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 유지 만족하는 대신 과감한 체질개선과 깊은 헌신의 길 선택
70주년 맞아 전도·선교사역 강화하며 새로운 목회환경 대응 채비

70주년 기념예배와 임직식을 열고 있는 반야월중부교회 성도들.
70주년 기념예배와 임직식을 열고 있는 반야월중부교회 성도들.

이제 막 교회 마당에 들어온 커피트럭으로 시선이 일제히 향했다. 반색하며 다가간 사람들에게 500명분의 갖가지 차가 주문 즉시 건네졌다. 11월 19일 대구 반야월중부교회(서정모 목사)의 설립 70주년 행사는 이렇게 따뜻한 티 파티로 시작했다.

적지 않은 역사를 가진 공동체임에도 반야월중부교회는 낯선 세계와 시대 앞으로 나아가기를 크게 주저하지 않는다. 복음을 더 왕성하게 전파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언제든 기존의 것들을 내려놓고 새롭게 도전할 준비를 한다. 25년 전에도 그런 과감한 선택을 했다.

반야월중부교회는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도전의 길을 택하며 굳센 공동체의 모습을 갖추어왔다. 사진은 예배당 전경.
반야월중부교회는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도전의 길을 택하며 굳센 공동체의 모습을 갖추어왔다. 사진은 예배당 전경.

반야월중부교회의 옛 이름은 달성교회(1964년 달성제일교회로 개명)였다. 1952년 1월 지금의 달성공원이 있는 대구시 중구 달성동의 한 창고에서 몇 명의 학생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것이 정식 교회 설립으로 이어졌다.

달성동에서의 시간들은 나쁘지 않았다. 45년 세월을 이곳에서 보내며 여러 차례 예배당도 새로 짓고, 수많은 믿음의 일꾼들을 키워내며 제법 규모를 갖춘 교회로 성장했다.

그런데 새 천년을 앞둔 즈음 교우들 사이에 진지한 고민이 시작됐다. 지금까지의 한계를 넘어서 더 높이 도약하는 계기가 교회에 필요하다는 공통된 의식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그 결론은 모두가 깜짝 놀랄만한 내용이었다. 서대구 쪽에 있던 교회를 금호강 너머 동대구 쪽으로 옮겨가기로 한 것이다.

23년 동안 반야월중부교회의 영적 항해를 이끌어온 서정모 목사.
23년 동안 반야월중부교회의 영적 항해를 이끌어온 서정모 목사.

마침 인근 지역으로 예배당을 옮겨간 반야월교회의 원래 위치를 새로운 터전으로 삼고, 이름까지 반야월중부교회로 바꾸었다. 같은 대구 시내라도 전혀 다른 환경,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사실상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도전이 21세기의 첫 해부터 시작됐다.

모험적인 항해의 선장 역할은 당시 제7대 담임목사로 갓 부임한 서정모 목사가 담당했다. 서 목사가 가장 먼저 착수한 일은 제자훈련을 도입해 교회의 영적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나름 전통을 지닌 교회에서 새로운 목회시스템으로의 전환은 마냥 쉽지만은 않은 시도였으나, 이미 모든 것을 바꾸기로 한 마당에 못할 일이란 없었다.

믿음의 세대계승이 착실히 이루어진다는 것도 반야월중부교회의 강점 중 하나이다. 사진은 주일학교 유치부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한 모습.
믿음의 세대계승이 착실히 이루어진다는 것도 반야월중부교회의 강점 중 하나이다. 사진은 주일학교 유치부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한 모습.

이후 제자훈련 프로그램은 반야월중부교회에 잘 정착돼 지금까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교회의 중직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과정이 되면서, 일정한 연차가 쌓인 교인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한편으로는 지역사회와 접촉점을 늘리는 노력들이 이어졌다. 지역적 특성을 살려 주변 영세민 가구들에 반찬을 만들어 배달하는 섬김 사역이 시작됐고, 일주일에 세 번씩 거리로 나가 이웃들에게 건빵과 전도지를 나누어주며 복음을 전파하는 이른바 ‘파라솔 전도’ 사역도 꾸준히 전개했다. 그렇게 반야월중부교회는 사람들이 찾는 교회, 평판이 좋은 교회로 자리잡아 갔다.

점차 교회의 지경이 넓어지다 보니 기도 제목들도 많아졌다. 매주 금요일 기도집회는 그야말로 풍성한 찬양과 간구의 시간이다. 성도들은 이 시간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며 전도와 선교, 지역사회 봉사 등으로 세상에 덕을 끼치는 사명을 더욱 굳건히 다진다.

‘은혜에 보답하는 교회’라는 반야월중부교회의 표어는 공동체의 사역을 통해서나, 성도들 개개인의 삶을 통해서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교회’ ‘땅 끝까지 복음 전하는 교회’ ‘진리의 말씀을 바르게 배우는 교회’ ‘훈련과 순종으로 제자되는 교회’ ‘사랑으로 이웃을 섬기는 교회’ 등의 모습으로 구현된다.

늘 새로운 도전이 거듭되었음에도 대를 이어 교회를 지키며 사역의 구심점을 이루는 가문들이 존재한다는 점 또한 반야월중부교회의 자랑이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이웃들과 나누기 위해 준비한 선물바구니들.
추수감사절을 맞아 이웃들과 나누기 위해 준비한 선물바구니들.

대표적으로 달성제일교회 시절 제4대 장로로 임직한 류재양 장로는 건축기성회장과 장학위원장 등으로 앞장서 섬겼고, 반야월중부교회 시대에 전국장로회연합회 회장과 제89회 부총회장을 역임한 후 2007년 원로장로로 추대됐다. 현재는 총회 노회록검사부장을 지낸 류승학 장로와 설립 70주년 기념 임직식에 취임한 류승국 장로 등 두 아들이 대를 이어 시무 중이다.

70주년을 기념해 반야월중부교회는 증경총회장 이승희 목사와 동대구노회 동역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감사예배와 장로 안수집사 권사 등 28명의 직원을 세우는 임직식을 거행했다. 또한 <사진으로 보는 반야월중부교회 70년사> 발간, 담임목사의 <모세오경> 설교집 완간, 태국에 선교지 교회 개척 등의 기념사업들이 이어진다.

늘 그래왔듯이 설립 70주년도 반야월중부교회에게는 또 다른 도전을 위한 준비일 뿐이다. 최근 교회 인근에 혁신도시가 들어서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성도들은 다시금 복음의 검 끝을 벼리고 있다.

서정모 목사는 “더 좋은 교회를 꿈꾸는 우리들의 마음은 언제나 변함없고, 그 비전을 향한 도전도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도 또 앞으로도 에벤에셀의 은혜로 함께 하시는 하나님께 찬양하며 감사를 올린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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