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훈 목사 “교회가 예수처럼 도움 필요한 이웃을 찾아 움직여야 할 때”
CHE 사역으로 교회와 지역사회가 상생…“작은 교회도 쉽게 적용 가능”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할 사명이 있는 기독교인에게 이 세상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고 따르는 기독교인과 앞으로 기독교인이 될 ‘예비’ 기독교인.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성탄절을 맞아, 어떻게 하면 예비 기독교인에게 교회와 복음을 친근하게 전할지 부단히 고민하며 자신이 속한 교회와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방법을 직접 발로 뛰며 찾아 실천하고 있는 목회자와 교회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CHE 사역, ‘마을 지도부터 그리자’

교회 구성원들이 둥그렇게 둘러 모여 교회 인근의 마을 지도를 함께 그린다. 교회, 학교, 아파트 단지, 상가, 편의점, 우체국, 주민센터, 공원, 노인정, 꽃집, 공터, 공영주차장, 쓰레기 소각장, 텃밭, 경찰서, 병원 등등. 그리고 그 중 가장 정비가 덜 돼 있는 곳은 어디인지, 상습적으로 불법 쓰레기가 쌓이고 있는 곳은 없는지,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이 사는 곳은 어디인지 이야기를 나눈다. 그 지도를 중심으로 함께 기도하며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직접 현장을 둘러보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교회가 어떤 일을 도울 수 있을지 알아본다. 그리고 다시 모여 ‘프로젝트 이름-주제성경구절-일정-인원-필요도구-재정계획-방법 및 계획-담당자-기관 및 교회의 협조사항’ 등의 형식으로 각자 기획안들을 내놓고 투표를 진행한다. 그리고 가장 표가 많이 나온 프로젝트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필요한 자원과 인력을 확보하고 실행에 옮긴다. 기존의 일하는 방식처럼 교역자들의 지시에 수동적으로 사역하지 않고 그 지역을 잘 알고 그 곳에 사는 평신도들을 개발한다. 프로젝트는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능력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을 해 부담 없이 지속적으로 단기간에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CHE 사역은 그 사역이 심플해 하기 쉽고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주어 마을에 변화를 일으킨다. 일방적인 구호 방식처럼 교회의 재정만 사용하지 않으면서 믿지 않는 사람들도 함께 동참하도록 해 지역주민들이 교회를 칭찬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만든다.

한국형 지역사회개발 사역을 창안해 소개하고 있는 노지훈 목사는 “초창기 한국기독교 역사 속 선교사들이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을 섬기며 교육, 의료, 복지, 인권회복 등 총체적 변화들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면서 영혼 구원을 했던 것처럼, 코로나 이후 교회는 원래의 기능들을 더욱 회복해 세상이 걱정하는 교회가 아닌 칭찬받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지역사회개발 사역을 창안해 소개하고 있는 노지훈 목사는 “초창기 한국기독교 역사 속 선교사들이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을 섬기며 교육, 의료, 복지, 인권회복 등 총체적 변화들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면서 영혼 구원을 했던 것처럼, 코로나 이후 교회는 원래의 기능들을 더욱 회복해 세상이 걱정하는 교회가 아닌 칭찬받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노지훈 목사(움직이는교회)가 고안한 한국형 지역사회개발(Community Health Evangelism, 이하 CHE) 사역의 대략적인 형태이다.

CHE 사역은 1978년 스탠 롤랜드(Stan Rowland) 선교사가 아프리카 우간다 지역의 가장 가난한 부후구 지역에서 전도, 제자훈련, 교회개척, 지역사회개발을 하나로 통합해 40년 간 시행착오를 통해 검증한 선교전략이다. 처음 빈민가와 밀림 등 선교현장에 맞는 의료선교에서 시작하였으며 2007년부터 도시형 CHE 선교를 전북 익산에서 임상 실험해 도시 교회에 접목시켰다.

노목사에게 훈련을 받는 위원회와 요원들은 지역사회의 필요를 파악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이를 해결하며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게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지역 교회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는 높아지고 칭찬을 받게 된다. 그 후 개개인이 변화되고 역량이 개발되며, 지역사회 전체가 성경적 가치를 따라 총체적 변화와 회복을 경험하면서 마침내 교회에 등록하거나 잠정적 그리스도인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CHE 사역은 단순히 주민들의 육신적 사회적 필요뿐 아니라 정서적, 영적인 필요를 채워주기 때문에 복음을 통한 총체적 삶의 변화가 일어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CHE 사역은 교회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마을 지도를 그리고, 마을을 위해 교회가 할 역할이 무엇인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능동적이며 창의적인 활동이다.
CHE 사역은 교회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마을 지도를 그리고, 마을을 위해 교회가 할 역할이 무엇인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능동적이며 창의적인 활동이다.

