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관계자 총회 방문해 서울퀴어문화축제 관련 입장 설명
고영기 총무 “교계 오세훈 시장에 실망, 대책 조속히 마련해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7월 16일 서울광장 일대에게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교계단체들의 반발이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 준비위원회 등 교계단체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규탄하며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와 같이 교계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자, 서울시가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와 관련해 입장표명에 나섰다.

주용태 문화본부장 등 서울시 관계자들은 7월 8일 예장합동 총회회관을 방문해 총회총무 고영기 목사 및 사무총장 이은철 목사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고영기 총무는 “우리 교단을 비롯한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동성애를 반대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방선거를 치르기 전에 총회회관을 방문해 동성애 반대 입장을 밝혔고, 시장후보 토론회에서도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밝혔다”면서, “그런데 현재 교계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번 서울퀴어문화축제를 허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주용태 문화본부장은 “배경에 대한 오해가 있다. 서울광장 사용은 허가제가 아니라, 신고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허가한 게 아니라 2010년에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가 신고제로 개정되면서 누구나 사용 신고를 하면 승인을 해줘야 한다”고 오세훈 시장의 허가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주용태 문화본부장은 서울시가 조건부 승인을 해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고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서울퀴어문화축제 측에서 7월 12일~17일까지 6일간 서울광장 사용 신고를 했으나, 7월 16일 하루만 승인했다고 한다. 또한 신체과다노출을 금지하고 음란물 판매 및 전시 등을 안 하는 조건으로 승인했다며, 이를 위반할 시 차후에 서울광장 사용을 제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영기 총무는 “한국교회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 호의적이었고, 이전 서울시장과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면서, “서울광장 사용이 신고제라고 설명을 하니 이해가 되지만, 결과는 상당히 못마땅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은철 사무총장은 서울시 관계자들에게 “왜 서울의 상징과 같은 서울광장을 고집하느냐. 서울광장이 아닌 서울지역의 다른 곳에서 퀴어축제를 하게 할 수 없느냐”고 물었고, 이어 “확산세에 있는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WHO에서 긴급회의를 진행했고, 8월 코로나19 재확산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천명이 모이는 서울퀴어문화축제는 매우 우려스러운 행사”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 관계자들은 곧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비영리 법인 설립이 허가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25일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의 법인 설립 신청에 대해 불허가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가 국민권익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그 결과, 지난 6월 14일에 법인 설립 불허가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 및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사실상 서울시가 패소한 것이다.

주용태 문화본부장은 “행정심판 결과는 법원판결과 동일해 현재로서는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의 법인 설립을 막을 길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본 교단 총회 외에도 예장백석, 예장통합, 기감, 기하성 등 주요 교단 총회와 한국교회총연합을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퀴어문화축제를 허가한 게 아니라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서울퀴어문화축제의 노출 및 음란행위가 실정법 위반 소지가 있고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다고 판단된다면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조례 개정이라는 실제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면담에서 민주당이 서울시의회의 다수당이던 2010년에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개정됐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의회는 국민의힘 76석 더불어민주당 36석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의 소속정당인 국민의힘이 압도적인 다수당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이 의지가 있다면 서울광장 사용을 허가제로 되돌릴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해명만 할 게 아니라 이제 그의 의지를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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