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기후 정의 실현 촉구
"신앙선언"…위기시대 교회 선도적 역할 당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된 ‘제6차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후 위기 시대 교회의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br>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된 ‘제6차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후 위기 시대 교회의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을 향해 가고 있다. 전 인류가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코로나19 극복을 지구적 과제로 삼고 협력해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그러나 그 위기를 불러온 근본적인 원인인 기후위기의 극복에 있어서는 그만한 시급성과 절박성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총무:이박행 목사)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공동대표:강호숙 구교형 김승무 김의신 이문식·이하 복교연) 공동주최로 6월 21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6차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은 이처럼 행동하지 않는 교회와 사회 앞에 비상벨을 울리는 자리였다.

‘기후 위기 시대의 도전과 교회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기후위기시대, 탄소중립 기후교회 신앙선언’을 통해 지구 생태계와 문명의 지속가능성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의 행동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금은 기후 비상사태를 선언할 때”라며, ‘상생과 공존의 생태문명으로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기독교인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기를 요청했다. 선언문에는 기후위기의 문제가 신앙 밖의 문제가 아닌 기독교 신앙의 핵심주제인 창조신앙의 문제임을 함께 고백하며, 이웃 사랑과 지구 돌봄의 청지기 사명을 품고 전 교회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활동에 나서 달라는 호소를 담았다. 생태적 회심을 바탕으로 ‘탄소제로’라는 시대적 과제와 하나님의 ‘녹색교회’ 됨을 자각함으로써 ‘탄소제로 녹색교회’를 선언하고, 기후정의 실현을 향한 변화를 도모해달라는 당부의 메시지였다. 이를 위해 함께 지속 가능한 ‘경제적 책임’과 생태사회로 전환을 촉구하는 ‘정치 윤리적 책임'을 수행하는 일에도 교회의 역할을 기대했다. 선언문은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들에게 전달, 각 총회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청원한다는 계획이다.

포럼에서는 교회와 사회를 향한 행동 제안이 잇따랐다. 이인미 박사(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연구실장)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환경 관련 이슈들을 마음속으로 ‘지지’하는 것에서 끝나면 안 된다”며 “기후위기를 비롯해 우리를 둘러싼 지구환경 전반에 대한 ‘행동하는 신앙’의 시작점은 일상생활에서 대화의 장을 만들어 참여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교회 안에서는 물론 밖과도 연대하고, 또 정부를 향해서도 대화의 주제를 ‘기후위기 그리고 지구환경’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 국가목표인 ‘탄소중립 2050’을 신앙적 관점에서 조명한 최영수 교수(숙명여대 TESOL. 국제학대학원 기후환경융합과)는 먼저 기후환경문제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 우리가 사는 지구는 오직 하나뿐이라는 데에 대한 인식의 획기적 전환을 요구했다. 자연환경의 훼손으로 인한 임계점에 도달하지 않도록 인류와 자연과의 공존에 신앙들이 앞장서기를 조언한 최 교수는 “교회 전체가 움직이면서 사회를 바꾸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과 녹지 확대 등 생태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구교형 목사(복교연 공동대표)는 △각 교단과 한국교회연합기구에는 ‘탈 탄소, 생태회복 선언 채택 및 전문위원회 설치’를, △교회에는 ‘탈 탄소, 생태회복 과제 수립과 교인 교육 및 지원’을,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구체적으로 목표치를 정해 교회와 가정에서 실행’의 역할을 각각 주문했다.

한편 앞서 한국교회총연합의 의뢰로 실시한 ‘한국교회 기후환경 의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발표한 목회데이터연구소 김진양 부대표는 “개신교인이 일반국민보다 기후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더 높았다”면서도 “기후환경 보호를 위한 실천도 하고 있으나 소극적 수준에 머물러 있어 기후환경에 대한 관심과 심각성에 비해 절박감은 낮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대표는 적극적 실천을 위해 ‘타성화된 습관’을 고치기를 제안하며, 극복을 위해 교회에서 기후환경 실천 캠페인과 구체적 실천방법에 대한 교육 등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개신교인들의 인식을 소개했다.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은 이 같은 개신교인들의 요구를 반영, 창조질서보존 운동이 지역 단위에서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전국을 순회하며 환경 북 콘서트와 워크숍을 개최할 방침이다. 또한 국내 환경 단체와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정부와 지자체, 기업, 시민운동, 교육단체 등과도 연대해 생명생태문명 전환을 위한 행동을 촉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총무 이박행 목사(복내전인치유선교센터 원장)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한국교회에 생명회복 운동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지구를 살리는 새로운 장이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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