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원 목사 인터뷰] 9부2국 체제 제안, 효율성 높여야

윤희원 목사.

“현 상비부 체제는 행사와 실적 위주의 운영이 불가피하다. 바로 지금부터 상비부 개편에 돌입해야 한다.”

현 21개 상비부 체제 이대로 좋을까. 본지 논설위원이면서 총회 개혁을 위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윤희원 목사(효성교회)에게 상비부 개편 여부에 대해 물었다. 윤 목사는 상비부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문을 뗐다.

“옷장에 옷이 몇 벌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요즘 같은 더위에는 시원한 여름옷이 필요하다. 또 1000벌의 옷이 있어도 작거나 뜯어져 입을 수 없는 옷이라면 정리하는 게 맞다. 이와 같이 현 21개 상비부 체제에서 사업 중복 및 답습과 재정 낭비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개편에 나서야 한다.”

윤희원 목사는 상비부가 직전 회기 사업을 답습하는 고질적인 문제도 지적하면서, 현재의 상비부 체제가 유지될 경우 행사와 실적 위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상비부의 사업답습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무려 20년 넘게 해온 일이고 엄청난 낭비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상비부가 트렌드를 분석하지 못하고 사안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못해서다. 지금과 같은 상비부 체제에서는 행사와 실적 위주의 운영이 불가피하다.”

그러면서 윤희원 목사는 현 상비부 체제를 9부 2국 체제로 조정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상비부 개편안도 꺼내들었다.

그는 △정치부와 노회록검사부를 묶어 행정치리부 △헌의부와 규칙부를 묶어 규칙헌의부 △면려부와 학생지도부를 묶어 학생전도지도부 △신학부와 출판부를 신학문화출판부 △전도부, 농어촌부, 구제부를 통합해 사회전도봉사부 △군목부와 경목부를 묶어 군경교목부 △사회부와 순교자기념사업부를 묶어 순교자기념사회부 △고시부와 교육부를 묶어 교육고시부 △재정부와 감사부를 묶어 예결산심의감사부로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여기에 재판국은 유지하되, 은급부를 은급국으로 개명하여 9부 2국 체제로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다만 윤희원 목사는 상비부를 마냥 줄일 게 아니라, 현 시점에 필요한 부서라면 신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표적인 예로 교회를 외면하는 MZ세대 대책 부서와 인공지능시대를 대비하는 부서를 들었다.

“MZ세대는 우리 사회의 34%에 해당하는 1700만명에 달한다.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지 못하면 교회의 미래가 없다. MZ세대가 교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대책을 모색하고 신학의 서술방식을 바꾸는 등의 연구를 하는 부서 신설이 시급하다. 또한 인공지능시대가 열리는 가운데 이런 시대를 만들어 낸 기술인문학의 입장을 반영하는 신학적 연구도 필요하다. 과거 계몽주의에 의해 싹튼 인문주의 관점으로 성경을 읽고 시대적인 질문에 성경을 통해 답을 찾았기 때문에 종교개혁에 성공하고 중세 암흑기에서 벗어난 역사적 사실이 있다.”

윤희원 목사는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상비부 개편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다만 기존 방식대로 특별위원회가 활동하고 특별위원을 선정한다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비부 개편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되, 총회 내 인재를 위원으로 선임하고 자체적으로 개편하는 게 아니라 전문 업체에 외부용역을 주어 시뮬레이션을 거친 후 개편을 진행해야 한다. 특별위가 자체 개편에 나선다면 구조변경 없이 페인트칠이나 하고 벽지나 바꾸는 수준으로 끝날 것이다.”

끝으로 윤희원 목사는 상비부 개편을 필두로 총회 시스템에도 변화를 줄 때가 됐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들었다.

“오늘날 문화는 평평함(Flat)을 넘어 빠름(Fast)으로 옮겨갔고 지식보다는 정보로 유통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가속의 고속도로에서 우리 총회의 시스템은 경운기를 몰고 있는 것과 같다. 총회의 행정적 사법적 치리와 대사회적 대응이 공정하지 않고 빠르지도 않으며 투명하지 않기에 반드시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 같은 총회 구조로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영혼과 몸을 만족시키거나 위로해줄 수 없다. 그 골든타임은 앞으로 2~3년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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