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동명교회, 카페·열린소그룹 공간·어린이도서관 갖춰 사역 지평 확장

준공 감사예배를 함께 하며 복음을 위해 더욱 헌신할 것을 다짐하는 광주동명교회 성도들.
준공 감사예배를 함께 하며 복음을 위해 더욱 헌신할 것을 다짐하는 광주동명교회 성도들.

예배당 건축만큼 많은 이야깃거리가 나오는 일이 교회에 또 있을까? 때때로 교회의 기세를 좌우하기도 하는 중대사인지라, 사연 없는 건축이 존재할 수 없다지만 광주동명교회(이상복 목사)의 경우는 조금 더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광주동명교회는 베풀기 좋아하는 교회이다. 이런저런 절기가 돌아올 때는 물론이고, 평상시에도 주변 이웃들을 섬기는 일에 늘 앞장서왔다. 교회당 시설만 하더라도 인근 광주동구청을 비롯한 여러 공공기관 이용자들을 위해 주차장을 개방하고, 쉼터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는 등 친 지역사회 행보를 펼쳐왔다.

이상복 목사는 세상과의 소통 그리고 섬김을 강화하는 목회비전을 제시한다.
이상복 목사는 세상과의 소통 그리고 섬김을 강화하는 목회비전을 제시한다.

그랬기에 교회가 예배당 건축을 결심하고 준비 작업에 들어갔을 때, 외부의 반대가 있으리라고는 상상하기도 힘들었다. 사실 광주동명교회의 건축은 오랫동안 미루고 미뤄왔던 일이었다. 꾸준히 늘어나는 교세를 감당하기 위해서나, 예배는 물론 각종 집회나 행사를 치르기에 어색하고 불편했던 ‘ㄱ’자 형태의 본당풍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진작 추진했어야 할 사업이었다.

그래서 이미 십 수 년 전부터 건축위원회를 조직하고, 부지를 매입하며 기금을 마련하는 등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다. 사실상 이미 교회 안팎에서 공론화된 일이었던 것이다.

새로운 임직자들이 헌신을 다짐하며 찬양하는 모습.
새로운 임직자들이 헌신을 다짐하며 찬양하는 모습.

하지만 광주동명교회가 건축에 본격 돌입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묘한 기류가 나타났다. 교회가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과 이유들을 들며, 기어이 공사를 저지하겠다는 이들이 등장한 것이다. 건축 반대구호가 적힌 현수막들이 보란 듯이 내걸리기도 했다.

사실 충분히 서운하고 원망스러울 법한 반응들이었다. 하지만 광주동명교회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억지로 밀어붙이기보다, 최대한 다독이고 설득하면서 차분한 대응에 들어갔다.

광주동명교회는 건축을 준비하며 보낸 십 수 년 동안 깊은 성숙을 경험했다. 새 예배당은 그 열매의 시작일 뿐이다.
광주동명교회는 건축을 준비하며 보낸 십 수 년 동안 깊은 성숙을 경험했다. 새 예배당은 그 열매의 시작일 뿐이다.

오히려 이웃들을 더 깊이, 정성껏 섬기는 모습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건축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해 이맘 때 동네 골목 입구에 오병이어센터를 개설해, 가난한 이웃들에게 생필품과 마스크 등 코로나19 방역용품을 나누어주고 더위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한 무료 쉼터를 제공하고 나선 것이다.

건축과 나란히 진행된 전교인 합심기도회에서는 이런 제목들이 올라왔다. ‘새 예배당이 친교 봉사 사랑의 장이 되어 이웃이 복되게 하소서.’ ‘건축과정에서 이웃과의 관계가 원활하게 하소서.’ ‘건축을 통해 광주 전 지역에 교회에 대한 좋은 소문이 나게 하소서.’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20년 3월 14일 시작된 공사는 2년에 만에 마무리되어 준공검사까지 통과했다. 1785평 대지에 지상 4층, 지하 1층 연면적 3400여 평의 예배당이 완공됐다. 대예배실인 영광홀을 비롯해 카페 ‘이레’, 열린소그룹 공간 ‘큰 샘터’, 어린이도서관 겸 실내놀이터, 개인기도실 등이 새 예배당에 마련되었으며 교육관과 문화관도 대폭 시설정비를 했다.

그런데 이번 건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따로 있다. 예배당 앞부분에 산뜻하게 조성된 조경공간과 티하우스 등 310평은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공개공지이다. 건축위원장 주영화 장로는 “교회당 주변 보행로 등까지 합치면 전체 건축면적의 약 33%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주일을 맞아 주일학교 학생들이 새 예배당에서 찬양과 율동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있다.
어린이주일을 맞아 주일학교 학생들이 새 예배당에서 찬양과 율동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있다.

건축과 함께 이웃들에게 더욱 친숙한 공동체로 다가가겠다는 광주동명교회의 의지는 5월 29일 열린 예배당 준공 감사예배에서도 나타났다. 전남노회장 박봉주 목사 기도, 증경총회장 백남선 목사 설교, 최기채 원로목사 축도로 진행된 이날 예배의 하이라이트는 이상복 목사의 봉헌시에 김기영 작곡가가 곡을 붙여 소프라노 최정원씨가 부른 봉헌송 연주 순서였다.

‘복음의 등불 되게 하소서’라는 제목의 이 봉헌시에는 “이 전이 이삭의 우물처럼 평화를 이루며 열방을 향한 문,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 되어…이 땅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임재와 사랑, 주의 나라와 영광의 통치를 보게 하소서!”라는 대목이 있다. 깊은 성숙이 담긴 표현이다.

감사예배에 이어 에필로그 찬양팀과 개그우먼 이성미 집사를 초청한 ‘위로와 소망축제’, 성악가 구본수씨와 김형익 목사(벧샬롬교회) 황일구 목사(대구 물댐교회) 등이 강사로 나선 ‘새생명축제’, 열방을 향한 복음 사명을 일깨우는 선교대회 등을 잇달아 개최하며 광주동명교회는 다시 더 깊은 성숙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시작했다.

완공된 예배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어린이주일과 어버이주일 행사.
완공된 예배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어린이주일과 어버이주일 행사.

또한 각 교구별로 두 교회씩 총 16개 처의 미래자립교회들과 결연하여, 앞으로 3년 동안 예배 교육 전도 봉사 등 다방면의 사역을 통해 지원하는 ‘작은 교회 돕기’ 프로젝트도 개시됐다.

이상복 목사는 “건축을 위해 물심양면 헌신해준 모든 동역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어가는 길을 함께 걸어갈 것을 당부드린다”면서 “복음 통일을 위한 사역, 저출산 극복과 건강한 가정 만들기, 다문화가족과 탈북자 선교, 창조세계의 보전에 중점을 둔 목회사역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정한 건축의 성공은 공사가 끝난 후 목회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며, 어떤 사역의 열매들을 거두느냐에 달려있다. 광주동명교회는 그 방향을 바로잡는데 성공하고 있다. 이제 열매를 거두는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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