지난 2006년 노지훈 목사는 익산에서 꿈이있는교회를 개척해 사역하면서 CHE 사역을 목회에 접목해서 아주 사소하게는 더운 여름날 주민들에게 아이스크림 선물하기, 비오는 날 정류장에서 우산 빌려주기, 폭설 내린 날 동네 눈 치우기부터, 교회 주변 아파트와 상가 청소를 통한 환경개선, 상습 불법 쓰레기 투기 지역 화단 꾸미기 사역, 지역 방역 사업 등을 실천하며 칭찬받는 교회로 성장하였으며 교회에서 이웃에게 찾아가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문을 열어주는 놀라운 결과를 얻게 되었다. 더불어 교회가 속한 지역 대표들의 모임과 주민센터와의 협업 등으로 지역사회의 영향력 확장은 물론 교회 성도들의 역량 또한 길러나갔다.

교회 밖 교회 ‘8주간의 기적’

사역은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8주간의 기적’을 통해 교회밖 교회의 소그룹을 만들어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신체적 사회적 정서적 레슨과 영적인 레슨인 성품레슨을 통해 전도하는 것에 변화를 주었다. 동네 주부를 대상으로 자녀들 아토피 예방 및 치료, 스마트폰 중독 예방, 유괴예방레슨과 고부간의 갈등 및 자녀 양육 등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며 좋은 엄마와 아내로 변화할 수 있도록 교회 밖 교회 전도 소그룹을 개발했다. 변화된 엄마들의 요청으로 아빠 놀이학교를 통한 아빠와 자녀 관계 개선 프로젝트 진행했으며, 자녀들의 게임중독 예방 등 다양한 레슨을 통해 건강한 가정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전달했다. ‘8주간의 기적’은 학습자 중심 훈련(LePSAS)을 적용해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참여자들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도록 되어있으며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삶속에 적용하는 매우 단순하면서 특별한 변화를 일으키는 총체적 사역이다.

수원서부교회는 올해도 김장철을 맞아 김장을 직접 담글 여유가 없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교인들이 함께 모여 김장을 해 지역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를 펼쳤다.
수원서부교회는 올해도 김장철을 맞아 김장을 직접 담글 여유가 없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교인들이 함께 모여 김장을 해 지역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를 펼쳤다.

노 목사는 15년의 다양한 사역을 통해 임상 결과를 얻은 후 “CHE 사역은 각 교회가 처한 상황과 역량에 따라 목회자 가정으로 구성된 작은 개척교회부터 대형교회의 소그룹 모임에까지, 농어촌교회는 물론 도시교회 목회에도 얼마든지 적용이 가능하다”며, “중요한 것은 내 바로 옆의 이웃을 위해 교회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노 목사는 이 일을 위해 교회가 주민센터와 주민자치회 등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추천했다.

노지훈 목사는 2020년 부교역자인 조정환 목사에게 꿈이있는교회 목회사역을 맡긴 후, 안산동산교회에서 서초동에 세운 큰숲플랫에 장소를 임대해 ‘움직이는교회’를 개척했다. 직장인 예배와 연예인 사역(MEJ 대표, YG엔터테인먼트 기도회 인도) 등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직접 찾아가 예배하는 일은 물론, 지역사회선교를 꿈꾸는 교회들에게 CHE 사역을 소개하고 컨설팅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모델교회- 은혜가 임하고 머물고 흐르는 수원서부교회

수원서부교회(이준호 목사)는 2016년 사역 조직을 개편하면서 ‘사회복지사역원’을 두어 기존의 장학위원회, 구제부, 청소년 시설 지원팀 등 유사사역을 통합하고 재정비했다.

수원서부교회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진행한 지역 주민과 감자 나누기 행사에 지역주민들이 줄을 서 교인이 기증한 감자를 배부받고 있다.
수원서부교회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진행한 지역 주민과 감자 나누기 행사에 지역주민들이 줄을 서 교인이 기증한 감자를 배부받고 있다.

당시 사회복지사역원장의 책임을 맡게 된 최상복 장로는 멤버 13명과 함께 동분서주하며 사역원의 목적과 운영 방향을 찾아가던 중 2016년 9월 개최된 ‘제3회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DIAKONIA KOREA EXPO)에서 지역사회, 다문화, 북한, 소외계층 등에 대한 학술토론회 방청객으로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사회복지 사역을 하는 세이비어교회 등 모범교회들을 벤치마킹하기로 하고 인근 교회 탐방을 실시했다.

