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랗게 도려낸 듯 비어있는 공간에 빛이 담기고, 그 빛은 사랑의 노래가 되어 흘러나온다.

지난 5월 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인사동 태화빌딩 차갤러리에서 ‘자기비움-사랑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박성남 작가의 전시회가 열렸다. 박성남 작가는 한국 근대미술의 아버지인 고 박수근 화백(1914~1965)의 장남으로, 아버지의 화업을 이어가고 있는 서양화가이다.

박성남 작가가 '자기비움-사랑의 찾아서'라는 주제로 그린 자신의 작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박성남 작가가 '자기비움-사랑의 찾아서'라는 주제로 그린 자신의 작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아버지 박수근 화백이 유화 물감을 사용해 오톨도톨 화강암 같은 느낌을 주는 수차례의 덧칠 작업으로 6.25전쟁 이후 보릿고개를 보내던 결핍의 시대와 그 시대의 배고픔을 그렸다면, 박성남 작가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화폭 안에 동그랗게 도려낸 듯 빛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에 하나님의 사랑과 희망, 나팔로 상징되는 기쁨의 노래를 담아냈다.

박성남 작가는 “영이신 하나님께서 혼돈과 흑암, 공허 상태에 ‘빛’이 있으라 명하심으로 혼돈과 흑암, 공허를 몰아내고 그 자리에 생명을 허락하셨다”며 “오목하게 둥근 상처의 공간에 친히 빛으로 오신 하나님의 말씀이 사랑이 되어 주심을 이번 전시회를 통해 나타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박성남 작가의 작품들은 유한함과 상처를 상징하는 오목한 동그라미가 파내어지듯 형상화 된 작품들 속에서 무한하신 하나님의 사랑이 빛으로 담기는 작품들 속에서 자기비움을 통해 하나님의 진정한 사랑을 만나는 경험을 담아내고 있다. 직설적으로 작품 모서리에 형상된 하트 심볼과 ‘하나님이 당신을 사랑한다(Jesus Love You)’라는 문구는 박 작가가 얼마나 무한한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느낄 수 있게 한다.

풍요의 시대인 21세기에도 여전히 혼돈과 흑암, 공허 속에서 진정한 위로와 사랑을 찾고 있다면, 박성남 작가의 작품들을 만나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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