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설립 이후 국내외 선교 힘쓰며 이웃에 사랑받는 공동체 자리매김
모든 세대 역동성 넘치는 영적군사로 세우기 위해 과감한 투자 실천한다

지난 110년 동안 대구 효목교회는 마치 ‘큰 바위 얼굴’처럼 늘 이웃들 곁에 서있었다. 사진은 예배당 전경.
지난 110년 동안 대구 효목교회는 마치 ‘큰 바위 얼굴’처럼 늘 이웃들 곁에 서있었다. 사진은 예배당 전경.

대구의 구도심과 신도심의 풍경이 극명히 대조되는 위치에 효목교회(홍석은 목사)가 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동구와 수성구가 나뉘는 지역에서 강산은 열한 번이나 변했지만, 효목교회는 늘 그 자리에서 끄떡없이 긴 세월을 버텨왔다.

1912년 10월 30일은 효목교회의 설립일이다. 앞서 1910년 대구 최초의 교회인 남성정교회(현 대구제일교회) 기도처로 세워졌다가, 2년 만에 정식 교회로 분립했다. 일제의 국권침탈과 이에 맞서는 항일운동이 전개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효목교회는 빠르게 자리를 잡아갔다. 급격한 성장세 속에서 설립한지 7년 만에 대구신천교회를 분립하기도 했다.

특히 윤두환 현 원로목사가 부임한 1970년대에 교회는 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여러 훈련과정을 도입해 헌신된 일꾼들을 세우며 안정기를 구가했다. 국내외 선교역량도 점점 커져 많은 선교사와 교회들을 돕고, 총회세계선교회 산하 지역선교훈련원(LMTC)을 운영할 정도가 됐다.

그런 가운데 효목교회는 목회하기 더 괜찮은 지역으로 떠날 기회들을 얻었지만 결국에는 늘 효목동을 지키는 선택을 했다. 설령 예배당을 넓혀야 하는 일이 생기고,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들이 나와도 주민들을 위한 무료 주차장은 항상 남겨두며 마을의 일원임을 입증했다.

기념행사로 마련한 찬미워십 초청 찬양집회.
기념행사로 마련한 찬미워십 초청 찬양집회.

신뢰는 그렇게 쌓였다. 늘 자신들의 곁을 지키고 있는 교회, 자신들의 힘든 처지와 상대적 박탈감까지 알아주는 교회. 그렇게 이웃들에게 효목교회는 늘 친구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효목교회도 변화의 길을 찾아가야 했다. 이웃들에게 더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가 더욱 튼실해져야 했기 때문이다. 교회가 사실 너무 오랫동안 정체상태에 머물러있었기 때문에, 심기일전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은 구성원들 모두가 느끼던 중이었다. 그러던 차에 마침 올해 설립 110주년이라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교회설립 110주년 기념비 제막을 각 세대 대표들이 함께 하는 모습.
교회설립 110주년 기념비 제막을 각 세대 대표들이 함께 하는 모습.

2016년 효목교회 다섯 번째 위임목사로 부임한 홍석은 목사는 먼저 내부 정비에 착수했다. 건축한 지 40년이 넘은 예배당의 보수작업과 교육관 신축작업을 통해 외관을 산뜻하게 바꾸었고, 낡은 채로 방치되어있던 종탑 또한 대대적으로 보수했다.

지난 10월 29일에는 헌당식과 함께 효목교회 설립 110주년을 기념하는 제막식이 열렸다. 교우들과 동대구노회 동역자들이 기쁨을 함께 나누는 가운데, 담임목사와 주일학교 청년 남녀전도회 등 각 세대 대표들이 복원된 종을 힘차게 울리며 새로운 전진을 선포했다.

홍석은 담임목사는 사람 키우는 사역에 집중할 것을 다짐한다.
홍석은 담임목사는 사람 키우는 사역에 집중할 것을 다짐한다.

또한 기념행사로 부흥집회 새가족초청주일 찬미워십찬양집회 대구장로합창단초청공연 등을 연속으로 개최했다. 언뜻 보면 대개의 교회들이 흔하게 치르는 기념행사처럼 보이지만, 효목교회 입장에서는 조금 다른 뜻도 담겨 있다.

“세대의 단절을 해소하는 일이 담임목사로서는 가장 큰 고민입니다. 앞선 세대의 헌신적인 신앙을 어떻게 다음세대에게 전달할까 궁리하다가, 기념비 제막식과 타종식을 각 세대 대표들이 나란히 서서 함께 하는 방식으로 꾸몄습니다. 같은 이유로 다른 기념행사들도 모든 세대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며 공유하는 형태로 진행한 것입니다.”

홍석은 목사는 이처럼 세대의 조화와 계승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한다. 자신의 목회철학을 교회 이름인 효목(HYOMOK)의 알파벳 철자들로 표현한 가운데, 두 번째 항목인 Y를 ‘젊은 교회 공동체’(Youth)로 정한 것 역시 동일한 맥락이다.

효목교회의 주일예배 풍경. 기성세대와 다음세대가 함께 역동성을 발휘하는 ‘젊은 교회’를 효목교회는 지향한다.
효목교회의 주일예배 풍경. 기성세대와 다음세대가 함께 역동성을 발휘하는 ‘젊은 교회’를 효목교회는 지향한다.

‘젊은 교회’는 단순히 물리적인 나이를 지칭하는 게 아니다. 10대이든 70대이든 역동성 넘치는 신앙의 세대로 살아가자는 뜻이다.

효목교회가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우는 사역 중 하나인 금요전도사역에는 지금도 60대 이상의 시니어세대들이 가장 열심히 참여한다. 코로나19 이후 예배 인원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도 재정규모는 예년과 차이 없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 또한 교회에 대한 기성세대의 꾸준한 사랑과 충성의 자세가 뒷받침한 덕분이었다.

기성세대들이 이러한 활기찬 신앙을 계속해서 유지하며 후세들이 본이 될 수 있도록, 다음세대들은 선배들의 장점을 고스란히 물려받는 가운데 창의적인 사역들을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효목교회는 많은 힘을 기울인다.

다행히도 교육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품은 교사들이 여전히 각 부서에 포진해있어 ‘젊은 교회’를 향한 전망은 그리 어둡지 않다. 또한 신축한 교육관에 도서관 놀이방 등 온갖 시설들을 설치하는데 아낌없이 투자를 한 데에도 ‘언제나 청춘’인 교회의 모습을 향한 기대가 담겨있다.

홍석은 목사는 “앞으로 온 세대가 함께 예배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구현해보려 합니다. 이 예배공동체가 점차 선교공동체, 사역공동체로 성장토록 ‘사람을 키우는 일’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세대가 그리스도의 사랑받는 자녀의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나고, 대구와 민족과 열방을 복음으로 점령하는 영적 군사로 함께 일어서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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