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는 지구지킴이]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오늘은 날이 궂겠다 하나니 너희가 날씨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적은 분별할 수 없느냐”(마 16:3)

지구 생태계와 문명의 지속가능성 회복을 위해 걸어온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이하 포럼)은 2020년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명문명으로의 전환을 위한 신학문서’를 발표했고, 2022년 올해는 ‘탄소중립 기후교회 신앙선언’을 발표한다. 그리고 한국교회에 호소한다. 기후위기라는 시대적 도전에 한국교회가 응답하라고.

우리는 지금 기후 비상사태라고 말해도 무리가 아닌 위기 상황에 있다. 매우 이례적으로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의 빈도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살인적인 폭염, 폭우와 대홍수, 통제 불능의 태풍, 빈번한 산불, 극심한 가뭄 등 지구 조절 시스템이 붕괴 직전이다. 산업화 이후 인간이 내뿜는 탄소 때문이다. 그래서 전 세계는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회(IPCC)의 제6차 보고서를 보듯, 전 세계가 합의한 행동이 조금이라도 늦어진다면 생존 가능한 미래를 지킬 기회를 놓치게 될 상황이다. 더구나 무한 경쟁과 무한 성장을 추구하며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를 반복하는 탐욕의 악순환은 끊어내기 쉽지 않아 걱정이다.

포럼은 선언을 통해 상생과 공존의 생태문명으로의 대전환을 이야기한다. 세상을 지키고 돌보려면 사회의 시스템을 바꿔가자는 제안이다. 인간과 자연을 포함한 모든 존재가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고백하고, 인간과 인간뿐 아니라 인간과 모든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과 공존의 문명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의식의 전환, 생태 신앙적 차원에서의 회심이 필수적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우리 모두가 함께 기후위기 대응을 한다면 미래는 희망적일 수 있다고 한다. 기후위기 대응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지키고 돌보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탄소중립’을 위해 열심을 내야 한다. 우선 하나님이 보시기에 참 좋다고 하셨던 창조세계를 놀라움과 경탄, 경외감으로 다시 바라봐야 한다.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파괴한 모든 행위를 돌아보며 생태적으로 회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포럼은 인간이 수많은 다른 종들을 멸종에 이르게 한 죄, 하나님의 창조세계 생물의 다양성을 파괴한 죄, 삼림을 모조리 벗겨내고 습지를 파괴함으로써 기후위기를 초래하고 지구의 회복력을 상실하게 한 죄, 지구의 공기와 땅과 물을 오염시킨 그 모든 죄를 회개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간절히 호소한다.

생태적 회심을 바탕으로 ‘탄소제로 녹색교회’를 선언하고 자기 진단을 통하여 변화를 도모할 것을 제안한다. 무한 성장을 추구하는 탐욕적인 자본주의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생명, 생태, 감사, 겸손, 공감, 배려, 공생, 공존, 조화, 균형, 나눔, 비움, 치유, 회복, 지속가능성, 상호연결성, 연대성, 생물다양성, 사랑, 정의, 평화’ 등 살림의 가치를 중심에 둔 신앙공동체로 거듭나게 되길 호소한다. 더불어 기후위기가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을 살펴, 하나님의 정의 곧 기후정의의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쓸 것을 간청한다.

※ 이 칼럼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센터장:유미호)과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총무:이박행 목사)의 지원으로 꾸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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