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들리고 보이게 하라”

풀기 힘든 과제가 생겼을 때 원로들에게 묻는 것이 좋다. 멀리 남유다 르호보암 왕 때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까지 없고 대개 살다가 원로들의 의견을 들을 때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교계의 두 원로가 한국교회가 지켜야 할 가치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설파했다. <편집자 주>

<먹다 듣다 걷다> (이어령/두란노)

지난 2월 89세를 일기로 소천한 고 이어령 교수의 책으로, 몇 년 전 한 교계행사에서 했던 강연내용이다. 손바닥만한 크기에 176쪽으로 짧은 데다가 곳곳에 기독교 명화들이 배치되어 더욱 빠르게 읽을 수 있다.

저자는 교회가 이 시대에 해야 할 첫 번째로 먹는 일을 주장한다. 먹어야 거동할 수 있고 일을 할 수 있는데 교회는 생명의 빵이신 예수를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와 날마다 동행하며 빵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심정으로 예수를 의지하는 일이 교회의 우선되는 일이라고 말한다. 예수를 의지해야 삶의 역동성이 생기고, 그 힘으로 이웃을 돌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둘째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빵으로만 살 수 없고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생존할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라고 한다. 교회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곳이다. 말씀이 들리게 예배당을 꾸미고, 말씀을 듣는 일이 사역의 중심이 되어야 하고, 말씀을 듣는 시간을 성도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셋째는 걷는 일이다. 우리는 흔히 건강을 위해 걷는다. 그러나 예수님은 세상을 위해 걸었다. 저자는 교회가 이타적인 걸음을 걸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생명의 양식인 예수를 먹고, 그분의 말씀을 들었다면 세상을 위해 걸으라고 말한다. 저자는 먹고 듣고 걸으라고 말하면서 너나없이 복지가 대안이라고 말하지만 잃어버린 맛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는 교회들에게 자신을 돌아볼 것을 충고한다. 

 

<나라와 교회를 생각한다> (홍정길 최종상 대담집/두란노)

남서울은혜교회를 담임했던 홍정길 목사와 오엠선교회의 최종상 시니어 선교사의 대담집으로, 최 선교사가 주로 묻고 홍 목사가 답한다.

홍정길 목사는 먼저 하나님의 은혜로 성장한 한국교회의 지난 역사를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 은혜 가운데 국가발전과 국위선양의 숨은 공로자 역할을 했다는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홍 목사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쇠퇴했다고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는 전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뢰가 떨어졌고 전도도 잘 되지 않지만 그래도 전도해야 예수를 믿는다고 강조한다. 둘째 가정회복을 말한다. 부모교육에 힘써 가정을 회복하는 일이 교회와 나라를 살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셋째 교회의 이미지 회복을 신행일치(信行一致)로 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행일치를 지향하고 궁극적으로 세상과 다르게 사는 이들이 모인 곳이라는 칭찬을 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넷째 시대정신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전한다. 시대에 많이 회자하는 행복의 공식이나 트렌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묻는 이들이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하나님 안에 있는 자들의 특징을 ‘자유’라고 가르친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는 의견을 꺼내며 ‘자유’가 없는 체제는 창의성과 책임감이 존재할 수 없다고 깨우친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최종상 선교사가 영국의 실례를 자세히 소개하는 부분을 읽으면 실감이 난다. 이밖에 홍 목사는 평화통일, 이주민사역, 목회자 양성 등을 강조하고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기 앞서 해야 할 중요한 일이 ‘회개’라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