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 당한 신포항교회
참담한 상황에서 전국 교회 사랑 체험해
교회 복구보다 고통 당한 이웃 먼저 돌봐
"사랑을 흘려보내는 교회가 되겠습니다”

신포항교회는 2개월 전 태풍 힌남노에 휩쓸렸다. 침수됐던 당회실과 식당 등 예배당 1층은 여전히 복구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성도들은 예배당 복구를 미루고, 수해를 당한 지역 주민들을 돕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성도들이 서울광염교회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에서 지원한 쌀과 라면을 지역 상인과 주민들에게 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신포항교회는 2개월 전 태풍 힌남노에 휩쓸렸다. 침수됐던 당회실과 식당 등 예배당 1층은 여전히 복구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성도들은 예배당 복구를 미루고, 수해를 당한 지역 주민들을 돕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성도들이 서울광염교회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에서 지원한 쌀과 라면을 지역 상인과 주민들에게 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포항 시내를 지나서 공업단지에 들어섰다. 포스코와 연관한 철강기업들이 이어져 있다. 공업단지와 칠성천 사이에 대송면 제내리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마을은 깨끗하고 평온하다. 태풍 힌남노에 휩쓸린 흔적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문을 닫은 음식점들, 진열대에 제품 몇 종류만 놓인 편의점 등에서 태풍의 여파를 볼 수 있다. 편의점을 지키던 할머니는 “70살이 넘은 내가 이 (출입구) 철문을 붙잡고 버텼어. 놓쳤으면 물에 휩쓸려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듬성듬성 영업을 하는 상가들을 신포항교회 성도들이 일일이 찾아다니고 있었다. “어머니, 교회에서 왔어요. 수해를 입은 상가 주민들에게 쌀과 라면을 드리려고요.”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의 노란 조끼를 입은 성도들은 손수레에 쌀과 라면을 가득 싣고 지역 상인들에게 전했다. 예상하지 못한 방문과 위로에 상인들은 놀랐고 너무 고맙다며 얼싸 안았다. 성도들은 10월 23일과 30일 2주일 동안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 상인들과 큰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쌀 200포대와 라면 200박스를 나누었다.

신포항교회가 있는 제내리 마을 일대는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9월 6일 새벽에 400밀리미터의 폭우가 내리며 칠성천이 범람하고 제방이 무너졌다. 마을의 주택 90%가 침수됐다. 신포항교회 예배당도 1층이 물에 잠겼다. 침수됐던 식당과 당회실을 아직 수리하지 못했다.

천장이 내려앉은 당회실에서 천영길 목사는 “예배당 1층과 사택이 가슴 높이까지 물에 잠겼습니다. 공단의 온갖 쓰레기가 마을로 밀려들고 물이 빠질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한마디로 참담했습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천영길 목사가 침수됐던 예배당 1층 당회실에서 피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천 목사는 수해를 입은 후 정말 참담했지만, 전국 교회에서 상상할 수 없는 사랑을 받았다고 고마워했다.
천영길 목사가 침수됐던 예배당 1층 당회실에서 피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천 목사는 수해를 입은 후 정말 참담했지만, 전국 교회에서 상상할 수 없는 사랑을 받았다고 고마워했다.

그러나 참담한 마음은 감동과 감사로 바뀌었다. 맨 처음 달려온 <기독신문>을 비롯한 언론매체들이 수해 상황을 알렸다. 전국에서 교회와 성도들이 위로 전화를 하고 특별헌금을 보냈다. 천 목사는 “저와 성도들은 이번 태풍 피해를 겪은 후 너무 감사했고 정말 감동을 받았습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을 많이 주셔서...”라며 울컥했다.

천 목사는 침수피해로 인한 어려움과 고통보다, 절망 속에서 체험한 하나님의 은혜와 형제 교회들의 사랑이 더 컸다고 말했다. 하나님이 주신 가장 큰 은혜는 “우리 교회처럼 지역 주민들도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천 목사는 이웃의 고통을 느끼고 “교회가 이 때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했다.

우태현 장로는 “교회와 사택까지 침수된 사태를 겪고 정말 좌절해 있었습니다.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그동안 모아놨던 구제비 300만원을 수해를 당한 주민들을 위해 사용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신포항교회의 많은 성도들이 피해를 입었지만, 목적대로 온전히 지역 주민을 위해서만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신포항교회 성도들은 생필품을 구입해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이웃들과 어려운 주민들에게 전했다. 하지만 도와야 할 이웃들이 많았다. 천 목사는 성도들과 다시 기도했단다. “우리가 가난한 교회다보니, 하나님께 기도를 좀 했습니다. 지역의 이웃들을 도와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요.”

도움을 주겠다는 교회들에게 쌀과 라면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많은 주민들이 벽지와 장판만 교체하고 침수됐던 방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힘든 이웃들을 돕고 싶다고 했다. 물에 잠긴 예배당과 사택 수리 보다, 고통을 당하는 이웃을 우선했다.

신포항교회는 수해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교회들이 보낸 구호물품을 지역 주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번에 지역 상인들과 주민들에게 전한 쌀과 라면도 서울광염교회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에서 지원받은 물품이었다.

신포항교회 성도들이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 지역 상인들에게 쌀과 라면을 전달하고 있다. 신포항교회는 수해 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 전국 교회들이 보낸 구호물품을 지역 주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신포항교회 성도들이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 지역 상인들에게 쌀과 라면을 전달하고 있다. 신포항교회는 수해 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 전국 교회들이 보낸 구호물품을 지역 주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신포항교회에 다시 전국 교회의 사랑이 밀려왔다. 송내사랑의교회(박명배 목사)는 예배당 1층 수리를 해주겠다고 했다. 11월 4일부터 8일까지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의 ㄱ교회는 완전히 침수되어 생활할 수 없게 된 사택을 보고, 새 사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교회 전문 건축업체인 개미건축선교회(대표:정인균 목사)는 자재비 정도만 받고 교회 2층 본당과 자모실 등을 리모델링 해주기로 했다. 거창 마리교회에 출석하는 김진우 장로는 운영하는 청소업체를 통해 침수 당한 예배당과 사택을 말끔히 치워주었다. 거창군사회복지협의회 좋은이웃들, 한동대 기적의프로젝트 팀 등 단체들도 지원에 나섰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는 말씀을 신포항교회는 체험하고 있었다.

천영길 목사는 상상할 수 없는 사랑과 기적을 체험하고 있다고 했다. “크게 지원해 주신 큰 교회들과 우리 교회보다 더 작은 교회들도 헌금을 보내주셨습니다.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사랑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모든 교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전국 교회에서 보낸 사랑을 받으면서 ‘선한 영향력’을 배웠다고 말했다. “예수님께 받은 사랑을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것, 삶 속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나타내는 것이 선한 영향력임을 보고 배웠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흘려보내는 목회자, 예수님의 사랑을 흘려보내는 교회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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