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는 지구지킴이]

우리가 탐욕을 버리고, 필요한 만큼만을 누리는 경계선의 삶을 선택할 때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참 좋은’ 세상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사람과 지구를 다시 이을 수 있을까? ‘사람과 지구, 자연을 잇는다’는 건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우리가 자연에 얼마나 많이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깨닫게 하는 데서 시작한다. 사람과 자연 간의 관계를 우리 안에서 올바르게 정립하는 것이야말로, 기후 붕괴의 위협 앞에 놓인 지구를 치유하는 길이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방향을 바꾸어야만, 우리는 창조의 때처럼 수많은 생명과 공존하는 길에 설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번성하는 모든 생물이 살고 또 고기가 심히 많으리니 이 물이 흘러들어가므로 바닷물이 되살아나겠고 이 강이 이르는 각처에 모든 것이 살 것이며”(겔 47: 1~9)라는 말씀처럼, 하나님의 성전으로부터 흘러내리는 물은 곳곳을 돌며 생명들이 되살아나게 한다. 하나님의 자녀된 우리가 하나님이 좋게 여기셨던 사람과 자연 간의 관계를 다시 회복한다면, 우리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이 하나님의 ‘숨’으로 ‘참 좋았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할 것이다.

또 하나 참 좋았던 관계를 회복하고 지속하려면 삶의 경계선을 다시 세워야 한다. 경계선이란 ‘우리가 지구에서부터 뽑아 쓸 수 있는 자원의 양의 한계이자 기후변화의 한계점’이다. 우리는 그 경계 안에서 살 때에만 ‘참 좋은’ 삶을 지속적으로 살아낼 수 있다. 혼자가 아니라 하나님 지으신 생명 모두와 함께. 그 경계선은 설사 넘을 수 있다고 해도 넘어서는 안 될 ‘한계선’이다. 넘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만이고 오만일 뿐이다.

이미 알고 있다시피, 우리는 이미 지구 생태계 용량을 한참 넘겨 살고 있다. 1980년에 포화상태가 되었고, 2015년에 1.5배를 초과했다. 2030년이면 2배에 이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시급히 삶의 경계선에 대한 신앙적·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하고, 그 안에서 사는 연습을 반복해서 해야 한다.

현재 고통 받고 있는 가난한 자들, 미래세대, 그리고 자연의 몫을 지금껏 탐욕스럽게 누려온 것을 깨달아 되돌리는 실천프로젝트를 시작해보자. 그들의 몫을 훔치고 빼앗고 멸하는 도둑이 아니라, 그들이 받는 대로 풍성히 누리도록 길을 내는 ‘자연과 인간 잇기-생태적 회심 프로젝트’를 시작해보자. 삭개오처럼 우리가 훔친 것을 4배로 갚지는 못하더라도 제자리에 되돌려놓는 일은 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 우리는 위험이 일상화된 시대를 살면서도 위험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시대, 위험을 느끼더라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여기며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시대를 살고 있다. 조금 지나면 6월이고 곧 세계환경의 날인 6월 5일을 맞는다.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발표된 유엔인간환경선언이 나온 지, 올해로 50년이 된다.

하나님의 창조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가 우리 삶을 깊이 성찰하며, 지속가능한 삶과 지구를 위한 경계선을 세울 수 있기를 기도한다. 경계선은 우리가 자신의 욕망이 아닌 필요를 누리는 이로 돌아서게 하는 기준점이 되어 줄 것이다. 삶의 경계선을 세우는 이들을 통하여 하나님은 머지않은 미래에 보시기 ‘참 좋은’ 세상을 다시 우리에게 허락하시리라 믿는다.

※ 이 칼럼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센터장:유미호)과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총무:이박행 목사)의 지원으로 꾸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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