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부흥의 원동력은 기도…은혜로운동행기도운동 전통 이어지길
전문성 있는 총대와 총회본부 돼야, 제도적 유연성과 인재선발 필요

대담/  퇴임 앞둔 총회장 배광식 목사

제106회기를 이끌었던 총회장 배광식 목사가 9월 총회를 끝으로 퇴임한다. 온화하고도 뚝심 있는 모습으로 교단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던 배광식 총회장은 총회장으로 보람 있던 일과 한계를 느낀 일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배 총회장은 총회 발전의 근간은 영성과 실력을 갖춘 인재들이 총회에서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교단이 정치적 논쟁이 아니라 기도운동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 총회장의 소회와 총회를 향한 바람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제106회기는 누가 뭐래도 ‘은혜로운동행기도운동’으로 대표될 수 있다. 기대했던 만큼 기도운동이 진행됐나?
=부총회장 때부터 교단의 발전의 근간에는 영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산 기도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교단 영성회복에 이바지할 지를 간구했다. 기도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기도운동을 총회적으로 진행하되 순수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모든 노회가 참석하게 하고 행사 사례를 지불하지 않아야 한다고 보았다. 그 결과 코로나19가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전국 노회가 거의 참여하는 기도운동의 열기가 일어났다. 기도운동을 통해 헌금을 모아 미래자립교회를 돕고 신학생 장학금을 후원하는 데 사용했다. 교단을 새롭게 하는 길은 기도 외에는 없다. 이런 기도운동의 전통이 꾸준히 이어져 총회의 체질이 변화되기를 바란다.

▲총회장으로 섬기는 가운데, 우리 교단이 발전하기 위해 꼭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했나?
=첫째 개교회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교단에 대형교회들이 많은데 총회 행사나 활동에 이들 교회의 참여도가 떨어지는 모습이 아쉬웠다. 이러한 대형교회들을 결집할 수 있는 총회적 리더십이 세워져야 한다. 
둘째 전문성을 갖춘 총대들이 상비부나 특별위원회에 투입돼야 한다. 특히 재판국, 감사부, 미래정책위원회, 총회세계선교회 등에는 전문성을 가진 총대들을 우선 배치해야 한다. 총대가 아니어도 유관한 교수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총회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교단 안의 유능한 인재 풀을 가동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총회타운을 구축해야 한다. 인구 급감에 따라 총신과 교단 산하 신학교 입학생이 줄어들게 될 것이고 교단 산하 교회들도 큰 변화를 겪을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면서 교단의 역량을 결집하고 교단 운영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총회타운을 만들어야 한다. 총신대, 총회세계선교회, 총회본부가 한데 모여 있어야 한다.
넷째 총회본부에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직원들이 배치돼야 한다. 교단의 미래를 위해서는 좋은 정책이 도출되어야 한다. 이것을 위해 전문성 있는 총대뿐만 아니라 총회 직원들이 많아져야 한다. 총대들과 비전을 공유할 정도의 실력이 있는 좋은 직원들이 엄격한 공채 제도 시행을 통해 입사하도록 하고 기존의 직원들의 재교육에도 힘써 총회본부가 씽크탱크의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총회총무와 사무총장 간의 업무 한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총무나 사무총장 제도의 존속여부 자체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만일 이 체제가 유지된다면 업무 규정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회 갈등, 교회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매년 임원회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하지만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별히 올해는 불미스런 폭력사태까지 있었다. 노회 갈등, 교회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총회 임원회를 믿고 해결방안을 맡겨주기를 바란다. 교회와 노회 문제를 살피다 보니 당사자들보다 주변 사람들이 너무 많이 개입해서 해결이 어려워지는 것을 보았다. 또 이 때문에 임원들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현상을 느꼈다. 언론들에게도 요청하는 바가 있다. 사실관계 확인을 하지 않은 보도를 자제하고 교단을 위해 긍정적 대안을 함께 제시하는 기사를 써주기를 바란다.
노회 문제 해결 과정에서 폭력사태가 있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어떤 제재를 내려도 부족함이 없다. 기쁜 일도 있었다. 회기 말에 오랫동안 갈등하던 순천노회가 화합예배를 드렸다. 순천노회 관계자들이 총회장이 끝까지 참아줘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칭찬해줬다. 나도 매우 감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총신대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이번 총회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질 것 같은데, 총신재단이사회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여러 번 만나 약속했고 그 약속을 믿고 재단이사장이나 재단이사장이 속한 노회장의 징계를 철회하기도 하면서 기다렸다. 재단이사회 증원은 총회 결의였다. 총회의 결의대로 재단이사를 증원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된다. 총신은 학내사태 후유증으로 교육부 장학금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총신과 총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어려운 때 총회결의를 이행하고 함께 손잡고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재단이사회가 총회와 손을 잡으면 총신을 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재단이사회가 총회결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번 총회에서 총신운영이사회 복원 안이 논의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총신재단이사회의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총대 연기금 의무가입은 실행위에서 결의를 했지만, 홍보 기간이 짧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총대 연기금 의무가입은 총회은급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사항이라 생각된다.
=총대 연기금 의무가입 결의로 많은 목회자들이 가입을 했다. 신규 가입액과 참여율이 고무적으로 증가했다. 연기금 의무가입은 목회자 노후 문제를 위해 필요하다. 교회로서도 목회자 은퇴 시점에서 치를 부담을 덜게 된다. 연기금 가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

▲제107회 총회가 나흘 일정으로 열린다. 3년 만에 총회가 제대로 열리는데, 총대들에게 당부의 말을 해 달라.
=총회임원선거가 과열되어 걱정을 했다. 우리는 총회 정치적 사안을 다룰 때 늘 교회 밖에서 우리 교단과 한국교회를 어떻게 볼지를 생각해야 한다. 부디 총회 현장에서 교단의 발전에 유익이 되는 건설적인 제안들과 결의들을 하는 데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노회 분쟁에 대한 처리도 마찬가지다. 교회나 노회 분쟁이 있으면 그 지역 전도의 문이 막힌다. 총회에서 문제가 해결되는 쪽으로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 총대들이 상비부나 특별위원회에 배정되면 활동을 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충분히 숙지해 주기를 바라고 다른 이해관계에 관심을 갖지 말고 오직 맡겨진 사역에 집중해 주기를 바란다.

▲총회장 퇴임 후에 특별한 계획이 있나?
=교단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 가운데 하나는 대회제 실시라고 생각한다. 교단의 규모나 상황으로 볼 때 이제 대회제를 실행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또 지난 8월 26일 한국장로교총회 설립 110주년 기념대회에서 설교에서도 밝혔듯, 교단이 정체성을 회복하고 한국장로교가 본연의 역할을 회복해 든든히 서가는 일에 일조하고 싶다. 총회장 퇴임을 하면 당연직으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을 텐데 잘 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또 어느 대학에서 석좌교수로 사역을 할 예정인데, 총회가 맡겨주는 사역을 성실히 수행하는 한편 후학들을 가르치면서 은퇴준비를 하고 싶다.

▲끝으로 교단 산하 전국교회와 한국교회를 위해 하실 말씀이 있다면?
=한국교회는 위기다. 세속화나 코로나19로 인한 영향도 있지만 우리 가슴이 식어지고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 더 큰 이유다. 사명의식을 고취하고 교회 본연의 전도와 선교의 사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영성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총회가 교회와 노회들이 든든히 서갈 수 있도록 안정을 도모하고 필요한 지원을 해 나가므로 교단과 한국교회가 부흥하기를 기도한다.

정리=노충헌 기자 mission@kidok.com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