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미국 본토에서 출발한 전략수송기 ‘C-17’이 지난 11월 16일 미군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헬기를 5대까지 실을 수 있는 대형수송기가 온 이유는 한 가지다. 지병을 앓던 주한 미공군 병사가 치료를 받던 중 코로나19까지 확진되며 생명이 위독했기 때문이다. 회복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비행단은 미국 공군기동사령부에 그의 이송을 요청했다. 공군사령부는 즉각적으로 수송기를 보냈다. 각종 의료장비를 갖추어 ‘하늘을 나는 병원’이라고 불리는 비행기가 단 하루 만에 날아와 환자를 태우고 곧장 미국으로 돌아갔다. 살아날 가능성이 매우 낮은 한 병사를 위해 엄청난 비용을 쓴 것이다. 2020년에도 미군 부부가 낳은 생후 6주된 쌍둥이 미숙아도 태워갔다. 전담 의료진과 인큐베이터까지 갖춘 그 비행기 덕에 아이들은 치료를 잘 받았다고 한다.

C국에 들어가서, 30일간 여행허가를 받아 나온 N국 사람에게 세례를 베푼 적이 있다. 선교사가 꾸준히 접촉한 결과 복음을 받고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했기에 급하게 날아갔다. 밤새 교육과 기도를 하고 세례를 베풀었다. 그는 큰 감동을 받았다. “정말 나 한 사람을 위해 오셨어요?”, “예, 오늘 도착해서 4시간 자동차를 타고 여기 왔습니다. 오늘 밤 지나면 다시 돌아갑니다.”

자기 한 사람을 위해 멀리 날아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감동했다. 누가 한 사람을 위해 돈과 시간을 쓰고 또 위험을 감수하면서 찾아오겠는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그 일을 할 수 있었음에 감격했다. 바쁘게 새벽에 한국으로 돌아오는 나를 배웅하는 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돌아오는 내내 그의 약속이 가슴에 남았다. “집에 돌아가면 반드시 나도 전도하겠습니다.”

그 나라에서는 그것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기에 마음은 참 무거웠다. 그러나 그 약속만으로도 피곤함이 싹 가셨다. 그래서 그 위험한 일을 거듭할 수 있었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섬김. 그것을 위해 지불된 비용이 크지만 어찌 한 사람의 생명값과 견주겠는가. 사람은 그만한 가치가 있음을 주님도 말씀하셨다. 바로 그 가치에 공감하고 행동할 수 있는 나와, 그런 나를 지원하는 교회가 꽤 괜찮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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