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지 않은 재정 형편 속에서도 두 번째 선교사 파송 준비 중

오포서광교회는 태국 이선일·임희선 선교사(GMS)와 아름다운 선교 동역을 이루고 있다. 이선일 선교사와 현지 교인, 단기선교팀이 함께 교제하고 있다.
오포서광교회는 태국 이선일·임희선 선교사(GMS)와 아름다운 선교 동역을 이루고 있다. 이선일 선교사와 현지 교인, 단기선교팀이 함께 교제하고 있다.

선교에는 재정이 필수적이지만, 선교가 재정의 많고 적음에 매이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선교의 부르심에 얼마만큼 순종하고 헌신하느냐다. 경기도 광주 오포읍에 위치한 오포서광교회(전영수 목사)는 그 순종과 헌신이 재정의 한계를 너끈히 뛰어넘을 수 있음을 증거하고 있다. 특별히 오포서광교회가 주목되는 이유는, 과부의 두 렙돈 헌금을 실천하는 교회라는 점이다.

2002년 오포읍 신축 아파트단지 상가에서 설립예배를 드린 오포서광교회는 그때나 지금이나 재정이 넉넉한 편이 아니다. 지역 특성상 이사가 잦아 교인들 역시 들쑥날쑥하고, 매달 지출되는 은행 이자에 구제 사역, 농어촌교회 지원, 선교사 협력 등 고정 지출이 만만찮다. 그런 가운데 오포서광교회는 2016년 자체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했다.

전영수 목사는 자신의 국민연금까지 선교비로 내놓을 정도로 선교에 마음을 쏟고 있다.
전영수 목사는 자신의 국민연금까지 선교비로 내놓을 정도로 선교에 마음을 쏟고 있다.

“새벽마다 기도를 하는데, 하나님께서 자꾸 빚진 마음을 주시더라고요. 선교사들이 흘린 피로 이 땅에 복음이 전해졌는데, 그 빚을 갚는 일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게 아니겠나 싶었죠.”

그러나 마음은 있었지만, 재정이 문제였다. 전 목사는 기도하는 가운데 교인들에게 한 가정이 매달 5만원씩 선교비를 모으면 선교사를 파송할 수 있다고 권면했다. 넉넉지 않은 사례비에 자녀 교육비, 거기에 해외에 다섯 명이나 결연아동을 후원하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전 목사는 자신이 먼저 선교비 작정에 솔선수범했고, 거기에 교인들도 하나둘 헌금을 작정했다. 그렇게 작정된 헌금이 매달 80만원 가량이었다. 선교사를 직접 파송하기에는 부족한 재정이었지만, 그나마 필요한 선교사들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마침 같은 노회원인 현상민 목사가 GMS 임원이었는데, 추천을 부탁했더니 태국에서 사역 중이던 이선일·임희선 선교사(GMS)를 소개해주더라고요. 당시 이 선교사는 파송교회가 끊어져, 파송교회를 기도하며 찾고 있던 중이었죠.”

오포서광교회 단기선교팀이 태국 현지 교회를 방문하고(사진 위), 현지인 교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 아래)
오포서광교회 단기선교팀이 태국 현지 교회를 방문하고(사진 위), 현지인 교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 아래)

전 목사는 태국을 방문해 이 선교사를 만났고, 캠퍼스 사역과 현지인 교회 사역에 열심인 이 선교사와 함께 동역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후로 오포서광교회는 이 선교사 사역에 물심양면으로 마음을 쏟았다. 이 선교사는 물론 이 선교사가 사역하는 현지인 교회를 위한 기도를 쉬지 않았고, 2019년에는 단기선교팀을 보내 현장 사역을 동역하기도 했다. 이 선교사에게 보내는 후원금 역시 나날이 늘어났다. 지난해 성탄절에는 이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는 현지인 교회들에 쌀 500포를 보내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교회 재정도 어려웠지만, 태국에 있는 가난한 현지인 교회가 더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전 목사는 “옛날에는 파송교회와 선교사가 몇 달 걸려 편지를 주고받지 않았겠나. 파송교회가 선교를 보내고 얼마나 많이 애타하고, 선교사의 순교 소식을 듣기라도 하면 얼마나 울었겠나. 거기에 비하면 지금은 얼마나 파송교회가 선교에 동참하기 좋은 시대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전 목사는 올해 교회 설립 20주년을 맞아 선교사 한 가정을 더 파송하고픈 마음을 품게 됐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많은 선교사들이 후원이 중단되고,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작은 힘이나마 선교사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나님께서 자꾸 그런 마음을 주셨어요. 그런데 이번에도 재정이 문제였죠. 하나님 앞에서 기도를 하는데, 눈물만 자꾸 나오는 거예요. 하나님, 제 형편 아시지요. 우리 교회 형편 아시지요 하면서요.”

그리고 눈물 속에서 하나님께서 전 목사에게 한 가지를 깨닫게 하셨다. 자신이 올해 7월부터 매달 국민연금을 수령한다는 사실이었다. 전 목사는 “그걸 알게 되니까 너무 기쁘더라. 국민연금이라고 해야 오십여 만원 정도이지만 그 돈을 마중물로 하고, 성도들이 정성을 보태면 되겠다 싶었다. 그래도 모자랄 테니 나부터 생활비를 더 아껴 쓸 생각이다”고 말했다.

전 목사의 눈물겨운 헌신은 성도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두 번째 선교사 파송을 위해 새롭게 헌금을 작정한 성도들이 10가정이 생겼다. 오포서광교회의 두 번째 ‘과부의 두 렙돈’ 선교가 출발선에 선 것이다.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 은혜가 아닌 것이 없다”는 전 목사는 두 번째 선교사 파송 역시 하나님께서 은혜 가운데 인도하실 줄 믿는다며, “우리를 필요로 하고, 하나님 앞에 바르게 선교하는 선교사 가정을 만나기를 기도하고 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때이지만, 우리의 작은 섬김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기쁨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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