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택성 장로 
안동태화교회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초고령화 시대와 MZ 시대의 간극(間隙)을 잇기가 무척 어렵고 불협화음도 많은 시대이다. 그래서 변화의 물결도 거세다. 무엇이든 일단 거부하는 젊은 세대가 교단의 선지 생도로 양성되는 총신대학교도 이 물결을 거스를 수 없어 보인다.

총신대학교 총장 선출을 앞두고 교수 그룹에서 온도 차가 극명한 두 의견이 총회 구성원들 앞에 던져졌다. 처음 발표된 성명서는 공감을 얻는듯 했지만 두 번째 성명서는 어떤 색이 덧입혀진 것 같다. 총회 구성원의 절반인 장로들의 입장은 뭐가 뭔지 혼선 그 자체이다. “신학대학원 교수들이 왜 이렇게 하나가 되지 못하는가?”라는 의문만 품게 한다. 이제 겨우 총신대총장추천위원회가 구성됐을 뿐인데 총신대 교수들이 이래라저래라 하면서 간섭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달리 보면 본인이 섬기는 학교에 대한 애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결코 아니다.

재단이사회가 총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면서 현 총장을 선출할 때 19명보다 4명이나 추가해 23명으로 총회와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모으고 반영하려는 총신 사랑의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총추위는 이제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이는 이미 프레임을 짜고 주장하는 세력에 의해서 그 어떤 결과가 나와도 수용하기 힘든 함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바라보는 마음이 필요하다.

잃어버릴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노심초사하게 된다. 수성(守城)키 위한 계략과 모략이 난무하면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성경을 통해서 배운 것은 ‘사도바울의 덕(德)의 원리’다.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모든 것에 덕을 세우는 일이 아니면 포기해야 한다’라는 것을 우리 교단 총회의 일꾼들은 마음에 깊이 묵상하고 새겼으면 좋겠다.

‘총장 후보가 누구이며, 어떤 경력이며, 어떤 비전을 제시하는가?’하는 문제도 중요하나 무엇보다도 후보의 인품과 됨됨이가 더 중요하다. 그 후보가 총신의 난제를 풀어갈 수 있는 역량과 능력이 있는지, 총신대학교 모든 구성원과 잘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인지, 교단 소속 교회의 청년들이 앞다퉈 찾아오는 학교로 만들 수 있는지 등에 관한 평가도 중요할 것이다.

그래서 ‘교수회’가 발표한 글에서 ‘총회와 총신 관계에서 신앙적 정체성을 수호하면서 소통과 화합, 유연한 협력, 인품과 역량, 안정적이고 발전적 리더십’이라는 지적이 마음에 와닿았다. 총장 후보에 장로가 없어서 아쉬운 마음도 있다. 신앙의 정체성, 말로만 선언적으로 내뱉지 말라.

모두 신학대학원 출신의 목사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 후보의 동기생들에게 ‘이 후보가 총신대학교 총장으로 적합한가?’라고 앱으로 질문하면 쉽게 답이 나올 것이다. 여러 해 지켜본 동기들의 냉정한 평가가 어떠한지를 들어보는 것도 ‘총추위’의 임무 수행에 큰 힘이 될 것이다. 평소에 동기들에게 ‘교만하다, 독선적이다, 인품에 문제가 있다. 동기들과 소통이 되지 않는다’라는 평가가 있다면 최소한 부적격자라고 판단해도 되리라 여겨진다. 또한, 선배나 후배들과의 관계를 살피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가 ‘그들에게 어떤 행동을 보였는지, 소통은 잘 되는지, 신뢰는 높은지, 협력적 관계가 되는지’ 등을 살펴보면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지나치게 염려하는 정치권의 생각을 뛰어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우리 교단과 총신대학교를 외면하시지 않는다. 지금도 놀라운 사랑으로 사랑하시면서 지켜보고 계신다. 우리 교단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선지 동산의 수장이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으로 잘 선출되기를 기도할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모두의 역할은 오직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다. 마치 훌륭한 담임목사의 청빙을 두고 기도하는 것이 장로들과 온 성도들의 임무이며 의무라고 생각한다.

우리 교단과 총신대학교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누구인지 총추위에 맡기고 상대방을 품어주는 역량과 인품이 준비된 사람으로 하나님께서 세워주시길 소망한다. 2월 7일 총추위 2차 회의에서 총장 선출하는 날이 확정되면, 그날부터 총장 선출하는 날까지 교단 총회와 총신대학교 구성원들이 ‘샬롬 부흥’을 위해 한마음으로 한 끼라도 금식하며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총장을 뽑을 수 있도록 릴레이 기도에 동참하기를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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