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시대에 복음으로 소통하는 빛과소금의교회 버드내삼일교회 소망을노래하는교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이인권 조태수 정우준(왼쪽부터) 목사는 교회를 개척했다. 성공과 실패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새로운 시대에 하나님이 주신 새로운 비전으로 복음을 전하겠다는 소명뿐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이인권 조태수 정우준(왼쪽부터) 목사는 교회를 개척했다. 성공과 실패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새로운 시대에 하나님이 주신 새로운 비전으로 복음을 전하겠다는 소명뿐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한국교회에 혼돈과 단절이었다. 선교 이래 130년 동안 진리처럼 지켜온 전통들이 흔들리며 혼란에 휩싸였고, 신앙 공동체는 파편화했다. 하지만 그 충격은 한국교회에 부정적인 영향만 주지 않았다.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와 목회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익숙한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목회의 길을 찾아 나섰다.

수원노회에도 교회와 복음의 회복을 꿈꾼 젊은 목회자들이 있다. 이인권 조태수 정우준 목사는 어른들의 만류와 걱정 속에서도 교회를 개척했다. 전염병이 창궐하며 모두 “절대 안 된다”고 할 때, “성공하려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려는 것”이라고 답했다.

2년이 지난 현재, 이인권 목사가 개척한 빛과소금의교회, 조태수 목사가 분립개척한 버드내삼일교회는 자립했다. 정우준 목사의 소망을노래하는교회는 자립을 앞두고 있다. 어떻게 자립할 수 있었을까. 3명의 목회자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었다.

생존 아닌 선교에 집중하다

코로나 시대에 자립한 3명의 목회자 중 이인권 목사가 나이와 목회경험이 가장 많다. 이 목사는 2010년 40살에 첫 교회를 개척한 후, 11년 동안 3번 어려움을 겪었고 예배당을 옮겨야 했다. 하지만 코로나 속에서 다시 일어나 빛과소금의교회를 개척했고, 현재 45명의 성도와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인권 목사는 코로나 발발 이전부터 성장 중심의 한국교회 현실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비록 실패했지만 대학생 청년을 위한 카페 교회를 개척했고, 작은 교회들과 함께 작은도서관운동을 펼쳤다. 지역의 노인 일자리 사업과 저소득층 어린이 독서지도 등 마을목회 사역을 했다. 지금도 빛과소금의교회는 작은도서관과 마을목회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인권 목사는 “여러 번 실패했지만 성공을 목표로 하지 않았기에 계속 교회를 개척하고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어떻게든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섬기는 교회가 되려 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자립 이후에도 빛과소금의교회 비전은 변함없다고 했다.
“위드 코로나 시기에 예배당을 마련하고 자립한 것이 놀랍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앞으로도 빛과소금의교회는 하나님만 의지하며, 교회의 에너지 대부분을 복음을 전하는 일에 쏟는 선교적 교회가 될 것이다.”

 

빛과소금의교회는 위드 코로나 시기에 자립을 일궜다. 이인권 목사와 성도들은 지역과 소통하며 섬기는 교회가 되기 위해 작은도서관과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새신자 교육을 마친 성도들이 이인권 목사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사진 왼쪽) 지역 어린이들이 빛과소금의교회 작은도서관에서 독서와 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빛과소금의교회
빛과소금의교회는 위드 코로나 시기에 자립을 일궜다. 이인권 목사와 성도들은 지역과 소통하며 섬기는 교회가 되기 위해 작은도서관과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새신자 교육을 마친 성도들이 이인권 목사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사진 오른쪽) 지역 어린이들이 빛과소금의교회 작은도서관에서 독서와 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빛과소금의교회)

세상에 복음의 다리를 놓다

버드내삼일교회는 2020년 1월 수원삼일교회에서 분립개척했다. 조태수 목사는 46살에 어린이와 청소년 포함 20명 성도와 개척했다. 2월 마지막 주일에 공동의회를 열어 공식적으로 교회를 설립한 직후 코로나 팬데믹을 맞았다.

