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총신대 법인이사장이 모 언론을 통해 총회결의대로 이사증원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글은 총회가 잘못된 사고에 빠져있다는 주장 같았다.

그 기고문을 통해 확인된 것이 있다.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도록 법인이사회가 총회결의에 따른 이사증원을 않은 이유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사회 회집이나 이사 일부의 반대 등이 문제가 아니라 이사장의 의지가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총회결의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 이사장이라는 막중한 책임 또한 맡지 않았어야 했다. 이사장이 섬기는 교회에서는 공동의회나 당회의 결의를 개인적 의견과 충돌한다는 이유로 고의적으로 회피하려고 들 때 과연 용납되는 것인지 의문이다.

총회는 운영이사 제도를 폐지하면서 법인이사 증원을 논의했다. 당시 총회장은 긴 시간의 발언권을 얻어 총대를 설득한 끝에 이사증원 결의를 이끌어냈다. 160여 명의 운영이사가 없어도 새롭게 증원된 법인이사들의 기여가 운영이사회비보다 더 많은 재정을 확보하여 학교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결의에 참여했을 이사장이 ‘다른 사고’를 가지고 이사증원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궤변에 가까운 글로 총회의 사고를 바꾸라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런데 더 위험하게 보이는 것이 있다. 이사장은 그가 사퇴하면 동반 사퇴할 이사들이 있으며 그렇게 될 경우 학교는 혼돈에 빠질 것이라는 매우 위험한 주장까지 했다. 현재 발생한 문제는 이사장이 총회임원회의 몇 차례 권고를 받았고 그에 따라 이행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없다는 점이다. 그것이 학교와 총회를 혼돈스럽게 하고 있다.

총회결의는 지켜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시작한 글이, 내 사고가 옳으니 선별적으로 따르거나 거부하겠다는 주장으로 맺었다. 이렇듯 자신의 생각만 내세우며 총회가 사고를 바꾸라는 태도는 ‘오만과 편견’에 빠진 일부 인사들이 만들어낸 오랜 전통인 모양이다. 또한 그 자리가 사람을 그렇게 바꾸는 것인가 싶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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