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본방사수’, 인기 드라마의 경우 재방송이나 OTT를 통하지 않고 처음 방송되는 그 시간에 시청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밤늦은 시간이라도 본방송 시청을 위해 잠을 참고 기다리기도 한다. 가장 빠른 시간에 보고 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리라.

그러나 요즘 MZ세대의 추세는 본방에 매달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 시간이 아니더라도 시청할 방법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복잡한 지하철에서 거북목을 하고서 들여다보는 휴대전화. 그것으로 온갖 콘텐츠를 제공받는다. 언제든 내가 편안한 시간, 또는 남는 시간에 보고 싶은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휴대전화가 아니더라도,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달로 대형화면으로 온갖 비디오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확산된 온라인 예배, 여기에도 이런 추세가 반영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굳이 예배 시간을 맞출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온라인으로 실시간 예배가 서비스되지만 언제든지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고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에서 예배가 얼마나 소중한가? 다른 어떤 것을 못하더라도 예배만큼은 반드시 지켜야하지 않은가? 그런데 예배를 본방사수하려는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예배도 영상 서비스가 언제든지 제공되다보니, 보고 싶은 시간이나 편안한 시간 그리고 여유가 있을 때 시청하는 추세다. 어느새 예배자이기 보다 시청자요, 영상 콘텐츠 소비자가 되고 있다. 본방사수를 하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세상에서 예배조차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다. 각자의 형편에 맞춰 원하는 시간에 예배하는 현재의 이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다.

코로나19로 확산되고 정착되어 버린, 현장에 가지 않고도 가능한 온라인 예배. 그나마 시간이라도 지켰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실시간 접속자보다 뒤늦게 연결되는 숫자가 훨씬 많은 것을 보며, 이 현상을 그나마 다행스럽게 여겨야 하는지 목회자의 고민은 더 깊어진다. 현장예배가 가능해졌지만, 20년이 넘도록 예배한 성도조차 2년 동안의 학습으로 온라인 예배가 더 익숙하다는 반응이다. 그래서 목회자이기 전에 예배자로서의 고민이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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