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요즘 기독교계가 화났다. 바로 ‘수리남’이라는 드라마 때문이다. OTT 콘텐츠인 이 ‘수리남’은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수리남공화국으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마약국가라는 이미지를 벗어버리기 위해 애써온 수리남 입장이 충분히 이해된다. 드라마 제목이 국가 이름이고 내용도 불법 마약 거래 등이기에 국가 이미지 훼손이 왜 없겠는가? 

그런데 이보다 기독교계가 더 분노하고 있다. 드라마의 주인공 전요환은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는 인간이다. 코카인을 주님의 은총이라고 말하는 그는 마약밀매는 기본이고 살인까지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전요환이 드라마에서는 목사란다. 목사로 가장하지만 사악하기 그지없는 인간이다.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목사나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일반인들이 사이비와 정통 기독교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므로 교회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런 소재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것에 대해, 교회는 고민하며 스스로를 살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드라마 속 한 장면에 나의 시선이 꽂혔다. 전요환은 성찬식을 하면서 포도주에 마약을 섞는다. 그래서 마약 중독자를 만들어낸다. 그 장면을 접하면서 나를 돌아보았다.

난 성도들에게 순수한 복음과 하나님의 말씀만 전하고 있는 것일까? 혹시라도 포도주에 마약이 섞이고 그로 인해 마약에 중독되듯,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물을 섞어 넣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았다.

이번 총회에서도 인터콥 등 바른 말씀을 왜곡시키는 교회나 단체 등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도록 결의했다. 이미 상당히 많은 강단에서 불순물이 첨가된 말씀이 선포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중독성이 강한 마약 같아서 바로잡기가 쉽지 않기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누구라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나를 더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순수한 말씀만을 선포하는가, 아니면 말씀은 다 잊은 채 섞여 들어간 이런 저런 불순물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역사 속에서 진리는 그렇게 왜곡되어 오지 않았는가? ‘수리남’이 내게 던진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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