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전원교회, 셀사역으로 탄탄한 기본기…평신도 선교사 사명 이룬다

필리핀 민다나오에서도 사람을 세우는 전원교회의 선교사역은 힘차게 이루어진다.
필리핀 민다나오에서도 사람을 세우는 전원교회의 선교사역은 힘차게 이루어진다.

목회도 결국 사람 농사이다. 단지 교인 수를 많이 늘려 큰 규모의 교회를 세우는 일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나님나라를 위해 같은 마음을 품고 헌신하는 이들을 키우는 일이라는 것이다. 

전주 전원교회 이영규 목사는 그런 의미에서 사람 농사에 성공을 거둔 사역자이다. 비록 수천, 수만이 모이는 대형교회를 이루지는 않았어도 섬기는 교회에서는 물론 해외선교지 그리고 자신의 가족들에서까지 충성스러운 복음의 동역자들이 무럭무럭 자라게 했기 때문이다.

전원교회의 사명선언을 들여다보면 ‘평신도 선교사’라는 단어가 키워드 역할을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기초사역인 셀 가정교회 사역을 통하여 성도들을 그저 교회의 일꾼으로만 아니라 가정과 직장, 지역공동체 나아가 세계선교 네트워크를 변화시키고 확장시키는 일꾼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훈련하는 공동체, 치유하는 공동체, 비전의 공동체, 선교하는 공동체라는 저희 교회의 비전들이 그저 이론적 제시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서로를 사랑하고 희생하는 초대교회적 삶을 구현하며, 꾸준한 갱신과 성숙을 통해 실현해왔습니다.”

이른바 ‘제자도’라고 정리할 수 있는 이 같은 삶은 이영규 목사가 오래전 해외 선교사로 사역하던 시절부터 실천해왔던 것이기도 하다. 이 목사는 1991년 신광중앙교회를 개척한 후, 3년 6개월 만에 선교사 파송을 받고 필리핀 민다나오로 향했다. 아쉽게도 풍토병으로 인해 현장 사역은 3년 만에 중단해야 했지만, 이곳을 돌보는 일은 이후로도 25년 가까이 이어졌다.

전주 전원교회는 사람 농사에 온 힘을 쏟는 공동체이다. 그 비전이 여러 난관 속에서도 전원교회를 흔들림 없이 세워왔다. 사진은 전원교회 예배당 모습.
전주 전원교회는 사람 농사에 온 힘을 쏟는 공동체이다. 그 비전이 여러 난관 속에서도 전원교회를 흔들림 없이 세워왔다. 사진은 전원교회 예배당 모습.

민다나오의 선교지에는 현재 수십 개의 교회들이 세워졌다. 놀라운 것은 이들 교회 대부분이 재정적으로 자립하며 꾸준히 부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부흥은 이영규 목사가 열심히 지도하고 훈련시킨 현지인 사역자들을 통해 열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30여 명에 이르는 현지인 사역자들은 오랜 기간 철저하게 이루어진 신앙훈련과 사역훈련을 바탕으로, 목회활동은 물론 꽃과 옥수수 재배 등 경제활동까지 손수 감당하며 또 다른 제자들을 양성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이들 필리핀 사역자들을 국내로 초청해, 한국교회의 여러 사역현장을 둘러보며 전원교회 성도들과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 기간 이영규 목사와 필리핀 사역자들이 함께 제작한 찬양음반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들은 전원교회 성도들이 더욱 선교에 열심히 동참하도록 동기부여를 한다. 민다나오를 위한 재정후원과 기도후원에 많은 성도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단기선교 사역도 매번 조직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된다.

이영규
목사에게 가족들은 가장 고맙고 듬직한 동역자들이다. 3대가 함께 한 가족사진. 

특히 단기선교가 진행될 무렵 가장 먼저 짐을 꾸리고, 온갖 준비에 앞장서며 담임목사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는 이들이 있으니 다름 아닌 이영규 목사의 가족들이다.

가장 든든한 동역자인 아내 박현숙 사모와 슬하에 이 목사는 두 딸을 두었다. 경찰대를 나와 현직 경찰로 복무 중인 큰 딸 옥정 씨와, 배우와 모델 등으로 잠시 활동하다 현재는 약사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은정 씨는 장성해서도 아버지 곁을 지키고 있다. 여기에 각각 현지 검사와 변호사인 두 사위까지 온 가족이 아버지의 목회와 선교사역에 최고의 서포터 역할을 한다.

이들은 한 주 내내 저마다 바쁜 업무와 일정들을 소화하면서도 주일이면 반드시 전원교회로 모여 주일학교 교사, 찬양단 리더와 반주자 등으로 열심히 섬기는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사위들의 가족인 사돈네에서까지 의료선교팀 일원으로 동행하는 등 풍성한 활력소 역할을 한다. 이 목사는 한마디로 ‘자식 농사’에도 성공한 셈이다.

전원교회 예배 풍경은 언제나 뜨겁고 열정적이다.
전원교회 예배 풍경은 언제나 뜨겁고 열정적이다.

코로나19 이후 침체기를 맞이한 여러 교회들과 달리, 전원교회가 오히려 성장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헌신하는 동역자들이 가족 중에서, 교회 안에서, 해외 선교지에서 연신 나타나 각기 맹활약을 하고 있으니 예배는 더욱 뜨거워지며 사역은 더욱 성숙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으로도 제자훈련과 신앙교육을 통해 전원교회를 든든히 세우고, 후임자에게 알찬 사역기반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것이 이영규 목사의 소망이다. 당초 2년 전 예정했다가 여러 사정으로 늦추었던 현역 은퇴를 다시 서두르면서 이 목사는 이런 고백을 한다.

 전원교회 이영규 목사와 필리핀 현지사역자들이 함께 제작한 찬양음반.
 전원교회 이영규 목사와 필리핀 현지사역자들이 함께 제작한 찬양음반.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들에 감사할 뿐입니다. 특히 제가 감당해온 사역을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수많은 동역자들을 세워주신 은혜에 얼마나 흐뭇하고 든든한지 모르겠습니다. 행복한 마음으로 현역 목회자로서 삶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합니다.”

겉으로는 많은 것을 성취한 듯 보여도 정작 본인은 고독과 허무에 시달리는 인생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가. 진짜 성공하는 인생은 따로 있음을 이 목사의 ‘사람 농사’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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