조태수 목사는 코로나의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교회의 비전을 확고히 했다. 조 목사는 교회개척 이전부터 “한국교회는 벽을 쌓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그 벽에 막혀 다가갈 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코로나 팬데믹에 교회가 비판받는 이유도 “사회와 단절된 상태에서 누구도 교회의 말을 듣지 않고, 교회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교회가 지역사회에 존재해야 할 의미를 설득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버드내삼일교회는 개척과 함께 ‘가스펠 브릿지’ 비전을 수립했다. ‘복음의 다리’가 되어 하나님과 사람을 연결하고 교회와 지역을 연결해서, 아름다운 복음생태계를 만드는 비전이다. 연결은 소통이다. 막힌 벽을 허무는 것이다. 버드내삼일교회는 지역 주민들에게 열려 있고 편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노력했다. 예배당 앞에 이웃쉼터를 만들었고, 공유냉장고를 설치해 오가는 사람들 누구나 물과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공간을 마련해 초등학생들이 친구들과 게임을 하고 놀 수 있도록 했다. 조 목사는 교회에 온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성경 말씀을 전하고, 버드내행복식당에서 라면을 끓여 먹였다. 2020년 3명, 2021년 12명이 새신자로 등록했다.
“왜 우리 교회에 출석할 결심을 했냐고 여쭤보면, 교회 앞을 계속 지나다니고 쉼터에 쉬어가면서 교회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하신다. 그 마음이 무엇인가, 교회와 지역 사이의 벽이 허물어졌고, 복음으로 소통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버드내삼일교회 조태수 목사는 항상 ‘지역과 어떻게 소통할까?’를 고민한다. 예배당 앞에 놓인 공유냉장고도 길을 가다가 사회적기업이 운영하는 공유냉장고를 보고 설치한 것이다. 요즘 조 목사는 요리사로 변신도 한다. 예배당 2층에 버드내행복식당(사진 왼쪽)을 마련해 교회를 방문한 어린이들에게 마파라면 등을 직접 끊여준다. 복음으로 지역주민과 소통하려는 노력 덕분에 버드내삼일교회는 지난 4월 30일 장로 안수집사 권사 임직예배를 드리고 자립을 이뤘다. =사진제공:버드내삼일교회
버드내삼일교회 조태수 목사는 항상 ‘지역과 어떻게 소통할까?’를 고민한다. 예배당 앞에 놓인 공유냉장고도 길을 가다가 사회적기업이 운영하는 공유냉장고를 보고 설치한 것이다. 요즘 조 목사는 요리사로 변신도 한다. 예배당 2층에 버드내행복식당(사진 오른쪽)을 마련해 교회를 방문한 어린이들에게 마파라면 등을 직접 끊여준다. 복음으로 지역주민과 소통하려는 노력 덕분에 버드내삼일교회는 지난 4월 30일 장로 안수집사 권사 임직예배를 드리고 자립을 이뤘다. (사진제공:버드내삼일교회)

청년 교회에 모두 던지다

정우준 목사는 이제 39살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한 2021년 1월 소망을노래하는교회를 개척했다. 교회를 개척한다고 말했을 때, 목회자들도 만류했다. 성도 1명 없이, 재정지원 없이 어떻게 코로나 속에서 개척하느냐고 했다. 하지만 정 목사는 젊은 패기로 개척을 결심한 것이 아니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양들이 길을 잃고 헤매는데 무엇을 하느냐고 하셨다. 그때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던져서 복음을 전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잃은 양들에게 가라는 말씀에 순종하기로 했다.”

예배 공간을 찾아 수원시와 화성시 일대를 다녔다. 비어있는 상가들도 예배당으로 사용한다고 하면 계약하지 않았다. 정 목사는 부유한 영통 지역에 예배당을 마련한 것도, 감당할 수 없는 보증금과 월세를 마련해 주신 것도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은혜라고 말했다.
정우준 목사는 1월 10일 청년 1명과 첫 예배를 드렸다. 수원남부교회(유대식 목사)의 지원을 받으면서 과외와 배달 아르바이트로 월세를 충당했다. 무엇보다 청년들을 일대일로 만나서 말씀으로 위로했고, 지하철역 앞 전도를 쉬지 않았다.

“이 지역은 생활수준이 높지만 우울증을 비롯해 마음의 병이 있는 분들이 많았다. 모든 교회들이 문을 닫고 있었는데, 우리는 작은 개척교회여서 언제나 문을 열어놓고, 누구나 들어와 기도할 수 있었다. 힘든 분들과 함께 기도했고 말씀을 공부했고 하나님의 위로를 전하려 노력했다.”

청년이 친구를 교회로 인도하고, 상처를 입어 교회를 떠났던 성도들이 위로받아 출석했다. 신앙을 회복한 성도를 본 다른 성도 가족들이 모두 등록을 했다. 개척 1년 6개월 만에 50명이 넘는 청장년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다.

