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가면 ‘랜드마크’로 불리는 예수상이 있다. 43m 높이의 예수상은 브라질의 상징이 됐다. 그런데 한국에서 브라질의 예수상에 비해 높이가 네 배나 높은 예수상을 세운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도대체 지금이 어떤 시대인지 착각하게 하는 계획이 아닐 수 없다. (재)한국기독교기념관이 지난달 착공예배까지 마쳤다는데, 이 일에 한교연이 협력한다니 답답할 뿐이다.

천주교도 아닌 기독교에서 거대한 예수상을 세우겠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주최 측은 “숭배나 그 앞에 절하자는 것도 아니며 단순 상징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 막대한 돈을 쓰겠다는 그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판단한다. 차라리 그런 돈이 있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데 쓰는 것이 훨씬 돋보이지 않을까. 보이지 않을지언정 진정한 예수상은 그런 게 아니겠는가?

한국교회 신뢰도가 하락하는 지금 거대한 예수상을 세운다면 교회에 대한 비난은 더욱 거세질 게 분명하다. 세상은 웅장한 예배당을 보고도 고개를 갸웃거린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건물의 힘이 아니라,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를 정도의 착한 일을 볼 때 감동을 받기 때문이다. 착한 일이라는 빛을 비출 사명을 부여받는 교회가 이 세상이 감동할 그 일을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복음 전파가 교회의 제일 사명이지만, 복음 전파에 효과적인 착한 일은 필수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진정으로 예수의 가르침을 따른다면, 주어진 그 힘을 착하게 사용할 것이다. 

이제라도 잘못된 발상을 버리고 주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실천해 진정한 예수상을 세우길 바란다. 예수 그리스도를 가슴에 담았다면 그것을 표현하기 마련이고 그렇게 될 때 모두가 진정한 예수상이 된다는 것을 진정 모르는 것인지 예수상을 세우려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참된 예수상 역할을 하셨던 조만식, 장기려 같은 분들을 기억하기를 바랄 뿐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