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 KGMLF 세미나에서 발제 … “현대 소비주의 경계해야”

조나단 봉크 박사(오른쪽)가 5월 23일 KGMLF 세미나에서 발제하고 있다. 왼쪽은 통역자 이정숙 교수(횃불트리니티대).
조나단 봉크 박사(오른쪽)가 5월 23일 KGMLF 세미나에서 발제하고 있다. 왼쪽은 통역자 이정숙 교수(횃불트리니티대).

“물고기는 물을 필요로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선교를 할 때 물질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물이 독을 품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세계적인 선교학자인 조나단 봉크 박사의 진단은 쉽고도 명확했다. 무엇보다 연관이 깊으면서도, 그렇다고 대놓고 연결짓기가 꺼려지는 ‘선교’와 ‘돈’의 관계에 관한 설명이다.

한국글로벌선교지도자포럼(KGMLF)은 5월 23일 서울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에서 <선교와 돈-전 세계적 현실과 도전> 출판감사예배와 함께 ‘선교와 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 강사로 나선 조나단 봉크 박사(KGMLF 이사장)는 ‘한국교회와 선교를 향한 ’선교와 돈‘에 관한 성찰 및 미래청사진’이란 제목의 발제에서, 선교와 돈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해와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현대 소비주의 등을 진단했다.

봉크 박사는 먼저 현재와 미래 선교사역이 작동하는 현 세계에 대한 이해를 당부했다. 그것은 ‘소비하라’ ‘더 많은 욕망을 창출하라’는 문구로 표현되는 소비주의다. 봉크 박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제한적이지만, 소비에 대한 욕구는 무제한적이다. 이 소비는 욕망의 부산물인데, 이 욕망을 성경은 우상이라 얘기한다. 우리는 예외 없이 욕망이라는 죄에 갇혀 있다”고 진단하고, 덧붙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소비의 정점에 와 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이렇게 가다보면 끝은 매우 힘들 것이라 가르쳐준다. 세상은 영원하지 않고 끝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봉크 박사는 우리는 은연중에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헛된 생활방식에 매여 있을 때가 많은데, 선교 역시 그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가운데, 이렇게 펀드를 조성해서 주민들을 도울 수 있겠다 생각을 하고, 또 “나처럼 여러분도 부유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것은 반쪽짜리 선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부유해지기를 바란다.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고,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조상들에게 전해진 헛된 생활방식일 수 있다.”

봉크 박사는 조상에서부터 물려받은, 그리고 지금도 많은 선교지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러한 헛된 생활방식을 타개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이런 상황에서 선교의 출발은 ‘겸손’과 ‘연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교에는 물질이 필요하지만, 물질이 때로는 선교에 가시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복음을 전할 때 겸손한 태도와 사람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먼저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봉크 박사는 선교 펀드 조성에 있어 ‘적당함’과 ‘자기절제’를 강조했다. 선교사마다 처한 처지와 환경이 달라, 보편적인 원칙을 세우기는 어렵지만, 다만 각각의 상황에서 하나님께 순종하며 적당함과 자기절제의 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 일 역시 쉬운 일은 아닌 까닭에, 봉크 박사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의 딜레마이다. 딜레마와 잘 싸워 이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는 봉크 박사 외에 넬슨 제닝스 박사가 ‘한국교회와 선교에 있어 온전함, 존속 가능성, 그리고 책무성을 묻는다’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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