한편으로는 교회 인근에 위치한 미얀마인 및 네팔인 노동자 쉼터에 한국어 교육 및 생필품 지원, 주민센터와 연계해 독거노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한 텃밭 가꾸기 사역, 맞벌이 부부 자녀들의 방과 후 학업을 지도하는 ‘우리 아지트’ 사역, 정자동 장학회와 연합한 청소년 장학금 지원 등 교회가 봉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협력하고 정자2동 주민자치회의에도 참여하며 지속적인 교류를 진행했다.

또한 사회복지사역원에 기존의 기획팀, 긍휼팀, 청소년팀, 장학사역팀에 지역사회섬김팀과 다문화섬김팀을 신설해 6개 팀으로 사역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2018년 ‘제1회 지역사회섬김학교’를 개설, 이웃 섬김에 대하여 많은 성도들의 공감대를 형성했고 강사로 참석했던 익산꿈이있는교회의 노지훈 목사를 통해 CHE 사역의 개념을 소개받고 이를 사회복지사역원에 적용, 보다 체계적으로 사역원을 조직해 나가기 시작했다.

수원서부교회 교인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정자2동과 송죽동 지역 골목과 사각지대를 청소하며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지역사회 클린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수원서부교회 교인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정자2동과 송죽동 지역 골목과 사각지대를 청소하며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지역사회 클린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최 장로는 “CHE 사역의 매력은 지역사회와 소통하면서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사역을 주민들과 함께 개발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흘러가게 하는 것”이라며, “해외뿐 아니라 국내 농어촌은 물론 도시지역에서도 얼마든지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교회가 꾸준히 진행해 온 사역으로 인해 수원시자원봉사단체 인증서를 받게 되었고 지속적으로 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추진해 성도들은 물론 지역청소년들을 비롯한 주민들이 교회의 봉사활동에 참여하면 봉사점수를 부여하는 기관으로 더욱 활발한 지역사회 복지 사역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후임으로 2019년부터 사역원장을 맡은 정민희 장로는 교회 인근인 정자2동과 송죽동 지역 골목과 사각지대를 청소해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지역사회 클린운동’을 기획하였고 매주 토요일마다 청년부를 포함한 교인들이 당번을 정해 지역사회를 더욱더 발전적으로 섬기고 있다.

미얀마 근로자 쉼터 리모델링.
미얀마 근로자 쉼터 리모델링.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국내의 모든 교회들의 사역이 움츠려 들었지만 수원서부교회는 당회를 열어 부활절 헌금 전액을 지역사회를 돕는 일에 사용할 것을 결의한 후, 교인들이 힘을 합쳐 방역 마스크를 제작해 필요한 이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교회 인근 상가와 정류장을 비롯해 방역을 요청하는 곳을 향해 장비를 들고 나섰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농촌지역을 선정해 교회가 농산물을 구매해 선물꾸러미 형식으로 지역사회 독거노인을 비롯한 어려운 이웃에게 나눈 ‘힘내라 우리 동네’ 캠페인도 전개했다. 이 일이 큰 호응을 얻어 지난해도 동일하게 부활절 헌금 전액을 지역사회를 돕는 일에 사용했다.

그 외에도 정자2동과 함께 협의해 외국인 근로자 쉼터 지원 및 숙소 시설 개선 지원, 사랑의 김장 나눔, 지역사회 반찬 및 생필품 나눔 사역, 사랑의 헌혈 운동, 상가 유리창 닦아주기 등 다양한 사역을 전개하며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최 장로는 “누가복음 10장 27절 말씀처럼 ‘마음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는 일을 위해 계속해서 지역사회와 소통하여 섬김이 필요한 부분을 찾고 적합한 방법들을 연구, 예수 그리스도께 받은 사랑으로 실천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며 또한 마태복음 5장 16절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는 말씀 따라 지역사회가 인증 하는 교회가 되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은혜의 복음으로 나아오게 함으로 하나님나라를 이루어 가는 서부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마을 지도 그리기.
마을 지도 그리기.

뉴노멀시대를 살아가는 한국교회는 사회적 신뢰도를 잃어버린 안타까운 상황 속에 처해 있다. 이런 시기 CHE 사역은 지역사회를 교회가 어떻게 섬길 수 있는지를 가르쳐준다.

노지훈 목사는 “이 땅에 성육신 하신 그리스도께서 가장 낮고 낮은 자리까지 찾아오신 것처럼 한국교회는 다시 세상 속의 빛과 소금으로 본을 보이며 섬겨야 한다”며, “초창기 한국기독교 역사 속 선교사들이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을 섬기며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영적인 변화뿐 아니라 총체적 변화들을 통해(교육, 의료, 복지, 인권회복 등) 세상을 변화시키고 인정받으며 영혼 구원을 했던 것처럼 코로나 이후 교회는 원래의 기능들을 더욱 회복하여 세상이 걱정하는 교회가 아닌 칭찬받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