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는 지구지킴이]

6월 중 한 주일을 환경주일로 정하고 지키며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위한 청지기로서 사명을 되새겨보자.
6월 중 한 주일을 환경주일로 정하고 지키며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위한 청지기로서 사명을 되새겨보자.

“주의 영을 보내어 그들을 창조하사 지면을 새롭게 하시나이다.”(시104:30)

시편 본문에는 주님의 영이 부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에는 우리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피조세계가 새롭게 된다. 지금도 피조물들은 모두 다 주님이 때를 따라 먹을 것을 주시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기후위기의 상황이 더욱 긴박해지고 있다.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이미 지구를 지속 불능하게 한다는 수준(450ppm)에 가까운 420ppm을 넘었다. 이대로 가다간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4도 이상 올라갈 수 있다. 해수면은 최대 1~7m까지 상승하고 이상기후, 해수면 상승, 빙하 유실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암울한 미래가 이야기되고 있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내놓은 제6차 평가보고서의 내용이다. 물론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한다면 다소나마 완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2013년 발표된 제5차 평가보고서와 비교해도 그 사이 지구 온도는 엄청나게 상승했다. 2003년부터 2012년 사이에는 0.78도 상승했던 것이, 2011년부터 2020년 사이에는 1.09도나 상승했다. 이 같이 급격한 상승의 원인은 인간의 활동임이 ‘명백하다(99~100%)’는 사실도 입증했다. 만약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인류가 공멸할 위기에 처할 수 있음도 분명히 했다.

곧 6월이다. 전 세계가 1987년부터 지켜온 세계 환경의 날을 맞는다. 세계 환경의 날은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세계환경회의 때 ‘인간환경선언’의 채택을 계기로 제정되었다. 당시 주제는 ‘하나뿐인 지구’였고, 지구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공감 아래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했다. 이후 '리우환경협약'(1992), '교토의정서'(1997), '파리기후변화협약'(2015) 등 국제 사회의 연대는 계속되었다. 그로부터 50년이 흘렀다. 지구의 상황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지구 전체적으로도 그렇지만 세계 양극화가 극심해지면서 기후위기 대응 역량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더욱 집중되었다.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법정기념일로 환경의 날을 정하여 지켜왔고, 한국교회 일부 교단에서는 1992년부터 6월 첫 주일이나 6월 중 한 주일을 환경주일로 지키고 있다. 우리 총회 산하 전국교회들도 지금부터 준비하여 6월 어느 한 주일을 정하고, 고통 중에 신음하며 하나님의 자녀를 기다리는 피조물들을 위한 기도와 실천을 다짐하는 시간으로 가져보면 좋겠다.

특별히 올해 환경주일은 성령강림절이다. 하나님의 영에 이끌리어 우리의 지구를 바라보자. 아직 하늘이 있고, 땅이 있고, 물과 벗들이 우리 곁에 있다. 환경주일만큼이라도 ‘아직’ 남은 소망을 붙들고 하나님께 간절한 기도를 올려드릴 일이다. 그 기도가 바로 실천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어디에 문제가 생겼는지는 들여다보게 해줄 것이다. 그 문제가 날마다 어떻게 심각해지는지 관찰하게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위험이 일상화된 시대, 위험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시대, 위험을 느끼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여기며 무감각하게 눈감는 시대에서 조금은 다르게 살아가도록 안내할 것이다.

비단 환경주일뿐 아니라 6월 한 달, 아니 1년 열두 달을 모두 환경의 날들로 삼아 하나님의 창조를 흠뻑 느끼며, 나아가 인류의 삶을 묵상하며, 지속가능한 삶과 지구를 위한 경계선을 인식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그래서 지구 동산을 거니시던 주님을 만나고, 주께서 건네시는 “너희가 어디 있느냐?” 하는 물음에 곧바로 기후위기를 초래한 죄를 고백하고 ‘1.5도 억제를 위한 조금 불편한 삶으로 응답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이 칼럼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센터장:유미호)과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총무:이박행 목사)의 지원으로 꾸며집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