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현 목사(함께하는교회)
오명현 목사(함께하는교회)

2년 4개월 동안 진행된 코로나19는 21세기의 최첨단의 문명을 비웃으며 전 세계를 뒤집어 놓았다. 이제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듯하지만, 코로나19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교회는 예배의 두 길(비대면 혹은 대면) 사이에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그런가하면 코로나19는 교회가 마치 반사회적인 집단인 것처럼 비난을 받게 했다. 그 중심에는 한국교회를 싸잡아 욕을 먹도록 원인을 제공한 집단(신천지, 전광훈, 최바울)이 있었다. 세 집단은 정통교단들이 사이비 이단 내지 교류금지 혹은 집회참석 금지 결정을 한 부류들이다. 그런데 심상치 않게 소문이 들려오기를 수박과 수박의 은밀한 만남이 있었다는 것이다.

수박논쟁, 정치권에서 화자되는 은어가 기독교 내에서도 화자가 된다면 우리 자신들의 수치인 것이다. 겉은 개혁주의 신학을 주장하면서도 속으로는 이단들과 은밀한 내통을 하는 자가 있다면 이는 분명 정통교단 산(産) 수박일 것이다. 반면에 속은 여전히 이단 사이비 논리로 가득 차 있으면서 겉으로는 회개한 척 하는 자는 분명히 사이비(似而非) 산(産) 수박일 것이다.

지난 4월 29일 고신 총회회관에서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대표회장:진용식 목사)가 ‘인터콥 이단성 특별 기자회견’을 가졌다는 뉴스를 접했다. 그 기자 회견의 발제자로 나선 진용식 목사는 한국교회에 “인터콥의 이단 해제 재심 청원 움직임에 관심을 갖고 최바울 본부장의 진정한 반성과 변화가 확인되기 전까지 해제를 위한 어떤 재론도 하지 않을 것”을 촉구했다. 그 기자 회견에서 발제자들은 인터콥(최바울 본부장)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진용식 목사의 지적을 보면, “인터콥 최바울 본부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신사도운동에서 주장하는 ‘지역의 영’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특정 지역을 장악한 어둠의 권세, 즉 사탄·마귀의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지역 귀신을 쫓아내는 ‘땅 밟기’와 같은 무속적 행위로 나타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서영국 목사(고신 이단대책연구소장)는 “최바울 본부장은 과거 사상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으며, 인터콥 측은 여러 총회가 문제시하는 것을 말로만 수정한다고 할 뿐 진정한 변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여러 교회와 단체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찍이 총신대학원 심창섭 교수는 최바울 선교사의 저서 <하나님의 나라>(2006)를 세밀히 연구한 바를 밝혔는데, 최바울 선교사는 이원론적 위험한 신학사상과 극단적인 종말론의 위험, 극단적인 세대주의 위험성, 역사인식에서 프리메이슨의 음모론에 빠져 있음과 김기동 신사도 운동 IHOP 사상의 위험성 등을 지적했다.

몇몇의 교단이 그의 그릇된 사상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성경의 역사(세계사)를 신들의 전쟁으로 보는 이원론적인 사상을 품고 있다. 둘째, 극단적인 세대주의적 종말론을 견지하고 있다. 셋째, 온 인류가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서 거기서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4월 29일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대표회장:진용식 목사)가 촉구한 내용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단 대책은 총회장 및 교단 정치 지도자의 개인적인 의지에 따라서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모호한 판결(이단성이 있어 보이므로)로 더 이상 수박을 양산해 내는 일이 없어야 한다.

우리 교단은 16세기 로마가톨릭교회의 서슬퍼런 칼날 앞에서 “오직 성경”만이 기독교의 진리이며 생명임을 주장했던 개혁자 칼빈의 신학을 따르고 있다. 성경은 이단자들에 대해서 뭐라고 권고했는가? 이단자들은 “집에 들이지도 말고 인사도 하지 말라”고 했고(요이 1:10), “이단에 속한 사람을 한두 번 훈계한 후에 멀리하라”고 했다(딛 3:10). 이단에 대한 결정과 재심은 오직 성경과 우리 교단의 개혁주의 신학과 우리 교단이 정한 이단 사이비규정 지침서에 따라 좌우되어야 한다.

인터콥 재심과 해제 논의에 있어서 수박이 개입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여름철 더위를 식혀주는 데는 수박만한 과일이 더 있겠는가. 그런데 더위를 식혀주기는커녕 썩은 수박이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적어도 교단의 지도자라면 은어로 회자되는 그 수박은 되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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