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는 지구지킴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산불은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이다. 인류가 지구 환경을 돌보는 청지기의 사명을 회복하지 않으면 산소 부족이라는 대재앙을 막을 길이 없다.

지난 3월 4일 경북 울진에서 시작한 산불을 잡는 데 213시간이 걸렸다. 

초유의 대형 산불은 꺼졌지만, 이번 산불은 우리에게 또 다른 숙제를 남겼다. 핵심 원인은 기후변화이다. 물론, 산불을 내는 건 실수든 고의든 인간이다.

세계적으로 산불이 덮쳤던 2019년을 돌이켜 보자. 한 해 동안 북극지방의 산불은 100여 곳에서 발생하고 석 달 넘게 계속돼, 시베리아에서만 15만ha가 불에 탔다. 유럽에서도 1600여 곳에서 산불이 났으며, 지구 전체 산소량의 1/4을 만들어내어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도 2019년 7월부터 7만3000여 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단 1년 동안 서울의 16배가 넘는 숲이 사라졌다. ‘지구의 허파’가 ‘탄소 굴뚝’으로 바뀌고 있다.

2019년 9월 시작된 사상 최악의 호주대륙 산불 사태는 6개월 동안 계속됐다. 산불로 인해 남한 면적보다 넓은 1800만ha가 불에 탔고, 건물 6500개가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30억 마리 이상의 동물이 희생됐으며, 호주를 상징하는 코알라 1만마리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불이 길어진 이유로는 건조한 날씨와 극심한 가뭄을 꼽는다. 그 해 평균 기온은 41.9℃를 기록했고, 강수량은 대략 100년 전보다 평균 40% 감소했다.

기후 변화로 인해 꺼지지 않고 계속되던 산불은 다시 기후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 즉 온실가스가 배출됐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번 산불로 약 4억톤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호주는 물론, 지구 전역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과학적인 보고가 뒤따랐다. 해마다 세계에서 산불로 인해 죽는 사람들은 60만명에 달한다.

이런 전대미문의 상황에 대해 스티브 파인 교수는 우리가 ‘인류세’(Anthropocene)를 지나 ‘산불세’(Pyrocene)로 진입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대규모 산불은 “앞으로 인류가 겪을 수밖에 없는 사태들의 전조”라는 말이다. 기후위기로 인해 점차 세계적으로 산소 부족 사태가 발생해, 2100년경이면 인류와 동식물의 대량 멸절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온도가 상승하면 당연히 가뭄과 산불이 많아지고, 각종 병충해들도 창궐해 전 세계가 더욱 파괴되기 때문이다.

숲이 파괴되면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더욱 줄어들고 동시에 산소 생산량도 줄어들게 된다. 온도가 상승하면 수증기가 많아져 온실가스로 작용하고, 빙하를 더욱 녹게 만들 뿐만 아니라 북반구의 24%를 차지하고 있는 영구 동토층을 녹게 만든다. 영구 동토층에 묻혀 있는 약 5000탄소 기가 톤의 메탄가스는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20배 이상인데, 지구온도를 상승시키는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것이다.

피조세계를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을 경배하고, 지구를 돌보는 청지기적인 사명을 새롭게 인식해야 할 때이다. 다가올 식목일에는 교회와 성도들, 다음세대들이 함께 어울려 나무를 심는 계획을 세워보자!

※ 이 칼럼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센터장:유미호)과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총무:이박행 목사)의 지원으로 꾸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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