정우준 목사는 많은 교회가 있지만 청년을 위한 교회는 드물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청년을 섬기는 교회로 개척하게 하셨기에, 자립한 이후에도 청년을 위한 교회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나중은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한 명에게 집중할 뿐이다. 낙심한 청년들에게 소망을 전하고, 소망을 노래하는 교회가 될 것이다.”

 

소망을노래하는교회는 명패가 없다면 분위기 좋은 카페로 착각할 정도로 예쁘다. 청년 교회의 비전을 품고 개척한 정우준 목사는 예배당을 청년들의 감성에 맞게 꾸미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교회를 찾은 청년과 주민들에게 직접 커피를 내려주고 삶과 복음으로 위로하고 격려해 준다.(사진 왼쪽, 가운데) 정우준 목사는 코로나 시기에 개척한 작은 교회여서 오히려 예배당 문을 열어놓고 누구나 기도할 수 있는 교회, 혼자 마음껏 전도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소망을노래하는교회는 자립을 앞두고 있다. =사진제공:소망을노래하는교회
소망을노래하는교회는 명패가 없다면 분위기 좋은 카페로 착각할 정도로 예쁘다. 청년 교회의 비전을 품고 개척한 정우준 목사는 예배당을 청년들의 감성에 맞게 꾸미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교회를 찾은 청년과 주민들에게 직접 커피를 내려주고 삶과 복음으로 위로하고 격려해 준다.(사진 왼쪽, 가운데) 정우준 목사는 코로나 시기에 개척한 작은 교회여서 오히려 예배당 문을 열어놓고 누구나 기도할 수 있는 교회, 혼자 마음껏 전도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소망을노래하는교회는 자립을 앞두고 있다. (사진제공:소망을노래하는교회)

믿고 지원한 어른 목회자들

코로나 속에서 자립을 일군 목회자들은 성공하려 노력하지 않고 열심히 복음을 전하는 본질에 집중했다. 코로나 이전 한국교회의 상황과 전통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후, 새로운 비전을 품고 새 시대를 위한 교회를 개척했다.

중요한 것은 젊은 목회자들의 새로운 목회를 믿어준 어른 목회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새로운 목회를 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원한 교회 덕분에 외롭지 않았고 힘을 낼 수 있었다. 송종완(수원삼일교회) 고창덕(수원북부교회) 원로목사를 비롯해 박만규(와~우리교회) 이상복(창훈대교회) 목사와 1234선교회 이사 목사들, 이종찬(권선제일교회) 유대식(수원남부교회) 목사가 그 어른들이다.

조태수 목사의 버팀목은 수원삼일교회와 송종완 원로목사 그리고 1234선교회였다. 조 목사는 “전통적인 수원삼일교회에서 처음으로 분립개척을 해주셨다. 살을 떼어내는 아픔이었을 것이다. 분립개척의 의미를 알아주신 송종완 원로목사님과 성도들 덕분에 ‘가스펠 브릿지’의 비전을 품고 목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조 목사는 버드내삼일교회도 분립개척의 비전을 품고 있다며 “개척 직후부터 분립개척을 위한 기금을 적립하고 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함께 사역하는 건강한 교회들이 게속 개척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권 목사는 11년 전 처음 개척할 때부터 고창덕 원로목사가 멘토였다. 지금도 이 목사는 고 목사와 함께 작은 교회와 농어촌 교회를 섬기는 사역을 펼치고 있다. 정우준 목사는 모두 교회개척을 만류할 때 “이종찬 목사님이 축하해 주시고 기도해 주셨다. 개척 후 유대식 목사님과 수원남부교회의 지원은 정말 큰 힘이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온사랑교회(한창호 목사)와 동탄동산교회(박동성 목사)는 다른 노회 소속임에도 “복음의 야성을 가지고 새로운 목회에 도전하는 젊은 목회자를 응원하고 싶다”며 소망을노래하는교회를 지원하고 있다.

3명의 목회자는 모두 미래자립교회를 지원하는 1234선교회 출신이다. 목회자들은 매일 1시간 운동, 2시간 기도, 3시간 말씀연구, 4시간 전도를 하는 1234운동을 통해서 목회의 성실함과 교회자립의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인권 목사는 “작은 교회 목회자에게 가장 큰 위험은 고립”이라며, “1234선교회를 통해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목양과 사역 이야기를 나누고 교제할 수 있었다. 목회자로서 성실성을 몸에 익히고, 재정지원까지 받아서 자립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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