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일동 목사 31년 사역 마무리…후임 김종천 목사

황일동 원로목사가 7월 3일 은퇴설교를 마치고, 교인들의 박수를 받으며 사모와 함께 예배당을 나서고 있다.
황일동 원로목사가 7월 3일 은퇴설교를 마치고, 교인들의 박수를 받으며 사모와 함께 예배당을 나서고 있다.

“교인들이 김 목사 설교에 은혜를 받고, 목양이 아름답게 이뤄지는 것이 감사하고, 또 내가 앉았던 자리에 김 목사가 앉아 교역자 회의를 인도하는 걸 보니까 행복한 웃음이 나더라고요. 나는 이제 자유하다 싶었죠.”

김종천 목사를 바라보는 황일동 목사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가득하다. 황 목사의 표현대로 “자녀가 잘 되는 모습에 질투가 아니라, 행복을 느끼는 부모의 마음”과 꼭 닮았다.

1991년부터 성진교회를 섬겨왔던 황일동 목사가 31년 사역을 마무리하고, 7월 9일 원로목사로 추대받았다. 후임자는 성진교회에서 전도사와 부목사로 시무했던 김종천 목사로, 같은 날 제3대 담임목사로 위임받았다.

황 목사는 ‘건강한 교회, 행복한 가정’이란 목회철학으로, 성진교회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과 세상을 섬기는 건강한 교회로 세워지는데 앞장서 왔다. 수년 전부터는 후임 선정을 고민하며 기도했다. 적잖은 교회들이 리더십 교체 과정에서 갈등하고 몸살을 겪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후임자 선정 방식은, 일반적인 공채 형식보다는 성진교회를 거쳐 간 사역자들 가운데 추천하는 형식을 택했다. 황 목사는 기도하는 가운데, 두 명의 목회자를 추천했고, 2020년 11월 공동의회에서 김종천 목사를 후임 담임목사로 결정했다. 찬성표는 98.7%에 달했다.

황일동 원로목사(오른쪽)와 후임 김종천 담임목사는 아름다운 리더십 계승을 실천하고 있다.
황일동 원로목사(오른쪽)와 후임 김종천 담임목사는 아름다운 리더십 계승을 실천하고 있다.

김 목사는 당시 군목 중령으로 연무대교회 담임목사, 계룡대 육군본부교회 담임목사 등 소위 군목 엘리트코스를 다 거친 주목받는 인재였다. 대령 진급 심사가 직전이었으나, 김 목사는 공동의회 결정을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순종했다. 진급 심사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상부에 요청했고, 마지막 보직을 마치고 지난 2월 명예전역을 했다.

김 목사는 “원로목사님이 31년간 교회를 얼마나 사랑하셨고, 얼마나 훌륭하게 목회를 하셨는지 잘 알기 때문에 솔직히 후임이 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며 “그래도 교인들이 낯선 분들이 아니라 평안하다. 또 원로목사님이 워낙 잘해주셔서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황 목사가 단단히 다져온 터 위에 더 건강하고 세계로 비상하는 교회를 세워가기 위해 ‘담장, 세대, 한계를 뛰어넘는 교회’라는 새로운 비전을 내걸었다. 교회 담장 안에 머물지 않고 지역과 세상을 섬기며, 선교적 교회가 되자는 다짐과 교회마다 심화되는 세대 단절을 극복하고 다음세대를 일으키자는 다짐, 그리고 온라인과 소그룹 활성화를 통해 시대의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다짐이다.

황 목사는 “세 가지 비전을 듣는 순간, 이거다 싶어 무릎을 탁 쳤다. 김 목사는 나보다 100배 정도 스케일이 큰 것 같다”며 김 목사를 응원했다.

은퇴 이후 교회의 모든 사역을 내려놓고, 교회를 위한 기도에 힘쓰겠다는 황 목사는 리더십 이양 과정에서 교인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당부를 잊지 않았다.

“절대 전임 목사와 비교하지 말고, 담임목사를 귀하게 여기길 바랍니다. 담임목사의 비전에 협력하고 하나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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