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교수 생활과 총장 임기 마치며 담은 ‘살아온 길, 살아갈 길’

책을 소개하다 보면 그중 ‘보배’를 만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책에 관한 소개가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마음속에서 “사서 읽는 게 나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때, 모르는 사이 소개하는 글이 아닌 책 속 본문을 한 글자씩 그대로 적어 내려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정창균 목사(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전 총장, 사진)의 글을 만날 때가 바로 그렇다. 그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거나 그의 글을 읽어내려갈 때면, 치열하게 신학자와 설교자로서 살아온 그의 열정에 압도된다.

● 기독교 신앙만이 참 사랑을 이루어낼 수 있다.

책의 첫 장은 회한이다. 그에게 회한이란 의미가 무엇일까 싶었는데, 모두가 알고 있는 그 회한이다. 오래 참는 사랑하지 않았다는 사실,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 그의 솔직한 고백에서 독자는 진실함을 마주한다. 그리고 분명한 사실을 말한다. “사랑할 책임이 나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의 사랑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고, 의지의 문제입니다.”

● 신학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신학자로, 현장의 목회자로, 신학 교육자로서 살아오면서 두 가지 질문 앞에 스스로 성찰했다고 밝힌다. “신학은 목적인가, 수단인가.”, “신학을 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것인가.”
그의 질문을 곱씹어 답을 찾아가다 보면 “신학은 현장에서 작동하는 것”이란 점으로 귀결한다. 결국 신학이 제한된 신학지식을 계속하여 풀어내는 소비신학이 아니라 지금 여기 현장에서 무언인가를 이루어내는 생산신학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 지식의 시대는 가고 생각의 시대가 오고 있다.

“뉴-노멀 시대에 신학교육은 어떠해야 하는가?” 성찰과 논의가 신학교육기관과 교육자들 자신에게 진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저자는 개혁신학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현장은 현장에서 작동하는 새로운 신학을 만들어내게 된다며 평생 가르치는 자로서 자신의 괴로움이었다고 밝힌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 지난 신학교육에 대해 혁신과 개혁을 소망하며 현실과 잇대어 신학적 사고를 하고 실천하는 데로 나아가는 “하나님의 새판짜기”를 기대한다.

● 신학을 한다는 것은?

“신학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독백처럼 하지 말고, 현장과 마주 앉아 말을 주고 받아야 합니다.” 한국교회와 신학에 대한 그의 진단은 신학은 목회 현장을 정죄하고 목회 현장은 신학을 배격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이 둘을 통합하는 대안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언급한다.

하박국의 이야기처럼 신학과 현실 사이의 괴리, 그리고 이 괴리의 한 가운데에 현상의 문제를 신학에 물어 신학이 현장을 포용하고, 현장이 답을 찾아가며 신학적 안목의 영역을 넓히는 과정을 말한다. 그는 신학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정보나 데이터로 채워진 지식의 양을 늘려가는 지적 행위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 시대 분별: 살아온 길, 살아갈 길

마지막으로 그는 독자를 향해 “때로는 가던 길을 멈추고 살아온 길을 돌아보고, 살아갈 길을 내다보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는 단순히 세월의 추억이 아닌, 살아온 삶에 대한 진지한 자기 성찰을 얘기한다. 결국 시대를 분별한다는 것은 그 시대에 관한 판단과 처신을 결정하는 것이며, 그 절대적인 기준과 근거는 언제나 하나님임을 피력한다.
※ 설교자하우스 홈페이지
  (preachershouse.org)

▒ 저자 소개/ 정창균 목사

그는 설교자요. 학자요. 목회자다. 2021년 2월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임기를 마치고 은퇴했으며, 지금은 명예교수요, 남포교회 협동목사이다. 그는 강의실과 교과서에 갇힌 신학이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하는 신학을 외치고 있다. 저자는 설교자하우스를 설립하여 한국교회 강단에 말씀의 회복을 위하여 하나님 말씀의 능력을 나타내는 목회자를 길러내는 일에 몰입하며 지속적인 설교 운동을 펼치는 실천적인 설교학자이다. 매주 토요일 유튜브와 설교자하우스 홈페이지를 통해 ‘설교자하우스 온라인’ 채플을 운영하고 있다.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설교>, <강단으로 가는 길>, <신자의 간구>, <신자로 산다는 것>, <하나님을 만나다>, <신자는 그래도 제 길을 간다> 등을 저술했으며, <청중과 소통하는 설교>(역서)를 발간했고, <교회는 개혁되어야>, <뉴노멀시대의 교회와 목회> 등을 공저했다.

그는 23년째 설교 운동을 펼치고 있다. 10여 명으로 설립하여 그동안 수백 명의 설교자를 길러낸 설교자하우스가 그 산실이다. 이 단체의 비전은 설교자 스스로 말씀의 능력을 나타내는 자로서는 것과 함께 그런 설교자들을 길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설교 훈련 방식의 기본 철학을 이렇게 내건다. “소수의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장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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