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트렌드 2023〉 달라진 환경 뛰어넘을 대안 제시

"한 사람에 집중하고, 지역사회 섬김 최선 다해야"

 

한국교회가 코로나팬데믹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달려 2023년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22년 한 해동안 교회는 비어가는 예배당과 주일학교, 늘어가는 플로팅크리스천과 가나안교인들로 인해 한숨을 쉬며 하나님께 기도했다. 밖으로는 상승하지 못하는 교회 호감도, 이단과 반기독교 세력의 도전을 대응하느라 수고했다. 더 이상 주저 앉아 있을 수 없다. 지난해 연말 발간된 <목회트렌드 2023>(목회트렌드연구소 간)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연구를 토대로 교회학교, 교회사역, 목회환경, 목회자의 교양의 4가지 측면에서 대안을 제시했다. <목회트렌드 2023>에서 제안하는 바를 중심으로 새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본다. <편집자 주>

 

교회학교

감소되는 교회학교를 회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대형교회들은 물론 중형교회들은 요즘 교회사역 전문가들을 모시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위기의식을 느낀 성도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전담교역자를 주일학교 부서에 배치하고 있다. 주일학교 사역 부흥을 위해 재정과 인력을 우선 배정하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주일학교 사역은 장년목회 이전에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수련의 장소라고 여기던 인식이 바뀌는 것으로 바람직하다.

지방의 중소교회나 미래자립교회에서 부교역자 모시기는 언감생심이다. 모시기는 커녕 사역자를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정도로 사역자 품귀 현상이 일고 있다. 그러나 상황을 탓하고 앉아있을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주일학교 사역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지혜를 짜내야 한다. 출산률이 저하되고 한 자녀가 일반적이어서 요사이 부모의 손을 잡고 교회를 오던 시절은 지나고 부모가 아이의 손에 이끌려 출석을 하고 있다. 주일학교를 활성화시키는 일은 장년 예배 부흥으로 이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록 적은 수의 학생이 나오더라도 그 영혼에 집중해 구원의 확신을 갖도록 하고 교회생활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다행히 요사이 대형교회나 교회들이 만든 교재들이 풍성하고 학생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 스마트폰과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여러 사람과 모여 있어도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다음 세대에게 온라인에서는 맛볼 수 없는 친밀함과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교회학교 부흥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교회사역

예배환경의 변화를 느끼는 교회들의 체감온도는 격차가 크다. 대형교회들은 풍부한 인력과 기술력으로 성도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잘 훈련된 리더들을 활용해 적절히 온오프 모임을 병행하고 있다. 또 많은 목회자들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70% 정도의 성도들이 현장예배에 참여하고 있으며, 교회 재정은 거의 완전히 원상 복구됐다고 말하고 있다. 또 경우에 따라 거의 100% 가까이 주일예배와 교회학교가 회복됐다고 보고하는 교회들도 생겼다. 어찌보면 일부 대형교회들은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소형교회들이 문제다. 몇명 되지 않는 교인들이 교회 출석을 하지 않거나 이전에는 두 번 나오던 예배를 한 번 나오는 형편이 되니까 시각적으로 안타까움이 크다. 온라인 영상을 매력적으로 만들기에도 역부족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교회봉사자들의 숫자도 줄었고 열심도 반감됐다. 또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 경향이 커졌고, 특히 이런 분위기는 젊은 세대, 40대 이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목회자들은 말씀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형교회 유명 목회자들이 줄 수 없는 우리 성도들에게 필요한 꼴을 주어야 한다. 소그룹 활동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제자훈련을 반드시 하지 않아도 다른 대안으로 소그룹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핵심은 소그룹은 삶을 나누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숫자가 적은 교회들에서는 소그룹을 나눌 형편도 안될 수 있다. 그러나 대예배에서 다 어루만지기 힘든 성도의 삶을 나누고 격려하고 기도하는 모임을 이어가야 한다. 교회 형편에 따라 성경공부를 할 수도 있고, 간단하게 말씀을 나누고 기도할 수 있고, 취미나 관심가를 공유하며 교제할 수도 있다. 소그룹 운영 자체보다도 성도 상호간의 관계를 돈독히 세워주는 역할을 감당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더불어 교회에 대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는 OOOO교회에 다니고 있다. 우리 교회는 자랑스럽다"라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마음은 말씀과 삶에서 만족을 얻고, 교회가 하는 사역이 의미있다는 생각을 갖게 할 때 가능하다. 성도들이 교회 오기를 즐거워하고 밖으로 교회를 자랑스러워할 만한 사역이 우리 지역 안에서 무엇일까를 연구해야 한다.

 

목회환경

전문가들은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세계관을 메타모더니즘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메타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의 합리성과 절대적 신념,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의 상대성과 다원주의적인 가치 사이에 존재하는 양극성을 극복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한다. 메타모더니즘을 신봉하는 이들은 유연하고 로맨틱한 통전적 사고를 통해서 현재 인류가 처한 다양한 위기들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메타모더니즘 시대의 특징을 파악해 예언자적 관점에서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메타모더니즘의 중요한 키워드를 ‘제3의 사이 공간’이라고 지칭하며 미래 목회의 중요한 과제는 신학과 신앙의 보수와 진보, 성경 해석의 보편성과 특수성, 목회자의 권위와 탈 권위, 텍스트와 콘텍스트, 성과 속 등의 양극화 현상과 이원론적 구분을 넘어 공생과 공존의 문화를 교회와 사회에서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관점의 구체적 방향은 유기적 공동체성과 사회적 공공성으로 규정지어진다. 이미 교회 같지 않은 교회를 외형에서 추구하고 오른손이 모르게 선행을 하는 교회들이 많다. 서울 동작구의 한 교회는 예배당을 지으면서 주거시설을 함께 지어 7~8가구가 살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일산의 교회는 지역에 있는 대학생 생활관 학생들을 위해 지원하고 교회에 스터디존을 만들어 학생들의 학습 여건을 제공해 주고 있다. 이밖에 미혼모, 보호종료 아동, 탈북민 청소년, 이주민 등 시대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들을 위해 시설을 운영하거나 지원하고 있다.

