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복협, ‘2022 한국 대학생 의식 생활 조사’
취업 스트레스 77.6%…종교 필요성 26.3%

2022년을 살아가는 한국의 대학생들은 취업 스트레스와 경제적 어려움, 관계성의 약화 등으로 생활 속의 무기력과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종교를 찾는 청년들은 오히려 갈수록 줄고 있다. “종교가 필요 없다” 말하는 청년 대학생들에게 교회는 과연 적절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반성과 대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학원복음화협의회(상임대표:장근성 목사·이하 학복협)가 이 시대 청년들의 삶 전반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2022 한국 대학생의 의식과 생활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11월 15일 서울 종암동 성복중앙교회(길성운 목사)에서 열린 ‘2022 캠퍼스청년사역컨퍼런스’는 조사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교회의 전도 전략을 도출해 청년 사역의 미래를 모색해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경제 현실에 미래 비관, 투자로 눈길 돌려

우선 이 시대 청년대학생들은 우리 사회의 현실에 대해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된 사회’(89.2%)로 규정짓고, ‘더 높은 계층으로 상승하는 게 매우 어려운 사회’(86.3%)라고 인식했다. ‘원칙이 무너지고’(82.0%) ‘실력만으로 인정받기 힘든’(76.9%) 현실 앞에서 상당수(72.8%)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현실’에 속상해하고 있었으며, 절반(54.2%)만이 ‘앞으로 나아질 희망이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었다. 대학생의 17.3%가 개인 빚(개인생활대출, 학자금대출, 카드론 등)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진로/취업’(38.6%)일수밖에 없고, 가장 큰 고민 역시 ‘진로/취업문제’(61.6%)가 압도적이었다. 관심과 고민은 스트레스로 이어져 4명 중 3명(77.6%)이 취업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었다. 특히 가정경제수준이 낮을수록 더 많은 취업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스스로를 ‘하층’이라고 답변한 학생들의 경우 83.3%의 높은 수치를 보였다. 아무래도 취업의 절박성이 더 크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청년들이 돌파구로 찾은 것이 경제 투자 활동이었다. 물론 전통적인 ‘저축’(65.6%)과 ‘적금’(53.4%)을 가장 많이 하고 있었지만, ‘국내 주식’(44.8%)과 ‘해외 주식’(21.2%), ‘암호화폐’(16.3%) 등 리스크를 동반한 투자 활동 역시 활발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 무기력 호소하지만…탈종교는 가속화

그렇다면 청년대학생들은 자신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현재 삶에 대한 인식을 묻자 ‘만족한다’가 61.1%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지만, ‘거의 매일 피곤하거나 에너지가 생기지 않는다’(42.6%), ‘거의 하루 종일 슬프거나 짜증난다’(25.0%)는 응답이 뒤를 이어 생활 속의 무기력과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었다.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은 4명 가운데 1명(24.8%)을 ‘자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 있다’고 응답하게 만들었고, 지난 1년간 불안증과 수면장애, 우울증 등을 경험했다는 답변율은 이보다도 높았다.(38.4%) 위기에 몰린 대학생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들 중 대부분(60.9%)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고, 고민을 ‘혼자 해결’하는 경우가 39.2%로 가장 높았다.

문제는 이 같은 생활에도 불구하고 ‘종교의 필요성’을 느낀 응답자가 26.3%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종교를 갖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26.3%에 불과했는데, 이는 5년 전 조사 당시 32.3%와 비교해 6%나 감소한 것이다. 2030세대의 탈종교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어 ‘종교를 아예 포기하고 싶다’는 응답이 13.7%로 2017년 대비 5.9% 증가한 상황에서 종교가 없는 학생들 가운데 종교를 믿을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8.7%에 불과해 청년대학생들의 탈종교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더 큰 우려는 무종교인 및 종교를 바꾸고 싶다는 이들로부터 향후 믿고 싶은 종교로 그동안 기독교가 수위를 지켜왔던 것과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3대 종교 중 가장 낮은 20.8%(2017년 35.0%)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불교가 2017년 26.0%에서 크게 증가한 45.5%로 가장 높았으며, 천주교(29.9%)는 직전 조사 결과(29.6%)와 큰 차이가 없었다. 탈종교화와 더불어 반기독교 정서까지 확산되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번 조사에서 기독대학생의 비율은 2017년 조사 때(15%)와 유사한 수치(14.5%)를 보여 3대 종교 중에는 가장 높았다.(불교 6.6%, 천주교 4.9%) 다만 교회 출석 여부에 대해서는 ‘출석한다’는 학생은 58.3%에 불과했고,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대학생’이 2017년의 28.3%보다 13.4% 증가한 41.7%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대학생들의 신앙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 탓이다.

"청년들에 권위 아닌 소통으로 접근해야"  

연구 결과를 총평한 학복협 캠퍼스청년연구소장 김성희 목사는 “지난 5년간 코로나19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서 청년대학생들도 큰 변화를 마주했다”며 “지금 청년들은 탈출하고 싶어 한다. 그들의 문화가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자신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여러 면에서 이전 세대와는 너무도 다른 새로운 세대가 일어난 것”이라면서 “이들을 품고 기도하며 다음 세대로 세우는 일에 더욱 헌신하자”고 당부했다.

종교사회학자인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도 “청년 세대에게 일방적인 메시지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권위적인 방식보다는 함께 소통하고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리에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기독교 진리가 청년 세대에게 더욱 적실성 있는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이번 조사는 8월 17일부터 31일까지 14일간 대한민국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부생(2~4년제) 및 석·박사생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개신교 대학생 분석은 일반 대학생 중 무작위 추출된 개신교인 145명에 보완 확보한 200명을 합한 345명을 대상으로 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1000명 기준)다.

한편 학복협은 캠퍼스 복음화 및 청년 사역을 위한 기초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전반적인 생활 및 사회 그리고 종교 의식과 생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대규모 조사를 실시해오고 있다. ‘한국 대학생의 의식과 생활에 대한 조사 연구’는 2005년 처음 시작돼 이번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2012년부터는 조사 연구의 주기를 5년으로 정하고 지앤컴리서치, 목회사회학연구소와 협업하고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긴급히 ‘코로나19 시대의 대학생 의식과 생활에 대한 조사 연구’를 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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