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리서치 결과 한국교회 부목사들이 하루 9.8시간, 주 5.7일을 근무하지만 월 사례비는 평균 260만원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근무 일로 따지면 주 5일 일하는 일반 기업보다 길었고, 하루 평균 근무 시간도 주 5일 하루 8시간 총 40시간 기준 대비 40% 더 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월 사례비 260만원은 교회 규모별로 차이를 보였는데 월평균 99만원부터 296만원까지 사례의 편차가 컸다.

이 때문에 부목사들은 자신들의 생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5점 만점에 3.2점이라는 비교적 낮은 점수를 매겼다. 부목사들은 담임목사나 교인과의 갈등보다 월등하게 업무량의 과다와 사례비의 과소를 호소했다. 교회가 부흥하던 시대에 부목사들은 담임목사와 교회를 잘 섬기어 교회를 물려받거나 교회개척에 도움을 받을 것을 기대하면서 어려움을 견뎠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부목사들은 49%가 기존 교회 담임목사 부임을 희망한다고 답했지만 나머지는 교회를 개척하거나 다른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목사들이 현재의 사역을 힘겨워하고 미래에 대해 큰 기대를 걸지 않는 이유는 크게 보아서 인구절벽 현상과 교세 감소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교회 부흥이 후퇴를 겪는 시대적 상황에서 몸담고 있는 교회와 평생을 같이하기란 매우 어려워졌다. 또 해마다 수백 명에서 천 명 이상의 목사 후보생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 자신이 사역하던 교회의 담임목사직을 물려받는다는 것은 단순한 능력 경쟁 이상이 됐다.

사실 부목사의 당면한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은 단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교회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척도다. 목회라는 소명의 길을 안락하게 가려는 생각이라면 곤란하겠지만 현재와 미래를 걱정하면서 사역을 이어나가는 부목사들이 많아진다면 불행이다. 교회에서 필요한 목회자의 숫자와 전문 분야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목회자를 길러내는 체제가 되어야 한다. 목회자 세대교체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목회자 연금 등 총회 차원의 제도 구축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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