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난 겪는 피란민 정착에 도움…전쟁의 고통 멈추고 평화와 생명 넘쳐나길 기원

익산 예안교회 오주환 목사가 우크라이나 우물복구 후원금을 권성봉 선교사에게 전달하고 있다.
익산 예안교회 오주환 목사가 우크라이나 우물복구 후원금을 권성봉 선교사에게 전달하고 있다.

지난겨울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계절이 돌아 다시 겨울을 맞는 상태가 됐다.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었으며, 일촉즉발의 상황은 여전하다. 그래도 전쟁의 종식과 평화를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조심씩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 일상의 회복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식수의 확보이다. 수도 키이우 등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상수도 공급시설이 부족하기에 우크라이나 주민들 상당수는 우물에 의존한다. 그런데 침략군들이 우물들을 마구잡이로 파괴하는 바람에 피난민들의 복귀가 더 어렵게 된 것이다.

오랫동안 우크라이나에서 교회들을 돌보며 신학교 사역을 펼쳐온 총회세계선교회(GMS) 소속 권영봉 선교사가 우물파기 사업에 착수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와 국내를 오가며 활동 중인 권 선교사는 현지인 사역자들을 통해 일단 현황 파악부터 시작했다. 그 결과 우물복구가 시급한 지역이 대략 38곳으로 나타났다.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자금을 끌어 모아 우물 4개를 복구할 수 있었으나, 나머지는 기약이 없었다. 그렇게 사업이 난항에 빠졌을 때 익산 예안교회(오주환 목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온 성도들이 염려하며 기도하고 있으니 한 번 방문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권 선교사는 간증과 선교보고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우물복구 사업의 긴급한 필요에 대해 호소했다. 청중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예안교회 방문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두 번째 방문 요청이 있었고, 11월 9일 권 선교사가 다시 찾아갔을 때 예안교회는 큰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다. 34개 우물을 파는데 필요한 비용 1020만원을 마련해 건네준 것이다.

“첫 우물들을 복구한 후 현지인들에게 ‘기도합시다. 하나님께서 준비한 사람을 통해 일하실 것입니다’라고 격려하며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예안교회를 통해 이토록 빠르게 응답하셨습니다. 참으로 신묘막측한 주님의 공급하심을 찬양합니다.”

이렇게 고백하는 권 선교사는 우물복구 사역에 이어 앞으로 피난민들과 전쟁피해자들을 위한 의약품 공급사역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힌다. 또한 성도들의 대규모 이주에 따른 예배 공간 확보를 위해서도 기도해 달라고 당부한다.

오주환 목사도 “권 선교사님의 기도처럼 주께서 우크라이나를 복음의 강대국, 선교의 강대국으로 회복시켜주도록 예안교회도 함께 간구하며, 앞으로도 열심히 도울 생각”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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