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은 위암·거처는 콘테이너박스…희망 놓지 않아

예천 송전교회 김병우 목사(사진 오른쪽)가 탈북자 교우 가정에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탈북인 가족의 얼굴은 본인 요청에 의해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
예천 송전교회 김병우 목사(사진 오른쪽)가 탈북자 교우 가정에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탈북인 가족의 얼굴은 본인 요청에 의해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

기쁨과 열정을 가지고 집중할 과제가 생겼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좋은 일이다. 사그라진 줄로 알았던 활력까지 되살아난다. 요즘 예천 송전교회(김병우 목사)의 경우가 그렇다.

송전교회는 설립 112주년을 맞은 농촌교회이다. 지역에 뿌리내린 오랜 전통에도 불구하고 50여 명의 성도 대부분이 고령인데다, 교회의 재정 또한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어서 마음처럼 활발한 사역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올 봄 한 낯선 가족이 마을에 나타나며 묘한 변화가 생기가 시작했다. 탈북자 출신인 김욱 한영숙 부부 가정이었다. 고등학생인 아들까지 세 가족은 십수 년 전 북한을 탈출해 대한민국에 들어왔으나, 마땅한 직장과 거처를 얻지 못해 떠돌다 송전마을까지 찾아온 것이다.

마을 이장인 정의동 장로가 먼저 이들을 만나 보살피다가, 적극 권유해 일가족이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다. 가족 모두 오래 전 복음을 받고 기독교인이 되었으나, 생활고에 지친 나머지 10년 넘게 교회에 다니지 못한 상태였다.

가계상황은 몹시 딱했다. 마을 변두리 공터에 콘테이너 박스 하나를 빌려 세 식구가 기거하면서, 놀고 있는 땅을 빌려 경작하는 식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게다가 남편은 5년 전 위암판정을 받고 절제수술을 받은 후, 지금까지 관찰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새 가족을 맞은 김병우 목사와 교우들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나그네를 대접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이었다. 본인들의 살림도 풍족하지 못했지만, 목숨 걸고 먼 길을 찾아온 이웃을 향한 사랑의 손길이 우선이었다.

세 사람이 마을에 잘 정착할 수 있게 이모저모 챙겨주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크고 작은 도움을 주었다. 얼마 전에는 교우들이 힘을 모아 300만원의 지원금을 이 가정에 전달하기도 했다. 교회의 정성과 사랑 덕분에 세 사람의 얼굴에도 조금씩 웃음꽃이 피어났다.

김병우 목사는 “세 사람이 교회 안에서 가장 젊은 연령층이어서 제법 큰 활력소 역할도 기대된다”면서 “이들을 섬기는 우리 교회의 선한 영향력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복음 전도의 매개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한다.

계속해서 김 목사는 “교우들 모두 이 가족이 불편한 콘테이너 박스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집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서 “누군가 도움을 주시는 분이 있다면 본인들은 물론 송전교회 전체에 큰 기쁨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문의 010-3805-3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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