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리더십 세운 교단들

매년 9월 개최되는 장로교단 정기총회가 막을 내렸다. 올해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일정 단축 및 인원 축소, 비대면 화상회의 등의 조치 없이 전과 같은 모습으로 회의가 진행됐다. 앞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열린 총회에서는 짧은 일정과 회의 진행의 물리적 제약 속에 사실상 임원 선거 외에 대부분의 안건 처리는 임원회 및 각 부서로 위임된 바 있다. 때문에 오랜만에 전 총대가 모인 이번 총회에서는 교단마다 그동안 밀린 현안을 처리하는 데 힘쓰는 모습이었다. 안건 처리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하면서도 비상 시의 경험을 살려 신속한 회무 처리가 눈길을 끌었다.

각 교단은 첫날 개회와 동시에 새로운 한 회기를 이끌어갈 지도자들을 세웠다. 신임 총회장들은 저마다의 포부를 밝히면서도 동일하게 예배 회복과 전도 활성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회 부흥을 임기 중 1순위 목표로 꼽았다.

교단들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목회 현장에 주목했다. 예장통합은 자립대상교회(미자립교회) 목회자에 한해 각 노회 지도하에 자비량 목회(목회자 이중직)를 허용키로 했고, 앞서 목회자 이중직을 허용치 않기로 결정한 예장합신은 대신 미자립교회 목회자가 퇴직 후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국민연금 납입금을 자립교회가 책임지고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해달라는 ‘미자립교회 교회 목회자 후원 방안’ 요청을 연구키로 했다. 다만 신임 목사 안수자들에게는 올해부터 국민연금 최초 3개월분의 납입액을 지원키로 했다. 예장백석은 그동안 교단의 숙원사업으로 꼽혔던 목회자 연금제도를 이번 회기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개척교회 및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이 우선 대상이다.

총회는 건전한 교회를 위협하는 이단 및 사이비에 대한 교단의 입장을 정리하는 곳이기도 하다. 올해 가장 많이 등장한 개인 및 단체는 인터콥선교회(대표:최바울)였다. 예장합동은 인터콥에 대해 교류단절을 결의한 제98회 총회 당시의 결정을 재확인했고, 예장통합 역시 ‘참여 자제 및 예의주시’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예장합신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따른 성경 해석과 삼위일체 하나님에 관한 부분, 세례의 시행 등의 가르침과 심각하게 상이하며, 기독교 복음을 왜곡하게 할 만한 이단적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다”며 인터콥과 최바울 대표를 이단으로 규정했고, 더불어 변승우 목사(사랑하는교회)도 함께 이단으로 확정하고 참여 금지를 당부했다.

최근 개발보상금 논란으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선 전광훈 목사에 대해 지난해 주요 교단 중 유일하게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던 예장통합도 올해 “성도들은 가급적 전광훈 목사의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을 권면했다. 이단으로 규정할 만한 사상이나 가르침은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목회자로서 적합하지 않은, 정제되지 않은 언어적 실수가 자주 나타나는 것에 대해 엄중히 지적했다.

기후 위기 대응도 이번 장로교단 총회에서 공통적으로 다뤄진 안건 중 하나다. 예장합동의 경우 지난 회기 미래정책전략개발위원회가 새 회기 주요 대응과제 중 하나로 기후 변화 문제를 제시한 가운데 107회기 임원회에 위임해 대책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며, 예장통합은 ‘기후 위기 대응 지침’을 총회 정책 문서로 채택하고 적극 대응에 나섰다. 예장고신도 교계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의 요청을 받아들여 ‘기후환경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고, 예장백석은 기존 ‘환경과생명위원회’ 명칭을 ‘기후환경위원회’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