목회자의 교양

리더는 중요하다. 리더가 바뀌면 교회가 바뀐다. 장로들과 협력해야 하지만 목회자가 교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제 몫을 해 주어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최고일 수 없을지 몰라도 목회만큼은 그 누구의 조언을 들을 필요도 없을 정도로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목회사역의 여러 분야로 더 깊이 파고 들어가면 모든 것을 성도들보다 더 많이 안다고 자신하기 어렵다. 특히 더 이상 지식을 배울 필요도 없이 온라인 공간에서 모든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시대다. 우수한 인재가 넘쳐나는 한국의 사회상황을 볼 때 교육 수준이나 실무능력이 뛰어난 성도들이 적지 않다. 결국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 즉 여러 분야를 성도들보다 더 많이 알지 못해도 어떤 분야의 이야기든 그 분야에 평생 종사해 온 성도들과 대화를 나눌 수준이 되어야 한다. 성도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알려줄 수 있을 창의성과 뛰어난 영적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꾸준한 독서와 기도, 그리고 성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지혜와 겸손이다.

 

"사랑과 정의 리더십 실천으로 교회본질 회복해야"

 

[인터뷰] 박윤성 목사(기쁨의교회)

"책 <목회트렌드 2023>(목회트렌드연구소)은 연구위원 8명으로 연구와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모임은 저의 신학교 동기인 김도인 목사가 주도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목회자의 지성과 영성에 관심이 있는 목회자와 교수들이 뜻을 함께했습니다."

최근 많은 목회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목회트렌드 2023>을 공동집필한 박윤성 목사(기쁨의교회)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 통찰을 담은 책이 되고자 노력했다”면서 “여러 명의 필자들이 각자의 전공을 살려 전문적인 지식과 실전 경험을 토대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교회학교’, ‘교회사역’, ‘목회환경’, ‘목회자의 교양’ 등 총 4장으로 구성됐다. 책은 각 분야의 목회트렌드와 더불어 교회가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장점이 있다. 박 목사는 제2장 ‘교회사역’ 집필에 참여했으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교회의 리더십 부분을 집중적으로 집필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교회가 눈을 밖으로 돌려 대사회를 향한 사역을 확대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사랑의 리더십을 강조할뿐더러 정의의 리더십도 함께 실천해야 함을 기술했습니다. 정의의 리더십이란, 고아와 과부 그리고 나그네를 잘 대접하는 리더십을 말합니다.”

박 목사는 “구약의 하나님을 살펴보면, 고아와 과부의 하나님, 나그네를 잘 환대하는 하나님임을 알 수 있다. 교회가 자기만의 리그로 교회 안에서만의 사역을 벗어나 열방과 사회를 향한 정의를 실천해야 함을 강조했다”면서 “그렇게 할 때 교회에 대한 신임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 목사는 제3장 ‘목회환경' 부문에서 ‘가나안 성도에서 온라인 성도까지’ 파트를 썼다. 박 목사는 이 부분에서 가나안 성도들과 온라인 성도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은 교회가 본질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온라인 예배에 참여하는 성도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함을 기술했다. 그들을 위한 상담과 성경공부를 개설해서 신앙의 성장을 도와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박 목사는 책에서 강조한 바를 말로만이 아니라 목회 현장에서 실천해 왔다. 그가 담임으로 시무하는 기쁨의교회는 코로나19 시기에 성도들과 지역사회를 품는 일에 열심을 냈다. 먼저는 미혼모 시설을 지었다. 교회 땅을 기부하고, 건축비의 30%를 감당하여 8가정이 기거할 수 있는 공공시설을 건축했다. 2년여 동안 30여 명의 아이들이 태어났다. 입양을 간 아이들도 있지만, 70% 정도는 엄마가 아이를 키우도록 돕고 있다. 또 코로나19로 힘들어 할 때 교회도 재난지원금을 주었다. 성도 중 100가정, 지역사회 안에 있는 차상위 계층 100가정에게 재난지원금을 전달했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에서, 지역 공무원들이 교회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섬기는 일을 통해 교우들의 의식이 한층 성장해 섬기고 베풀고 환대하는 교회로 변모하고 있다.

박 목사는 “저의 목회철학은 성도들 걱정보다 나를 먼저 걱정하자, 설교 준비하면서 내가 먼저 은혜받자. 내가 성장하면 교회도 성장한다”라면서 어렵지만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들도 먼저 기도하고, 말씀을 실천하고, 성장하면 교회도 성장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박 목사는 “최근 <목회트렌드2023>과 같이 데이터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일련의 움직임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콘텍스트를 이해하면 텍스트를 잘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기에 더해 목회자의 역량 강화, 지성과 영성을 겸비한 목회자가 되기를 힘써야 하리라 본다”면서 “좋은 데이터를 참고하여 더 좋은 길을 목회자들이 제시한다면 한국교회가 부흥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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