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 "함께 슬퍼하며 기도" 담화
부상자 치료 등 수습ㆍ대책 당부도

사고 이튿날인 10월 30일 참사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조화를 놓으며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있다.(사진=권남덕 기자)
사고 이튿날인 10월 30일 참사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조화를 놓으며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있다.(사진=권남덕 기자)

온 나라가 깊은 슬픔에 빠졌다. 핼러윈을 앞둔 주말 밤 약 10만명의 인파가 몰린 서울 이태원에서 압사 등 3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최악의 참사가 발생한 것. 주일 새벽 들려온 가슴 아픈 소식에 교회들마다 함께 기도하며 슬픔을 나눴고, 한국교회는 사고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며 회복에 힘을 모을 것을 약속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권순웅 총회장은 10월 30일 발표한 ‘함께 슬퍼하며 기도합시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에서 “이태원 압사사고로 귀한 생명을 잃어버린 일이 일어났다. 어떤 말로 위로하며 아픔을 대신 할 수 있겠나”라며 “이 비극의 자리에 그저 함께 슬퍼할 뿐”이라고 말했다. 권 총회장은 “슬픔과 애도의 자리에서 교회는 스스로를 돌아본다”면서 종교개혁 505주년을 맞아 ‘오직 성경’, ‘오직 예수’,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붙잡고, “샬롬부흥의 직분자로 우는 자와 함께 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류영모 목사·이하 한교총)은 긴급성명을 내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이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부상당한 이들의 하루 빠른 회복과 슬픔을 당한 유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했다. 이와 더불어 한교총은 국가애도기간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11월 5일 서울 도심에서 개최 예정인 <코리아퍼레이드>를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대표회장:김현성 변호사)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당국은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고, 더 이상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치료와 지원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도 총무 명의 애도 메시지에서 실종자 가족들의 찢어진 마음을 하나님께서 어루만져 주시기를, 만남의 기적을 베풀어 주시기를 간구했다.

이번 참사에서 10대와 20대 등 젊은 층의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공동으로 입장문을 낸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이재훈 목사)와 기독교학교연합회(이사장:이영선)는 “이번 참사를 정쟁으로 삼으려는 모든 시도를 멈추고 고통 가운데 있는 자들과 함께 울며 위로하고 조속한 수습에 전념해야 할 때”라며 전국 기독교학교 구성원들이 공동기도문 등을 통해 함께 애도할 계획을 알렸다. 또한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대표회장:소강석 목사)는 생명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정부와 국회를 향해서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가는 정책을 펴줄 것을 요청했다.

이밖에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이태원 참사로 절망에 빠진 피해자 가족들에게 위로금 10억 원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영훈 목사는 “교회는 성경의 말씀처럼 슬퍼하는 자들과 함께 울며 고통 중에 있는 분들을 위로하고자 우리의 할 바를 다할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이 일에 함께 나서주기를 기대했다.

참사와 관련해 목회사회학연구소 대표 조성돈 목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국가적 재난 앞에서 애도와 위로를 전하는 교회의 모습을 기대한다”며, 심판이나 징계 등 정죄의 표현을 삼가고 회복을 위한 기도에 앞장서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을 당부했다. 조 목사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희생자를 애도하고, 부상자들의 쾌유를 빌며,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모든 일은 결국은 생명 존중으로 귀결된다”면서 지금이야말로 교회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이웃에게 다가가야 할 때임을 피력했다. 그는 특별히 직접적인 비교에는 조심스럽다는 의견을 표하면서도 “세월호 참사 후 한동안 온 나라가 슬픔과 아픔에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처럼, 이번 사고 이후에도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한 돌봄과 심리 상담 등을 소개, 안내하는 역할도 교회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0월 31일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명피해 사고로, 정부는 11월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하고 서울광장과 이태원 녹사평역 광장 등 전국 곳곳에 희생자들을 추모할 수 있는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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