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현교회·오페라단 ‘창’ 6일 창작극 〈아버지〉 공연
"기독 콘텐츠로 더 많은 사람들이 감동 받기를 바라"

산정현교회(김관선 목사) 솔리스트로 구성된 오페라단 ‘창’이 그들의 두 번째 창작오페라 <아버지>를 선보였다.

산정현교회와 오페라단 ‘창’은 기독문화를 널리 알리고 발전시키겠다는 취지로 오래 전부터 <라보엠>, <사랑의 묘약> 등 명작 오페라를 교회 등 다양한 공간에서 공연해왔다. 그리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지난 5월에 첫 번째 창작오페라 <아기돼지 삼형제>를 무대에 올리며 기독문화 콘텐츠 창작에도 나섰다. 그로부터 5개월 후, 11월 6일 산정현교회 주일테마예배에서 또 다른 창작오페라 <아버지>의 막이 올랐다.

<아버지>는 전작 <아기돼지 삼형제>와 마찬가지로 기존 오페라 아리아에 기독교적 가사를 덧입힌 ‘콘트라팍툼(contrafactum)’ 형식을 차용했다. 다만 전작이 동화를 토대로 한 어린이 대상의 작품이라면, <아버지>는 성경이 바탕이 된 어른 대상의 오페라라는 게 차이점이다. 작품 제목처럼 누가복음 15장의 탕자 이야기에서 크고도 한없는 아버지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화창한 아침, 손꼽히는 부호인 김 회장의 집에서 요한 스트라우스의 ‘봄의 소리 왈츠’(Fruhlingsstimmen Walzer)가 울려 퍼진다. 그 노랫말처럼 김 회장 댁은 화려해보이지만, 사사건건 분란을 일으키는 둘째 아들이 골칫거리다. 둘째는 형과 형수를 못마땅해 했고, 이들의 갈등은 베르디의 오페라 <에르나니> 중 삼중창 ‘외롭고 비참하게’(Solingo, errante e misero)를 통해 묘사된다. 급기야 둘째는 아버지에게 유산을 미리 달라며 출가를 선언한다.

휘황찬란한 도시에 선 둘째는 그를 유혹하는 여인들과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저녁바람이 부드럽게’(Sull' aria che soave zeffiretto)를 열창하며 건물주를 꿈꾼다. 반면 그런 둘째를 노리는 사기꾼들은 로시니의 오페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중 ‘떠나기 전에’(Pria di dividerci da voi)를 흥얼거리며 둘째를 수렁에 빠뜨린다. 방탕한 삶을 살다 사기까지 당한 둘째는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야 만다.

이어 차가운 거리에 비제의 오페라 <진주조개잡이> 중 ‘신성한 사원에서’(Au fond du temple saint)가 흐른다. 거지꼴을 한 채 쓰러진 둘째는 “하나님 자비를 베푸소서. 사랑하는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소서”라며 절규하고. 동시에 고향집에서 아버지가 “나의 주여 은혜를 베푸소서. 아들아 돌아오라”고 기도하는 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다.

비로소 둘째가 돌아왔다. 아버지는 둘째를 힘껏 포옹하고, 둘째는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잔치가 열린 김 회장 댁,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 중 ‘드링킹 송’(Drinking song)을 합창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

오페라단 ‘창’은 5개월간의 준비 끝에 이날 <아버지>를 무대에 올렸고, 그런 노력은 감동과 웃음으로 고스란히 객석에 전달됐다.

김선용 연출은 대본작업에 선곡과 개사까지 하는 등 지난 5개월을 쉴 틈 없이 보냈다. 더욱이 둘째 아들 역까지 맡은 그는 “창작은 매번 힘들지만, 배우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자는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 그랬기 때문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공연이었다는 평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버지로 분한 바리톤 김현 전도사는 오페라 <돈 카를로> 중 ‘로드리고 아리아’와 오페라 <에르나니>의 ‘카를로스 아리아’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소화하며, 아들을 향한 그리움과 변치 않는 하나님의 사랑을 유감없이 표현했다. 아울러 큰 아들 역의 바리톤 백의현, 며느리 역의 소프라노 윤나리, 가정실장 역의 소프라노 김성희도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공연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선곡과 개사에 협력한 데 이어, 홀로 피아노 연주를 도맡은 산정현교회 이미원 사모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보다 성경적인 작품을 무대에 올리자고 제안하며 <아버지> 공연을 지원했던 김관선 목사는 “저 역시 <아버지>를 보며 감동을 받고 울고 웃었다. 특히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이처럼 교회가 만든 기독문화 콘텐츠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길 바라고, 계속해서 기독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공연문의:오페라단 ‘창’(010-4785-3580)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