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수성교회, 붕어빵 전도
익산 우리는교회, 노방 전도
전주 소망교회, 당근마켓 전도

황무지에서도 장미꽃이 피어나고, 엄동설한에서조차 새싹은 언 땅을 뚫고 돋아난다. 작은 교회들에게 더욱 혹독한 2023년의 겨울이지만, 아직도 전도에 생명을 걸며 인동초 같은 생명력을 뿜어내는 공동체들이 있어 한국교회는 내일을 이야기할 수 있다.

정읍 수성교회는 붕어빵 기계가 사역의 활력소이다. 덕택에 전도의 기쁨과 보람을 알아간다.
정읍 수성교회는 붕어빵 기계가 사역의 활력소이다. 덕택에 전도의 기쁨과 보람을 알아간다.

붕어빵 전도로 새해 여는 정읍 수성교회

2022년은 이종열 목사(정읍 수성교회)에게 참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오랜 기간 목회와 상담사역을 부부가 함께 병행하면서 열심히 살아왔지만, 빚은 끊임없이 늘어났다. 할 수 없이 기존 예배당을 아픈 마음으로 포기하고 채무를 정리해야 했다.

그렇게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지난 연말 경매를 통해 새 예배당을 얻으며, 드디어 수성교회는 계속 역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저 명맥을 잇는 게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다행히 멀리 인천에서 때맞춰 반가운 기별이 왔다. 부평제이교회(김철권 목사)에서 전도용 붕어빵 기계를 기증해 준 것이다.

먼 길을 달려 도착한 붕어빵 기계는 이 목사를 비롯한 온 교우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매일같이 거리로 나가 따뜻한 붕어빵을 구워내 길 가던 사람들에게 건네주면, 누구라도 기뻐하고 고마워 한다. 섬기는 교우들도 마냥 신이 난다.

딱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 무거운 붕어빵 기계를 건물 2층의 예배당에서 수시로 내려오고 올려두는 일이 보통 힘든 게 아니다. 때문에 붕어빵 기계를 장착해 몰고 다니며 전도할 수 있는 차량을 구하는 것이 요즘 수성교회의 가장 큰 기도제목이다.

“붕어빵 기계를 저희 교회만 위해서 쓰지는 않을 겁니다. 시내 곳곳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다른 미래자립교회들과 연합으로 전도하고 섬기는 사역도 펼치려 합니다. 자립의 꿈을 이웃교회와 함께 펼쳐나가는 2023년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이 목사의 목소리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익산 우리는교회는 ‘생명의 우물’을 들고 거리로 나선다. 이 우물에는 영혼의 갈증을 풀어주는 복음과, 육신의 목마름을 달래주는 생수가 담겨있다.
익산 우리는교회는 ‘생명의 우물’을 들고 거리로 나선다. 이 우물에는 영혼의 갈증을 풀어주는 복음과, 육신의 목마름을 달래주는 생수가 담겨있다.

사람들 목마름을 채워주는 익산 우리는교회

익산 우리는교회(곽연근 목사)는 설립 1주년을 맞는 신생 교회이다. 기쁨의교회(박윤성 목사)가 설립 7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초 익산시 마동에 개척했다.

‘힘을 내세요! 교회가 있습니다! 우리 행복합시다!’ 계절이 네 번 바뀌는 동안 우리는교회가 도시 곳곳에서 외친 구호들이다. 코로나19의 여파에도 아랑곳없이 노방전도를 쉬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오가는 길목이나 공원입구에서 매일 같이 사람들을 만났다.

특히 여름에는 시원한 생수를, 가을부터는 따뜻한 커피를 나누며 사람들의 목마름을 채워줬다. 그래서 우리는교회의 전도사역에 ‘소망을 전하는 우물’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그냥 육신의 갈증만 채워주려는 게 아닙니다.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영적인 갈증을 채워주는 교회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매일 기도하며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곽연근 목사의 이런 성실함은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다. 하루라도 전도를 못 나가면 사람들이 먼저 무슨 일이 있냐며 걱정해주는 수준이 됐다. ‘좋은 일 하신다’면서 어느 상가 주인이 생수를 가득 채워주는 일도 있었고, 기쁨의교회에서는 커피트럭을 대여해주는 등 지속적인 응원을 보냈다.

남들이 교회 개척할 때가 아니라고 만류하는 시기에 문을 열었지만, 우리는교회는 오히려 세상을 응원하며 힘차게 하늘의 은혜를 전파하고 있다. 2023년에도 이 작은 공동체 속에서는 시원한 생수가 마르지 않고 솟아오를 것이다.

전도사역으로 개척기간을 성공적으로 보낸 전주 소망교회가 전북제일노회 주관으로 정식 설립예배를 드리는 모습.
전도사역으로 개척기간을 성공적으로 보낸 전주 소망교회가 전북제일노회 주관으로 정식 설립예배를 드리는 모습.

꾸준함과 참신함으로 전도열매 맺는 전주 소망교회

비로소 ‘소망’이라는 이름 뒤에 ‘교회’라는 두 글자를 달 수 있게 됐다. 저절로 된 일이 아니다. 기도처에서 정식 교회의 지위를 얻기까지 전주 소망교회는 얼마나 열심히 전도했는지 모른다.

김동규 목사는 창의적인 전도자로 동역자들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기독신문>에서도 ‘당근마켓 전도’ 등 김 목사의 참신한 전도사역을 소개한 바 있다.(본지 제2357호 보도) 하지만 전도의 진정한 힘은 참신함 보다 꾸준함에서 발휘되는 것이다.

그 꾸준함으로 전도하고 양육해 정착시킨 성도들과 함께 소망교회는 지난해 12월 17일 설립 감사예배를 드렸다. 전북제일노회장 박상필 목사와 시찰장 정채석 목사를 비롯한 여러 노회원들의 축하 속에서 소망교회는 그 이름처럼 ‘하나님과 지역의 소망이 되는 교회’로 계속 전진할 것을 다짐했다.

김동규 목사는 노회의 신년하례식 겸 샬롬부흥운동 진군식에서 동역자들을 위해 전도강의를 하는 것으로 2023년을 시작했다. 자신감 가득한 그의 각오에 귀를 기울여보자.

“한 영혼 한 영혼을 구원의 길로 이끌어가며 하나님이 기뻐 춤추시는 교회를 이뤄가는 비전을 향해 올해도 열심히 달려갈 것입니다. 하나님만이 인생의 소망인 것을 담대하게 전하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쓰임 받는 교회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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