 1년 두 차례 역사를 반복해서 설명하고, 우리 교회의 존재 당위성을 강조한다. 교회설립 때 첫 주보부터 보존하고 있으며, 이것을 책으로 만들었다. 교회가 역사에 뿌리를 두면 흔들리지 않는다. 역사를 버리는 것은 정체성을 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자라나는 세대에게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전달, 계승, 보존, 발전하려면 매개체가 있어야 한다. 역사관은 유용한 구조와 도구로 도움이 될 것이다. 역사는 생명의 정체성이다.

2023년 또한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해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소망은 예수 그리스도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황무지에서 꽃을 피우는 심정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올해 분당중앙교회 표어는 ‘천국 교회를 이루자’다. 교회에 와서 하나님께 마음이 상해서 혹은 사람 때문에 낙심해서 떠난다. 따라서 칭찬, 위로, 격려가 있고, 뒷말은 없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란다. 교회에서 용기를 얻고, 살아갈 힘을 받아야 한다. 교회에서 힘을 얻어서 은혜를 끼치면서 살아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