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는 지구지킴이]

교회와 마을이 힘을 합쳐 생태환경을 지키는 공동체를 형성한다면 이 또한 환경선교를 실천하는 길이 될 수 있다. 사진은 순천 대대교회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생태교육을 실시하는 모습.

마을공동체는 생활의 기본 공간이다.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교회라면 ‘마을’ 안에서 생명을 살리는 공동체를 잉태하고 출산하고 양육하고 파송하는 일을 진행해야 한다. 여기서 ‘마을’은 단순히 ‘사람들만의 공동체’가 아니고 ‘마을 내 모든 생명의, 생명을 위한, 생명에 의한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마을 환경선교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살펴야 할 것들이 있는데 바로 ‘사람’, ‘공간’, ‘사역’이다.

우선은 교회 내 ‘마을 환경선교사’를 지정하여 ‘소규모 실천커뮤니티’를 만들어볼 일이다. 마을 환경선교의 힘은 ‘사람’에 있다. 교회 안에 마을 환경선교사를 훈련하여 위원회를 구성하고 그들을 마을로 파송해보자. 주님도 마을을 다니시며 복음을 전파하고 가르치시며 병든 자와 약한 곳을 치유하셨으니 말이다.

마을 환경선교는 교회와 교회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작은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마을공동체를 형성해가는 기존 활동가들이 있다면 그들과 친교하고 연대하는 모임으로 시작해도 좋다. 때에 따라서는 주민들은 물론 마을 내 다른 교회와도 같이 대화하고 풀어가야 할 수 있다. 교회와 주민센터가 손잡고 지역 사랑을 실천하는 교동협의회나 지역 여전도회연합회나 목회자모임 등과 교류하면 활동에 힘이 더하여질 것이다.

특히 교동협의회는 교회는 물론 동장, 구 의원, 주민자치위원장, 그리고 지역기관 대표가 위원이 되어 활동하는 모임인 만큼 그 안에서 마을을 녹색으로 디자인하는 것도 멋진 일일 것이다. 주의할 점은 마을 주민을 다 교인으로 만들려는 생각보다는 ‘복음의 정신이 담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물론 교회 내부에선 헌신예배 등을 통해 위원회 활동을 지지하는 성경적, 신학적 근거를 알려 전 교우들의 관심을 모을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이웃과의 만남을 지속해가려면 공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코로나로 모임을 할 수 없지만, 상황이 호전되어 교회 공간을 공유하여 이웃 주민들이 교회를 스스럼없이 드나들게 한다면 그 자체로 거룩함을 체험할 수 있어 좋다. 교회가 교회 공간(건물, 실내, 마당 등)과 시설, 차량 등을 생태적으로 관리한다면 더 의미 있을 수 있다.

실제 청주의 한 교회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생태자연도서관과 게스트하우스를 개설해, 마을의 구심점이 되게 하고 지역을 살리는 디딤돌 역할을 한다. 만약 시골에 있는 교회라면 커뮤니티 공간을 도시교회와 연결해, 쉼을 회복하고 자연생태에 관한 의식도 기르는 장이 되게 해주어도 좋을 듯하다.

세 번째 마을 환경선교 사역은 ‘전환’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이다. 마을 환경선교 실천에 있어 중요한 사항은 무엇보다 마을 이웃들이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를 찾아 함께 해결해 갈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여럿이 모여 합의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으니 민주적 의사결정 방식을 따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실천의 결과보다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또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긴 호흡으로 모두가 생태 감수성을 회복하고 공동체 생활을 내면화한다면 지속가능한 마을 공동체는 가능하다. 

※ 이 칼럼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센터장:유미호)과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총무:이박행 목사)의 지원으로 꾸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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