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간 물품 거래 창구인 당근마켓을 전도의 통로의 사용하며 열매를 거두는 전주 소망교회 김동규 목사.
개인 간 물품 거래 창구인 당근마켓을 전도의 통로의 사용하며 열매를 거두는 전주 소망교회 김동규 목사.

전주 소망교회 김동규 목사는 평일 오전에 교회당을 떠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찾아오는 손님들을 연거푸 맞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가 2층의 작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지만, 소망교회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드나든다. 대부분은 교회와 별 관련이 없는 이들이다. 여느 교회에서 보기 어려운 이런 풍경은 ‘당근마켓’이라는 매개체 덕분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널리 알려진 대로 ‘당근마켓’은 개인 간에 각종 중고물품들을 거래하는 인터넷 창구이다. 계약은 가상공간에서 성사되나, 물품 전달은 대부분 당사자들의 대면을 통해 이루어진다.

김동규 목사는 거의 매일 이런저런 물건들을 당근마켓에 내놓고, 사람들과 접촉한다. 기자가 방문한 날, 교회당 탁자 위에는 PC용 모니터와 하마 모양의 쿠션이 올라와 있었다. 이미 거래가 성사되어 새 주인을 기다리는 물건들이었다. 김 목사가 ‘당근마켓’을 애용하는 것은 수익 창출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아직 쓸 만하다 싶은 물건을 무료로 혹은 헐값에 가깝게 내놓고, 심지어 방역마스크며 주전부리 등 이런저런 선물들까지 덤으로 전해준다. 손해나는 장사이다.

그런데 거래장소를 항상 예배당으로 정해놓기 때문에, 구매자들은 좋든 싫든 일단 교회 안으로 발을 들이밀게 된다. 그들에게 약속한 물건과 함께, 전도지와 교회 주보 한 장 그리고 신앙생활을 권하는 짧은 한마디를 건네는 게 핵심이다. 바로 전도가 목적인 것이다.

“하나님께서 기뻐 춤추실 교회를 세우자는 게 소망교회를 개척하며 품은 꿈이었습니다. 당연히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실 일은 죽어가는 영혼이 구원을 받아 천국백성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전도사역에 집중했고, 당근마켓도 하나의 통로로 삼았습니다.”

처음에는 집안에 남아돌거나, 선물로 받았으나 쓰지 않는 물건 등을 내놓다가 점점 동이 나자 교우들과 지인들로부터 도움을 받게 됐다. 이웃한 세향교회(김경철 목사)에서 정기적으로 구워 보내는 빵들, 채소가게를 하는 교우 가정에서 매주 담가주는 김치 같은 물건들은 인기가 높아 거래가 금세 이루어진다.

남는 물품등은 주변 상가들을 전도하거나, 가난한 이웃들을 섬기는 도구로도 활용된다. 이렇게하여 자주 만나는 이들과 관계가 형성되고, 결국 전도로 이어지는 경우도 생겼다. 2년 전에 김 목사 가족들로 시작된 소망교회의 교인 수는 어느새 15명으로 늘었다. 

“원색적인 전도를 많이들 어려워하지만 저는 여전히 ‘예수 믿으세요’라는 이야기를 항상 자신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전도할 기회를 얻기 위해 앞으로도 어떤 도전이든 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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