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마일리지 시대다. 포인트 카드라고도 하는 소비 실적의 축적은 소비자로서는 매우 유익하다. 커피 한 잔도 실적이 쌓이면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마일리지는 보너스 같은 즐거움을 준다. 기업 입장에서도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여 꾸준히 자사 상품을 소비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그렇게 ‘멤버십’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항공사 마일리지 역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내 경우 대부분의 마일리지는 좌석 승급을 위해 사용해왔다. 그것을 위해 특정 항공사를 집중적으로 이용해왔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2년 여를 비행기를 타지 못했고 마일리지 사용 역시 불가능했다. 이러다 사라지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러웠다.

이제 여행제한이 풀리면서 쌓인 마일리지를 쓰려다 보니, 마음은 더 답답하고 속이 쓰리다. 먼 거리 여행을 위해 좌석 승급을 하려고 하니 5~6개월 후에도 그렇게 쓸 수 있는 좌석이 없었다. 사용할 수 없는 마일리지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쌓여 있기만 하다가 유효기간 만료로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초조하기까지 하다.

이런 마일리지에 실망한 마음이 하늘로 향한다. 생각이 하늘에 쌓인 마일리지로 이어진 것이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하늘에 쌓은 보물’ 말이다.

그 마일리지는 내가 원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내게 환급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때때로 행운 같은 즐거움을 만날 때 ‘아, 이런 열매가 있구나’ 싶어, 언제인가 싶은 나의 착한 삶이 떠오른다. 그 덕이고, 그것이 마일리지로 쌓였다가 내게 돌아온 것 같은 마음이다.

그래서 열심히 살게 된다. 힘들어도 쉬지 않고 목회하며, 주님이 관심가질 만한 일에 온 힘을 쏟는다. 그렇게 쌓인 마일리지는 때때로 아내나 두 자녀에게도 양도가 되는 것 같아 더 씀씀이가 좋아 보인다. 더욱이 유효기간도 없어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차곡차곡 마일리지를 쌓기 위해 지출되는 비용이 있기는 해도, 그에 비해 내게 돌아오는 크나큰 기쁨을 생각하니 오히려 즐겁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마일리지만 있겠는가? 나의 모난 행동도 하늘에 쌓였다가 나를 응징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조심스러운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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