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수교140년 포럼, 우호 관계 승화·민간 교류 확대해야

구춘서 교수(왼쪽)가 ‘미국 선교사가 한국사회 변화에 미친 영향에 대한 평가’ 주제 발제를 하고 있다.
구춘서 교수(왼쪽)가 ‘미국 선교사가 한국사회 변화에 미친 영향에 대한 평가’ 주제 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이 국내에 끼친 인권과 근대화 발전 등을 높이 평가하되, 향후 관계는 정치 분야 뿐 아니라 민간 교류 분야까지 확대해 진정한 동행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KHN코리아네이버스가 주최하고 한미수교140주년기념사업단이 주관한 ‘한미수교 140주년 기념 프로젝트 서울포럼’이 6월 13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140년 한미수교 우의를 세계평화구현 동행으로’를 주제로 진행한 포럼에서 먼저 구춘서 교수(한인장신대 전총장)가 ‘미국선교사가 한국사회 변화에 미친 영향에 대한 평가’를 주제로 발제했다. 구 교수는 “은둔의 나라 조선에 도착한 미국 선교사들은 당시 조선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첫째 인권 분야에서 선교사들은 인간은 하나님의 자녀요, 평등하다는 기독교 사상을 설파하므로 신분사회의 균열, 여성인권의 향상을 가져왔고, 일제에 의해 가해진 탄압과 억압에도 조선인과 함께 저항했다고 설명했다.

둘째 근대화 분야에서 선교사들은 병원을 세워 신분의 문제로 치유와 보살핌에서 소외된 대중들에게 대규모 역병의 두려움에서 자유를 주었고, 학교를 설립해 무지와 문맹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했다. 또 기존의 중화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조국에 대한 자의식과 자긍심을 갖게 했고, 자연과학 학습을 통해 미신적 생활 습성을 버리게 했다.

셋째 민족주의 분야에서 선교사들은 외세로부터 왕실을 보호하는 활동으로 조선 왕실의 존엄성을 지키는 모습을 보였고, 일제하에 신음하고 학대당한 기독교인들을 목회적 차원에서 돌보아 주었다. 또 다수의 의병과 독립운동가 등 애국지사를 배출했다. 교회 운영에도 조선 민중이 직접 참여할 길을 열었는데, 이는 교회에서 공동의회, 제직회, 당회를 조직해 교인들이 의견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구춘서 교수는 선교사가 남긴 부정적 유산도 있었다면서 그것은 교회의 분열과 대립이라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선교사들이 한국인을 교육시키되 자신들을 도와줄 지식만 갖도록 초보적인 훈련을 시켰고 이런 신학훈련 부재는 한국인들이 신학적 다툼을 갖게 하는데 큰 원인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구 교수는 결론적으로 미국은 한미수교 후 중립을 표방, 주변국 사이에서 위협에 빠졌던 조선 왕조의 처절한 도움 요청을 외면하는 실수를 저질렀으나 선교사들만은 조선 왕실의 신임을 받으며 조선을 개화시키는데 힘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완범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는 ‘한미 수교 140년의 회고와 전망:종속에서 상호의존으로’ 발제에서 “미국은 국면에 따라 한국에 대해 후견인과 조정자의 위치를 넘어서는 개입을 하기도 했다”면서 “이제 미국의 한국 정치와 경제에 대한 영향력은 이전과 같지 않다. 그렇지만 안보 면에서 아직 대한민국은 미국에 의존적이므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바람직한 진로를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승욱 교수(중앙대 명예)는 ‘한국의 경제발전과 미국의 역할’ 주제를 통해 “일제 식민지와 6.25전쟁 등 격변기를 거치면서 미국은 한국에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가 수립되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조윤영(중앙대)은 “향후 한미동맹은 과거 험난했던 동맹간 신뢰회복을 바탕으로 하되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되어야 한다”면서 “군사력 위주의 동맹에서 정치 경제 외교 문화적 분야 등 다양한 측면에서 상호의존적 협력을 지니는 동맹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고, 정부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와 기업 등 다층적 협력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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